중학생 입냄새 대처법, 대학생 구취 해소법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49>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7-11 09: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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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49>중학생 입냄새 대처법, 대학생 구취 해소법
 
“교실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친구의 한마디에 중학교 1학년 아이의 인생은 꼬였다. 무려 7년이나 입냄새 공포에 시달렸다.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인 A씨(20세)의 이야기다. 2015년 5월, 앳띤 얼굴의 청년이 진료실 문을 두드렸다. 갓 대학에 입학한 그는 입을 왼손으로 가리고, 눈은 의사를 바라보지 않은 채 말했다. “입냄새가 심해서요.” 진료실은 작은 공간이다.

구취가 심한 사람과 대화하면 금세 악취가 느껴진다. 하지만 청년과 20여 분 대화하는 동안 입냄새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심각했다. 그는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등 사춘기 6년 동안을 지옥 같은 나날로 표현했다. 그의 말을 공감하며 경청했다. 그는 차츰 고개를 들며 지난날을 설명했다.

A씨는 구취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아픔을 어루만져주지 않았고, 제대로 들어주지 조차 않았다. 구취는 진성구취와 가성구취로 나눌 수 있다. 진성구취는 실제로 입에서 냄새가 나 주위에 불편을 주는 경우다. 가성구취는 타인이 냄새를 의식하지 못하지만 자신은 고민하는 경우다. A씨는 입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지만 본인은 지극히 괴로워하는 가성구취였다. 그가 내원 첫 날 말한 고통 일기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했습니다. 씻지 않고, 땀만 말린 채 학원에 갔습니다. 공부를 하는 데 누군가 말했습니다. “이상한 냄새가 난다. 누가 오징어 먹고 왔니.” 그런데 다른 친구가 “땀 냄새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공교롭게 낮에 오징어를 먹었고, 운동으로 땀이 배여 있었습니다. 자꾸 제 말을 하는 것 같아 움츠러들었습니다. 이후 음식을 먹으면 냄새가 나는지 자꾸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한 친구가 “교실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저를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입에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던 저는 “다른 아이들도 이제 다 아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때부터 입을 가리고 말하게 됐습니다. 수업 때 발표를 하지 않으려고 결석도 했고, 말할 때는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앉았습니다. 대인관계도 소극적으로 돼 친한 친구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냄새에 더욱 민감해졌습니다. 선생님의 권유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지만 여전히 부적응 학생으로 맴돌았습니다. 중고교 3년을 말 못하는 벙어리 신세로 살았습니다. 심지어 싸움을 한 뒤에도 냄새가 날까봐 제 변명이나 주장을 하지 못했습니다. 치과와 내과에서 여러 차례 검진을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했습니다. 민감한 성격 탓이라고 했습니다.

저의 성격은 더 예민해졌고, 부모님도 어느 순간부터 짜증을 내셨습니다. “냄새가 나지 않는데 왜 자꾸 그러느냐. 말도 안 되는 걱정할 시간 있으면 공부나 해라”며 이상한 아이 취급을 하셨습니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의 대학에 진학한 A씨는 입학직후 몇 군데 양방과 한방병원을 거쳐 필자의 한의원에 내원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은 뒤 부모와 통화를 했다. 부모는 단호했다. “그 애는 입냄새가 안 납니다. 잘 타일러 보내주세요.”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는 사람이다. 환자는 두 종류다. 실제 몸이나 마음에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와, 지극히 정상이지만 본인은 아픔을 호소하는 경우다. 전자는 증상에 따른 처방을 하면 된다. 후자는 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 심리치료는 먼저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다. 
 
필자는 A씨의 눈을 보며 말했다. “그동안 고생이 느껴집니다. 학생과 같은 사례가 가끔 있습니다. 학생은 위열로 인한 구취 증세가 있습니다. 치료하면 분명히 입냄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약을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약을 복용하면서 세 가지만 지켜주세요. 첫째, 잠자기 3시간 전부터 금식입니다. 둘째, 스프레이 뿌릴 때는 당당하게 말합니다. 셋째, 잠잘 때는 높은 베개를 사용 합니다.”

A씨는 철저하게 약속을 지켰다. 복용약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1개월쯤 지난 뒤 그의 얼굴은 밝아졌다. 3개월 뒤에는 자신 있게 사람 옆에서 이야기 했다. 학과 친구들에게도 물었다. “혹시 내 입에서 냄새가 나니?”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아니”라고 답했다. 6년 동안의 구취공포에서 해방된 것이다. A씨는 증세가 호전된 뒤에도 3개월 더 약을 복용했다.

그가 며칠 전에 찾아왔다. 돈 봉투를 내민다. “3개월 치 약값입니다. 나머지 1개월 약값은 다음 달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드리겠습니다.” 1년 전 치료를 할 때 A씨는 돈이 없었다. 부모가 치료비 지급을 거부한 탓이다. 필자는 A씨의 딱한 사정에 제안했다. “치료될 때까지 약을 먼저 지어 주겠습니다. 다 나으면 아르바이트 해서 지불하세요.” A씨는 1년 후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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