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 |
<69> 히포크라테스와 구취, 포도주와 입냄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 말은 기원전 400년 무렵에 산 히포크라테스의 전집에 나온다. 약 60권의 책과 문서로 구성된 전집 중 금언집에 실려 있다. 서양의학의 비조인 그는 왜 예술을 말했을까. 그는 예술을 적시하지 않았다.
그가 실제로 말한 것은 의술이다. 히포크라테스가 쓴 고대 헬라어 ‘테크네(techne)'가 라틴어 아르스(ars)로 바뀌고, 영어 '아트(Art)'로 옮겨지면서 예술로 변형된 것뿐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테크네는 기술, 기법 등을 의미했다. 의사이자 철학자인 히포크라테스는 의료기술을 테크네로 표현한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신(神)에 의지하던 의술에서 인간이 치료하는 자연과학적 의학을 주장했다. 초자연적, 종교적 속박에서 벗어나 합리적 의술을 추구했다.
히포크라테스에 대한 최초 기록은 플라톤(기원전 427~347년)이 남겼다. ‘프로타고라스’에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의사’로 소개했다. ‘파이드로스’에서는 인간본성의 철학과 기술의 의학을 동시에 다루는 의사‘로 표현했다.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년)도 ’정치학‘에서 그를 위대한 의사로 인식했다.
당대의 철학자들이 기록할 정도로 그는 대단한 의사였다. 당시 명의는 대대로 의술을 가업으로 전승한 의사였다. 고대 그리스인도 현대인처럼 생로병사에 민감했다. 이에 의술이 번성했고, 가업으로 잇게 됐다. 의사들은 의술의 명가를 이룬 아스클레피오스의 후손임을 내세우곤 했다. 히포크라테스도 그 중의 한 명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첫머리에 아스클레피오스를 포함한 집안 의사들이 소개된다. “나는 의사인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히게이아, 파나케이아를 두었다. 모든 신의 보살핌을 받았다. 그들로 나의 증인을 삼는다.”
임상사례의 합리적 의학을 주장한 히포크라테스는 신의 의술을 통해 권위를 더하려고 한 듯하다. 선서에서 의술의 신들을 먼저 언급한 데서 유추할 수 있다. 또는 신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자연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과도기적 선택일 수도 있다. 실증의학을 추구한 그의 관점은 한의학과 통하는 부분도 있다. 질병의 원인을 기후 풍토의 자연환경, 섭생, 인간의 체질로 파악하는 점이다. 그는 인간의 구성요소인 4액체(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가 온냉건습(溫冷乾濕)과 맞물려 건강이 좌우되는 것으로 보았다.
임상 사례를 꼼꼼하게 기록한 그는 입냄새 의견을 ‘인상학의 판단’에 남겼다. ‘구취는 간이나 폐가 상한 탓이다. 이 경우 때로는 사리분별력이 떨어진다. 허망, 교활, 탐욕으로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 그러나 건강해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사람은 반대의 상황이다.’ 히포크라테스는 구취 치료 방법으로 포도주에 시라자 열매와 아니스 열매를 섞어 가글 하도록 했다.
포도주는 향이 좋아 입냄새를 어느 정도 중화시킬 수 있고, 시라자와 아니스는 한약재로도 쓰는 향료다. 미나리과 식물인 시라자는 소회향(小茴香)이라고도 한다. 가래약 구풍약으로 쓴다. 따뜻한 성질의 열매는 매운 게 특징이다. 식욕을 북돋고, 기의 순환을 촉진해 한사(寒邪)를 없앤다. 비(脾)와 신장을 따뜻하게 한다.
아니스도 미나리과 한해살이풀로 향기롭고 달콤하다. 음식과 술의 맛을 내는 향료로 인기가 높다. 치약 원료로도 사용된다.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소화촉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 보존재로 사용했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