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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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사내 연예스타, 구취의 신(神)
‘쭉쭉빵빵’ 미녀군단 속의 한 남자! 직급은 사원, 대우는 부장! 광란의 춤솜씨, 화려한 입담의 스타! 그가 뜨면 분위기는 격정으로 치닫는다. 노래, 댄스, 개그 등 화려한 개인기로 분위기를 급상승시킨다.
입사 5년차인 김문화씨(가명)다. 그의 직장은 굴지의 유통회사다. 그는 회사의 오락부장 출신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예의 끼’를 발산한 그는 대학 때도 미팅과 모임, 축제에서 군계일학처럼 돋보였다.
주변에는 예쁜 여대생이 몰렸다. 남자 친구도 많았다. 워낙 재미있고, 주위를 순식간에 즐겁게 해주는 능력 덕분이었다.
입사 5개월 만에 그는 회사 야유회 MC로 발탁됐다. 부서 회식을 ‘광란의 밤’으로 이끈 공로가 인정된 것이다. 이때부터 사원이지만 ‘부장’으로 통했다. 비공식 오락부장인 셈이다.
또 하나의 별명은 콜(call)이다. 퇴근 시간이면 여기서도 콜, 저기서도 콜이었다. 부장도 부르고, 남자동료도 부르고, 여직원들도 커피 타임을 요청했다. 매일 밤 문화생활을 즐기는 그는 본명 대신 이름을 ‘김문화’로 사용했다.
재벌 회장이 부럽지 않은 김문화씨의 ‘톱스타 생활’은 3년이 채 가지 않았다. 차츰 콜이 줄었다. 회사 행사 때도 나서지 못했다. 동료들은 살가운 이야기를 피했다. 부서의 잦은 비공식 회식에서도 매번 소외됐다. ‘왕따’가 된 것이다. 그는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고민해도 특별히 미움을 받을 행동은 없었다. 그는 우울증을 앓게 된다.
그를 동정한 한 여직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회식 때 부장님이 김문화씨 참여를 원치 않습니다. 부르지 말라고 합니다. 입냄새가 역겨워 음식 맛이 감소된대요.”
김문화씨는 구취를 의심해 본 적이 없다. 대학 때 입냄새가 없었다. 구취가 심했으면 가족이 말했을 것이다. 입사 후에는 혼자 생활했지만 입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그가 내원했다. 10여분 상담을 하자 진료실에서 계란 썩은 듯한 냄새가 솔솔 풍긴다. 그는 구취가 심했다. 정작 본인만 몰랐다. 증세를 살핀 결과 구취는 입사 후에 시작된 듯했다.
원인은 업무 스트레스와 음주 과다로 판단됐다. 야유회 스타인 그는 마케팅 업무에서는 막내급이었다. 매일처럼 지적을 받았고, 목표 실적 달성 고민이 심했다. 게다가 계속되는 콜로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었다.
지나친 음주와 누적된 스트레스는 간에 열을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생긴 입냄새는 계란이 부패할 때처럼 고약하다. 이 특징은 냄새는 지독하지만 치료가 쉽다. 간의 습열(濕熱)을 잡아주면 된다. 만약 음주 후 북어국 등으로 숙취를 해소했으면 입 냄새로 인한 괴로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북어국은 속이 더부룩한 습열 증상 완화와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하지만 혼자 사는 그는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에게 혈을 보하고 간의 열을 제거하는 소요산 계통을 처방했다. 젊은 그는 간의 습열이 빠지자 1개월 만에 입 냄새에서 벗어났다. 성격도 서서히 밝음을 되찾았다. 간의 습열로 발생한 구취는 주변에서 자주 접할 수 있다. 심하지 않으면 대부분 3개월 이내에 치료된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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