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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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영조, 스트레스 담적과 입마름, 목 이물감
조선 후기 르네상스의 주역인 영조는 스트레스 왕이었다. 영조는 청소년과 청년기를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고민했다. 왕조시대에서 임금이 안 되는 왕자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운명이다.
특히 정쟁이 계속되고 정정이 불안했던 조선 후기의 왕자는 금지옥엽 신분과 파리 목숨 사이를 오락가락 했다. 숱한 역모 사건에 연루돼 천수를 누리기 어려웠다. 그것도 거의 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타인에 의해 진행 되었다.
영조의 어진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왕자의 고민이 투영돼 있다. 왕자 시절인 스무 살 무렵 초상화의 인상은 극히 날카롭고 신경질적이다. 몸도 삐쩍 말라 불안한 심리를 읽을 수 있다. 아버지 숙종은 거듭 정쟁을 일으켜 왕권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신하의 죽음과 인현왕후, 희빈 장씨의 비극을 목도했다. 이복형인 세자와 영조 그리고 이복동생인 연령군 등 왕자들의 운명도 예측불허였다. 불안에 떤 왕자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불같이 화를 내고, 일상에서 가리는 게 많았다. 감정기복이 심하고, 본능적 자기애 성향 탓에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경향이었다.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는 영조가 정치적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신경증을 앓았다고 했다. 만성 스트레스는 소화불량을 부른다. 영조는 왕위에 올라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났어도 소화 기능이 원활하지 못했다. 소식을 하고, 부드러운 죽으로 위장을 다스려야 했다. 냉면처럼 차거나 설익은 음식은 피했다.
소화불량, 스트레스, 불안 등은 담적(痰積)의 원인이 된다. 승정원일기에는 영조는 담증(痰證)을 내리기 위해 떡국을 찾는 모습이 보인다. 독소가 몸에 쌓이는 담적병은 면역력 약화를 부른다. 소화 시켜야 할 내용물이 쌓이기에 위장은 과부하가 걸린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 화(火) 기운이 차게 된다. 화는 호흡을 통해 입 밖으로 나온다.
이 때문에 입이 쉬 마르고, 건조한 구강은 구취 유발 요인이 된다. 트림과 입마름, 입냄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위장운동 기능이 떨어지고 자율신경 균형이 무너지면 역류성 식도염을 비롯한 위장장애, 복부 불쾌감, 만성두통, 만성피로, 생리불순 등이 수반될 수 있다. 때로는 혈관, 림프의 순환을 방해해 어깨통증, 허리통증, 얼굴피부 트러블로 이어진다.
영조는 입마름이 잦았다. 임금의 주치의인 어의가 걱정이 승정원일기에 실려 있다. “옥색에 나타나는 붉은 기운은 화(火)가 분명합니다. 차를 자주 올리는데 혹 갈증 때문입니까. 차를 자주 드시면 조담(助痰)을 일으킵니다.” 조담은 담을 생성하게 하는 것이다. 의원은 차를 많이 마시면 담이 생긴다고 아뢰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담이 많은 영조가 차를 자주 마셔 더 악화되는 것을 걱정한 것이다. 담적으로 인해 체내 수분대사의 문제가 생긴 임금은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차를 계속 찾았다. 왕실에서는 갈증 해소와 진액보충 용도로 오미자차를 많이 활용했다.
담적을 해소하려면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게 우선이다. 또 천천히 식사하고, 의식적으로 웃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좋다. 담적 치료는 부족한 진액 보충, 위장 염증 개선, 소화력 증진, 혈액순환 강화 들이다. 구체적 방법으로 한약의 약물요법과 침, 뜸, 추나 등의 물리요법을 생각할 수 있다.
내시경에도 나타나지 않는 스트레스성 위장병으로 인한 구취, 입마름, 역류성식도염, 목이물감, 매핵기 등의 치료원리는 면역력 강화와 담의 제거다. 영조대왕의 스트레스성 소화불량과 입마름 해소를 위한 어의들의 처방도 근본은 마찬가지였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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