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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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병 우울증과 구취, 구강건조 불안증과 입냄새
한국인에게 익숙한 병이 화병(hwa-byung)이다. 명치에 뭔가 걸린 듯한 답답함과 분노, 우울감 등이 느껴지는 질환이다. 심리적 불편함이 심해지면서 육체적으로 식욕저하, 불안, 분노, 호흡곤란, 발열, 두통 증세도 나타난다. 또 목 이물감, 입마름, 구취 등으로 대인관계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
화병(Hwa-byung)의 의학명칭은 우리말이다. 오래된 남녀유별, 사회불안에 이어 고부갈등, 명절 갈등, 취업 고민 등 다양한 걱정거리 탓에 한국인을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데 요즘에는 젊은 세대와 퇴직 전후의 남성 환자가 증가 추세e다.
한국인에게는 화병을 부르는 한(恨)의 DNA가 어느 정도는 있는 듯하다. 버거운 삶이 문화 DNA로 자리 잡은 것이다. 강원도의 대표 민요인 한오백년에서도 한을 읽을 수 있다.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정을 두고 몸만 가니 눈물이 난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한 오백년 살자는데 웬 성화요. 청춘에 짓밟힌 애끓는 사랑, 눈물을 흘리며 어디로 가리.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
그런데 한을 읊은 이 민요는 생생하고 반복적인 흥겨운 리듬도 숨 쉰다. 우리의 옛 문화는 한의 DNA와 함께 흥겨움과 치유의 코드가 함께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화병을 치유할 수 있는 문화적 맥락을 읽을 수 있다.
화병의 주원인은 불만을 참고 참는 데서 만들어진 분노가 열로 전화돼 가슴과 두뇌까지 퍼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현대어로는 스트레스의 누적이다.
화병(火病)은 정신적 스트레스 외에 육체적 원인도 살펴야 한다. 화병은 둘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복합성 질환이다. 동양의학에서는 화병을 울화증(鬱火證)으로도 표현했다. 명나라 장개빈이 경악전서에서 화증(火證)을 처음 언급하면서 불기운이 막혀 발생하는 울화로 일어나는 증상을 울화증(鬱火證)으로 설명했다. 위나 폐에 열이 발생하면 침의 분비가 적어져 입마름이 일어난다. 구강이 건조하면 세균증식 여건이 좋아지고, 침의 항균 작용과 윤할 작용도 떨어져 구취를 야기한다.
화병 치료는 증상에 따라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약물, 침, 뜸 치료와 함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명상요법을 실행한다. 약물은 입맛저하, 분노상승, 불안, 안구충혈 등의 증상에 따라 소요산, 귀비탕, 분심기음, 시호가용골모려탕, 온담탕, 계지가용골모려탕 등이 처방된다. 이 처방들은 입냄새 제거와도 관련이 있다. 화병 증상 중 구취의 정도에 따라 약재를 가감한다.
화병과 목이물감, 입냄새는 상당수가 위와 폐의 열과 관련이 있다. 위와 폐의 열은 섭생, 분노 조절력 등의 환경과 밀접하다. 감정의 응어리가 분노(火)이고, 분노가 입마름과 불안, 식욕저하, 우울감 등을 일으킨다. 감정통제를 가능할 때 위 증상들은 쉽게 해소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신위일신지주(神爲一身之主)라고 했다. 몸의 주인은 마음이라는 의미다.
동의보감은 병을 치료하는 원칙인 ‘이도요병(以道療病)’에서 의사의 마음 다스림인 치심(治心)을 강조했다. 의사가 바른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라는 것이다. 의사가 바른 마음으로, 바른 안내를 하고, 바른 치료를 할 때 환자의 화병이나 구취 등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이도요병의 내용이다.
뛰어난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 병이 생기지 않게 한다. 요증 의사들은 병을 보지만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킬 줄 모른다. 이는 근본을 찾지 않고 겉치레에만 치중한 모습이다. 이 방법으로 요행히 치료되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의사는 질병 치료 전에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약 복용 전에 이미 병은 치유된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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