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야화 구취, 스토리텔러 입냄새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106>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1-31 09: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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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 한의학 박사 김대복

<106>천일야화 구취, 스토리텔러 입냄새
   
천일야화는 1001일 동안의 이야기다. 신드바드의 모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등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2년 9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됐다. 아라비안나이트로 알려진 이 설화의 무대는 서아시아다. 페르시아의 왕 샤리아르는 왕비와 흑인 노예의 부적절한 장면을 목격했다. 격분한 임금은 왕비와 노예를 그 자리에서 죽였다.

이 사건으로 여성 혐오증에 걸린 왕은 매일 아름다운 여인을 잠자리로 끌여들인 뒤 다음날 처형했다. 매일 꽃다운 처녀들이 사라졌다. 재상의 딸 세헤라자드도 왕의 부름을 받았다. 날이 새면 죽는 운명에 빠진 세헤라자드는 왕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녀는 스토리의 귀재에 상대의 마음을 읽는 심리의 달인이다.

재미있고, 궁금한 이야기를 밤새도록 풀었다. 결론이 나지 않은 가운데 날이 밝았다. 왕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그녀를 처형할 수 없었다. 매일 궁금한 이야기는 더 궁금한 결론을 앞두고 끝났다. 이 같은 흥미만점의 스토리가 1001일 동안 계속됐다. 세헤라자드의 재치에 탄복한 왕은 자신의 잘못도 깨달았다. 예전처럼 선정을 베푼다.

해피엔딩인 아라비안나이트, 천일야화는 의학적으로 보면 맹점이 있다. 밤새도록 이야기를 하는 세헤라자드의 구강 건강 설명이 없다. 하루도 아닌 3년 가까이 밤마다 말을 하면 목과 성대에 무리가 가게 된다. 침샘 분비도 줄어 구강 건조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높다. 물이나 과일즙을 마시면서 이야기 한다고 해도 입이 마르고, 구취가 날 소지가 있다. 입냄새가 나는 여인의 말을 왕이 귀 기울이는 상황이 된다. 이야기의 흥미성과 입냄새에 대한 인내심의 대결 구도가 된 셈이다.

천일야화에 입냄새 개연성 구절은 있다. 왕이 질병 진단과 치료에 대해 묻는 내용이다. 왕이 궁금해 했다. “병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여인이 대답했다. “질병에서의 회복 가능성은 통증 위치, 염증 정도, 배설물, 몸놀림, 성격, 냄새를 바탕으로 판단 합니다.”

세헤라자드는 환자의 냄새를 통해 병이 나을지 여부를 알아낸다고 설명했다. 그녀가 말한 냄새는 체취, 구취가 모두 포함된다. 동아시아나 서아시아나 냄새는 질병 진단의 중요한 자료임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특히 입냄새를 통해 여러 질환을 유추할 수 있다. 입에서 과일냄새가 나면 당뇨를 의심할 수 있고, 신장이 약하면 비린내가 심할 수 있다. 치즈나 썩은 고기 냄새는 구강질환과 함께 축농증, 비염, 편도선염, 폐렴, 기관지염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암모니아나 곰팡이 냄새는 간 기능 저하, 계란 썩은 냄새는 위장질환을 염두에 둘 수도 있다.

천일야화는 무궁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람을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질환 진단에서 서아시아 의학과 한의학의 일맥 상통도 읽을 수 있다. 다만 밤새도록 말하는 스토리텔러의 구취 내용이 없는 것은 필자 만의 아쉬움일까. 입냄새를 연구하는 한의사의 직업병일까.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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