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원 SG협회 부회장 “스마트그리드, 탄소중립과 정확히 맞닿아”

소비자·환경 중심의 스마트그리드 구현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1-03-07 09: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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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재원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부회장

 

[이미디어= 김명화 기자] 정부는 그린뉴딜에 이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두 정책을 모두 관통하는 핵심 중 하나는 탄소 배출량 감소이다. 그런 만큼 국내 탄소배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력 부문에서의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인 전력 생산과 소비의 비효율성을 해결해야만 한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도입 확대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된 이유다. 장재원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이하 협회) 부회장을 만나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기대효과를 알아보았다.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탄소중립은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관건인데, 우리에겐 전력공급과 수요 조절이 가능한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그리드가 있다.”


국내 손꼽히는 전력 전문가로 통하는 장재원 부회장은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정책과 스마트그리드가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태양광·풍력 등을 이용한 분산형 전원(電源) 구축, ESS 등 에너지 저장장치 확보, DR을 활용한 피크 저감, 전기자동차 보급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EMS의 보급 확대 등을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이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핵심이 되는 스마트그리드의 구성요소들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현재의 전력시스템은 최대 수요량에 맞춰 예상 수요보다 초과 생산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전력 생산이 늘수록 석탄·석유가스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에너지전환이 시급한 상황에서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전기공급을 보장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 

 

장 부회장은 “이러한 전력 생산의 비효율성을 보완하는 게 스마트그리드”라며 “궁극적으로 에너지의 낭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에 바탕을 둔 분산형 전원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분산형 전원은 화력발전이나 원전 등 대규모 집중형 전원과 달리, 전력 소비가 있는 지역 근처에 분산·배치가 가능해 수력·풍력·폐기물·태양열·태양광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산형 전원은 지역 간 혹은 지역 내 송전망의 배전 시설 간편화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 소규모로 발전하는 설비를 말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재생에너지 접속 대기 물량은 4.9기가와트(GW)에 달한다. 이를 가급적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통연계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불가결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전략’대로라면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은 35%에서 더 증가할 전망이다. 그럴 경우 계통 운영의 불안정성이 커져 일부 발전설비 차단이 필요하게 되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스마트그리드는 발전력의 변동을 흡수할 수 있는 기술로써,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장 부회장은 “여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스마트계량기(AMI),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이 큰 축을 맡고 있다”며 “협회는 그동안 다양한 스마트그리드 분야에 걸쳐 표준화 작업을 수행한 결과, 국가표준 50종·단체표준 120종·국제표준 4종 등 174종의 표준을 제정 완료함으로써 국내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기초를 다졌음은 물론, 해외 진출에 필요한 국제표준을 기업들에 보급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협회는 산업부의 사업자등록 업무를 대행해오고 있다. 사업자등록 업무는 스마트그리드 기반구축, 수요반응서비스(DR), 기타서비스(ESS)를 대상으로 하는 지능형전력망사업자등록이 있고, 소규모전력중개사업과 전기차충전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전기신사업자등록이 있다.  


협회는 또 품질인증센터를 설립하고 우수한 스마트그리드 기술력에 대한 인증도 수행해오고 있다. 2015년부터는 국제단체인 OpenADR Alliance와 협력해 OpenADR 인증을 운영함으로써 국내 DR 시장의 기술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개방형 충전연합(OCA, Open Charge Alliance)과 협업해 OCPP(Open Charge Point Protocol) 인증도 수행하게 되어 국내 전기차 충전기 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물꼬를 터주고 있다.

소비자·환경 중심의 전력산업
장 부회장은 2017년에 한국남동발전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설비용량이 석탄화력인 한국남동발전은 경제성이 우수해 각광을 받아왔으나 환경문제가 대두하면서 취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추진 중이었다”면서 “시류에 맞게 탈 탄소를 위해서는 발전소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그간 공급중심의 전력산업에서 소비자와 환경 중심의 전력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전력과 IT의 융합기술, 신재생에너지, 청정신발전 기술, 초전도 기술 등의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확대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환경변화에 부응하려면 에너지산업과 전력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에 능동적인 적응과 대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마트그리드는 2004년 ‘전력 IT 추진 종합대책’으로 처음 도입됐다. 이후 녹색성장위원회를 거쳐 2010년에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이 수립되기에 이르렀으며, 이후에 지능형전력망법, 스마트그리드 1, 2차 기본계획 등을 통해 국내 스마트그리드 산업발전이 이루어졌다. 2012년에는 제주도에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등 의욕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가 10년 가까이 답보상태였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장 부회장은 “정부의 중점 육성산업에 변화가 있었고, 최근에는 스마트그리드의 중요한 부분인 ESS 화재 발생 등이 스마트그리드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다”며 “또한 스마트그리드 산업에는 원가를 기반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존재하고 있는데, 주택용, 농사용 등 종별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전기요금 정책의 한계로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SS 등 에너지 저장장치는 미래 전력계통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핵심설비이다. 장 부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전력 확충은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REC 지급 등 단순 지원정책보다 계통에서의 역할을 산정하여 경제성 등 사업타당성 위주로 강화돼야 한다”며, “그럴 경우 초기 화재 등 시행착오는 앞으로의 발전을 더욱 견고케 하는 계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재기를 다지기도 했다.

전력판매 부분의 개방
한때 스마트그리드 사업 활성화에 제동을 걸었던 전력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전력 민영화가 아닌 ‘전력판매 부분의 개방’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며 개념을 재정리하고 “현실적으로 시간대별로 상이한 원가 반영, 전기요금 원가 합리적 산정(연동제), 전기소비자들의 선택권과 수요 관리 투자 유인 강화 쪽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에게 민감한 사안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다”고 피력했다.


스마트그리드 도입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유럽과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과의 연계성 확보뿐 아니라 운영에 대해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소비자 영역에서 앞서가고 있고, 중국도 AMI,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등에 대한 보급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움직임에 따라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2018년부터 5년간 연평균 20.9%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23년 613억 달러 규모의 시장 확대를 전망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18년부터 소비자 활용 가능 서비스 창출을 중심으로 하는 제2차 기본계획의 실행으로 신재생에너지, ESS 등 에너지저장장치, AMI 중심의 내수시장 확대를 추진 중이다. 장 부회장은 “제주 실증단지 추진, 거점도시 중심의 스마트그리드 컨소시엄 사업 등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여러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었으나 최근 세계 각국보다 속도 면에서 뒤처지고 있어 속도감 있는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기차와 ESS의 필수요소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기업보유국이고, 마이크로그리드, 전기차 충전, 친환경 발전 등의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은다면 세계 스마트그리드 기술선도국가로서의 역량이 충분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IT 기반기술이 경쟁력
지금까 각 가정의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각 가정에서 소비하고 남는 전력이 있어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스마트그리드 도입을 통해 앞으로는 우리 집에서 남는 전기를 옆집과 나눠 쓸 수 있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공유 방식 도입으로 공용부지에 설치된 태양광은 물론 가정용 태양광 같은 분산형 전원을 통합한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는 전기는 한전 등 전력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게 된다. 


다만, 이처럼 소비자·환경 중심의 전환을 위해서는 AMI 설치가 중요하다. AMI는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써, 양방향 통신을 가능케 하는 지능형전력계량시스템이다. AMI 설치는 한전이 주도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현재 962만 가구에 설치했으며, 내년까지 2250만 가구로 확대한다. 

 

민간 부분인 종합아파트는 내년까지 500만 가구에 설치할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AMI는 본격적인 전국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과 전기요금제 개편을 통한 계시별 요금제 시행의 핵심축으로 최대한 빨리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전력산업이 아직 재래식 산업인데, IT 기반기술에서 강점을 지닌 우리만의 경쟁력을 살려 ESS, 전기차, 전기충전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과 적극 소통하여 해외 진출 모색 등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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