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안전의 대명사 ‘BNB’, 부식방지기술 세계화 꿈꾼다

신현관 회장 “중소기업 상생발전은 ‘동반성장협약’과 ‘신기술 보호제도’부터 재정비해야”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1-03 09: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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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관 ㈜비앤비(BNB) 회장

세계 최고의 자동차, BMW, 아우디, 벤츠와 포드 등에 들어가는 피스톤과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자동차 부품 기술을 우리만 모르고 있는 것도 많다. 국내 기술력을 자랑하는 ‘부식(腐蝕, Corrosion)방지기술’도 그중에 하나다. 성능과 수명 면에서 외국산보다 두 배나 뛰어나고, 가격경쟁력도 있으나 개발의 한계에 부닥친 국내 중소기업들이 있다. ‘동반성장협약’이나 ‘신기술 보호제도’도 허울뿐이어서 관련 업계의 고민은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또 한 해를 넘기게 됐다. 부식방지용 세라믹 보수재(CERACOAT, 도료)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비앤비(BNB) 신현관 회장을 만나 업계의 명암(明暗)을 조명해봤다.

세계인증 세라믹 도료 ’BNB’
온수 공급용 수도관이 터지고, 석유 저장소에서 불이 나는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해 온 “한강의 기적 60년” 뒤안길에 감추어진 부실공사가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건 아닌지. 획기적인 발전과 급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기간산업(SOC) 즉, 교량과 상하수도, 철강, 조선, 각종 발전설비 등의 수명이 이제 한계에 달한 게 아니라고 그 누가 반론을 제기할 수 있을까.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에는 반도체와 조선업만 있는 게 아니다. 특히 국내 ‘부식방지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온 바이다. 그러나 성능과 수명 면에서 외국산보다 두 배나 뛰어나고, 가격경쟁력도 있으나 외국산에 밀려 활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 BNB의 최강점 기술로서 수중작업이 가능한 냉간 금속 보수제는 열이 필요 없이 그냥 바르기만 하면 된다

BNB는 국내 최초 부식방지용 보수재 ‘세라믹 도료’를 개발한 회사다. 1990년대 지금의 신기술 제도의 전신인 국산 신기술 인증서 KT를 시작으로, 신기술 총 3개(철제 부식방지 기술 2개, 콘크리트 신기술 1개)와 신제품 인증서를 획득해 기술력과 설계 반영 시 우월한 지위를 획득했다. 하지만 세라믹 도료의 원조 회사임에도 업계에 자리매김까지는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었다.  

 

신현관 BNB 회장은 처음 한국 최고의 철강회사인 포항제철 재직시절, 부식방지기술의 국산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1980대 초, 포스코(전 포항 제철소)에 납품할 목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마침내 탄력성이 강하고, 부러지지 않는 고성능 세라믹 보수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BNB 세라믹 보수재’를 영국산 벨조나 제품과 독일산 멀티메탈 제품과 비교(2012년)한 결과 1980년대 초의 결과값에 약 2배의 성능을 나타냈다. 또한, 현대 중공업 내부 보고서에서도 외국산 제품보다 성능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신 회장은 “BNB 시공 중 대표적 사례인 ‘새만금 배수갑문 도장공사’에서 대기업 제품을 배수갑문의 담수 측에 적용하고, 중소기업인 BNB 제품을 갑문의 해수 쪽에 적용했는데, 대기업의 시공 제품은 벌써 부식이 심화하고 있으나, BNB의 시공 시설은 아직도 건재하다”며 결과에 대해 극명한 차이가 있었음을 상세히 설명했다.  

 

BNB는 개발 10년, 인증 각각 10년 그리고 현장적용 10년 총 40여 년간 인천시를 비롯한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부, 국방부, 산업자원부 등의 인증은 물론, 일본 건설교통성과 영국 로이드보험의 한국선급 인증, 미국 정부조달 등록, 쿠웨이트 발전소 기술 등재, 유럽 NOATO 생산자 부호 등재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BNB 세라믹 보수재로 코팅한 해군 선박 모습

허울뿐인 ‘동반성장협약’
일반적인 부식방지용 보수재의 수명은 7~10년이 보통이다. 그러나 BNB가 생산하는 세라믹 도료는 40년이 지나도 끄떡없다. 이는 미국재료시험규격 ASTM을 통과한 결과가 입증한다. 이처럼 우수제품 평가를 입증하는 자료도 넘쳐 나지만 여전히 시장점유율은 높지 않다. 판로가 제한적인 것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공공기관까지도 국산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이해가 불가한 사례들도 부지기수다. 

 

더욱이 납득하기 어려운 건, 건설 분야 ‘신기술 보호제도’ 관련 사항이다. 제도를 규정한 취지가 보호 기간 내에 건설기술 사용료에 대한 보호임에도 불구하고, 기간만료 시 그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맹점이다. 동시에 발주청과 원도급사 간에 최초계약 이전에 보호 기간이 만료되었다면 동법령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규칙 제35조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출처: 국토교통부 전자민원 2007,1.2).  

 

▲ BNB 세라믹 도료로 교량을 보수한 모습
신제품인증제도는 산업자원부에서 해당 관청에 협조공문을 보내 의무구매 20%를 독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강제사항이 아니므로 실질적으로는 그 효과가 미미하다. 또, 신제품 인증제도 역시 수의계약의 범위를, 신제품 미비 시 2000만 원에서 구비 시 1억 원까지 인정하는 장점이 있으므로 신제품 인증 기간의 만료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크나큰 영업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은 탁월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도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게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는 외국산 제품과 해외 기술을 선호하는 일부 전문가나 공무원들의 편견에 의해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며, “또 혁신적인 신기술에 대해 NET(new Excellent Technologies)라는 국가인정이나, 다양한 기업 또는 공공기업과 ‘동반성장협약’을 맺었다 해도 막상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BNB는 동반성장협약을 통해 민간기업 및 다양한 공공 분야의 발주기관과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하지만 동반성장의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는 단순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지원적 사례인 경우가 많았다. 신 회장은 “경영컨설팅, 교육, 시범적용 및 전시회 지원 또는 금융지원의 사업적 관계는 실질적인 동반성장이 아닌 비사업적 성격의 동반성장협약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형식적이고 실적 위주의 체결일 뿐이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비단 신 회장의 주장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책임에 대한 두려움’ 내지는 ‘외제’를 선호하는 편견 또는 사대주의에 연유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는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신 회장은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공식적인 인증에 동의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썼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추궁을 당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공직사회의 안일주의 탓이다”고 단도직입적인 입장를 보였다. 한 마디로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캐치프레이즈도 애국심에만 호소하는 실효성 떨어지는 구호일 뿐이라는 것이다.

▲ 새만금 배수관문 세라믹 코팅
중소기업 기술지원 ‘절실’
인천대교와 해군기지, 포스코와 삼성중공업, 한국전력 등의 대형공사는 물론,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사, 러시아나 중국 등과의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한 BNB의 명성은 이제 명실공히 세계무대로 뻗어 나가고 있다. 해안 길이가 2000km에 달하는 베트남과 섬나라로 불리는 말레이시아 등을 대상으로 방파제와 부두 건설, 각종 상하수도관 공사와 정화조 설비 제작 등 크고 작은 공사에 BNB는 필수적인 전문기술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러한 기반산업 발전과 기술개발에 필요한 것이 정부 차원의 성장지원이다.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일본과 독일이 중소기업 강국이 된 이유는 정부의 절대적인 정부 지원을 수반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발전은 국가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자본이 막강한 대기업은 AI(인공지능)나 로봇, 자동화 등을 통해 매출액 대비 고용효과가 낮지만, 중소기업은 고용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 확대를 위해 정부가 모든 기업을 간섭하거나 지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자본이 부족하거나 경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은 절대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신 회장은 “명의만 유지하면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중국공장이 많다. 중국기업들은 한국산을 쓰지 않기 때문에 한국제품도 ‘Made in China’로 표기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런 과정에서 요구사항대로 되지 않으면, 곧바로 기술을 팔라거나, 유출해 간다. 이는 곧 중요한 기술을 중국에 팔아먹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한 이유다”고 강조했다. 

 

대기업의 경우 인적·물적 자원이 충분해 별도의 기술개발 노력 없이도 외제나 기술 차입이 쉬운 것도 내부거래나 유착으로 연결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중소기업의 기반기술발전을 저해요소가 되고 있는 셈이다. 내부 협력사 간의 납품이나 거래는 또 다른 비리와 불량제품을 양산하는 고리를 형성하게 하는 요인으로.

기술인증제도 개선 ‘필요’
신 회장은 공공기관의 쓴 뿌리가 더 문제라고 일갈했다. “대기업 집단에서 재벌들을 중심으로 제 식구 감싸기나 각종 공공기업이나 발주처 등에서 대부분 외제를 선호하는 관행 역시 쓴 뿌리여서 제거를 위한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 업계 관행을 보더라도 관계자들 대부분이 ‘유착관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고, 이러한 이유에서 제품 단가보다 영업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또한 이를 방증한다.” 

 

이것이 기술력을 증진하지도 못하고 영업이나 인맥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다. 결국은 이로 인해 부실공사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산업 전반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게 동종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신 회장은 “도료와 세라믹 분야에는 영세한 기업들이 많으나 국내 기술력도 상당히 발전했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 수명이나 성능, 재질 등에서 비교우위에 있다. 하수관이 언제 어디서 파열될지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철저한 사전 검사와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부분에서 국가는 “NET(new Excellent Technologies)”를 인정해 주고 국내시장에서만이라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기술을 인정하는 선에서 그쳐선 안 되고, 활용을 권장하고, 상생과 협력을 위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NET를 일정 부분 쓰도록 해서, 기술발전의 견인역할을 해야 한다.  

 

신 회장은 신기술에 대한 집념 하나로 안정적인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연구에 매진했다. 그의 불타는 기업가 정신이 마침내 용어도 생소한 기술을 세계 최고의 반열로 끌어올린 것이다. 공동묘지 앞에 움막을 짓고 낮에는 막노동을 하고, 밤에는 연구에 매진하면서 46년간을 방수와 방청을 연구한 결과물이 지금의 BNB를 만들었다.

 

신 회장은 “실력이 인정받는 사회, 기술개발이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의식부터 다시 일깨워야 한다. 중소기업의 탁월한 기술력을 지원하고 제품을 권장하는 풍토 마련을 위해서라도 일정 부분 강제조항은 필요하다. 신기술제품인증에 따른 기술지원 약속과 더불어 중소기업이 정부 물자를 구매하는 조달청에 등록할 때도 특혜를 주거나, 중소기업 기술개발에 대해 일정 부분 의무조항을 적용하여 가산점을 주고, 인증제품에 대해서는 동반성장협약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증제도에 대한 손질도 필요하다. 실마리는 풀기 어렵지만 찾을 수는 있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는 인재임을 환기시키고 진정한 동반성장을 위해 정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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