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태계에 켜진 빨간 경고등 ‘폭염’

폭염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책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7-26 09: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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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석 교수(서울여대 생명·환경공학과)

기후변화 문제 ‘현실로’
기후변화 문제는 이제 전문가가 논하는 단계를 넘어 우리의 현실로 다가와 있다. 지난여름 우리는 열대지방보다 더 높은 기온이 여러 날 이어지는 전례가 드문 폭염을 경험한 바 있다.

 

이때 우리는 건강한 사람도 온열질환 등으로 건강을 염려해야 했지만 노약자들 중에는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 그림1. 광합성의 경우(오른쪽) CO₂를 흡수하지만 고온으로 광합성이 진행되지 못하고 광호흡이 진행되면 CO₂방출(왼쪽).

 

우리 주변의 환경에서 일어나는 반응도 못지않게 심각했다. 광합성을 하여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야 할 식물들이 되레 그것을 내놓는 광호흡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림1 참고).  

 

▲ 사진1. (시계방향으로) 가뭄 피해로 죽어가는 스트로브잣나무, 주목, 고광나무, 일본잎갈나무, 단풍나무, 한라산 구상나무숲.

 

또 더운 몸을 식혀보려고 증산작용을 무리하게 진행하다 체내에 물이 고갈되어 말라죽는 식물도 많이 보였다(사진1).

 

▲ 그림2. 월별 강수량과 증발량의 변화.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성 기후체제에서 정상기후의 경우는 윗줄 왼쪽의 경우처럼 여름철 장마 기간에는 강수량이 증 발량을 넘어서고, 봄과 가을에는 그 반대 현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의 경우 장마 기간에 내린 비의 양이 매우 적어 강수량과 증발량 사이의 차이가 매우 작고, 봄과 가을의 건조기에는 증발량이 강수량을 크게 상회하는 비정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에는 장마 기간의 강수량은 늘어났지만 봄과 가을의 건조 기간에 증발량이 강수량을 크게 상회하여 사진1에서 제시하듯이 많은 식물들이 고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폭염이 심했던 2018년의 경우는 강수량이 크게 부족했던 2014년 및 2015년의 양상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수분수지에 불균형을 초래하여 많은 식물들이 수분부족으로 고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그림3. 온도와 강수량에 의해 결정된 생물군계. 우리나라는 원래 온대낙엽활 엽수림대(Temperate Seasonal forest)에 해당하지만 2014년 및 2015년 과 같이 강수량이 800mm 수준에 머물고 지금의 연평균 기온(12.5℃)을 유지할 경우 정상의 숲을 이루지 못하고 밀도가 떨어지고 울폐도가 낮은 엉성 한 식림(Woodland)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강수량은 들쭉날쭉했으나 고온에 편승해 증발량은 계속 늘어(그림 2) 강수량과 기온 사이의 상호관계를 통해서 결정되는 생태계의 체계는 숲을 이루기에 부족한 기후조건에 처하게 되었다(그림 3).  

 

▲ 그림4. 서울시 서초구 미도산에서 측정한 토양수분함량의 변화(꺾은선 그래 프)와 서울시의

강우 현상(막대그래프). 빨간 선은 식물이 수분부족으로 고사 되는 토양수분함량(10%)을 나타내는데,

지난해 폭염이 심했던 여름철에 토양수분함량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유발한 환경변화를 완충하여 우리를 지켜줄 자연이라는 버팀목이 그 기능의 한계에 접근해가고 있다(그림 4).

 

그 사이 열대지방에서 소두증이라는 질병을 유발하여 많은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든 바이러스를 나르는 흰줄숲모기까지 국내로 잠입하여 국내의 여러 지역에 만연하게 되었다(그림 5).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여 우리 스스로와 주변 환경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에 수반된 기후변화에도 자연과 사회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강구하는 것을 적응대책이라고 한다.


자연에서는 생물들이 한편에서 자신이 처한 환경을 개척하며 다른 한편에서 스스로를 그 환경에 적응시켜 온도, 빛, 물 및 기타 물리적 조건이 가하는 제한 효과를 감소시키는 요인보상(factor compensation)이라는 현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을 지금의 기후변화 시대에 대입하면, 한편에서 변화하는 기후환경을 조절하며 다른 한편에서 변화하는 기후에 우리의 삶을 맞추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말은 쉽지만 현실에 적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이론이다. 특히 복잡한 상호관계로 얽혀 있는 환경문제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기후변화 적응전략을 실천에 옮겨 폭염을 비롯한 기후재앙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구하고 주변 환경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혜를 구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그것이 유발하는 환경변화를 진단하고, 축적된 진단결과를 토대로 하여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예측하며 진단과 예측의 결과를 종합하여 적응 방법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러한 연구를 목표로 국립생태원이 건립되었다.

▲ 그림6. 장기생태연구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나라(위줄 왼쪽)와 주요국의 장기생태연구 장소를 보여주는 지도


국가생태관찰망을 열어라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이러한 연구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특히 전문가의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정보수집이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국제사회는 오래전부터 지구의 환경변화를 관찰하는 창으로 장기생태연구장소를 운영해 왔다(그림 6).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미국의 경우는 빠르게 진행되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적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지점 수준의 연구 장소만으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루어내기에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면 수준으로 그러한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시도로 국가생태관찰망(NEON, National Ecological Observatory Network)까지 추가로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경우도 못지않게 체계적인 관찰망을 구축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림청의 경우 산림 중심이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장기생태연구장소를 운영하며 정보를 구축하고 있고, 환경부의 경우는 2004년부터 10여 년간 산림, 하천, 연안 및 도시에서 장기생태연구장소를 운영했었으나 현재 그러한 연구가 지지부진하다. 지구의 환경변화를 여러 나라가 함께 관찰하여 다가오는 위기에 공동으로 대비하기 위해 준비한 대한민국의 창이 닫혀 있는 까닭이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지구를 지키는 일에 동참하고,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내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구의 환경변화를 관찰하는 대한민국의 창을 다시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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