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리아, ‘괴물’이 만든 괴물쥐

그린기자단 이정인, 이우고등학교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8-31 09: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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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 청소년 생명캠프, 녹색교육센터

 

지난 8월 2일, 교보교육재단이 주관하고 녹색교육센터에서 협력한 교보 청소년 생명캠프 ‘우리 안의 초록 물들이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충남야생동물 센터를 방문했다. 가장 먼저 김봉균 재활치료사님의 강의를 들었다. 설악산 케이블카, 덫, 로드킬 등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들과 현재 센터에 있는 동물들은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등을 설명하고 나서 가장 마지막 자료가 기억이 난다. 김봉균 재활치료사 분께서 먼저 질문하셨다.

“여러분 괴물쥐하면 떠오르는 동물이 있나요?”

머릿속에서 바로 답이 떠올랐다. 뉴스나 신문 등에서 가끔 봤었던 ‘뉴트리아’였다. 사진으로 본 모습은 크고 괴상한 이빨, 그리고 육중한 크기로 두려움을 느끼게 했고,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번식력 또한 엄청 강한 생물로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서 온 외래종이었다. 하지만 강의 자료에 있던 기사 제목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우리가 처음부터 괴물은 아니었답니다.’

▲ 뉴트리아<사진출처=YTN>

                                    
‘외래종이고, 농가에 피해도 입히고, 번식력도 강해서 개체 수 조절도 힘든 생물이 괴물이 아니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이상하다 생각하며 강의를 들었다.

뉴트리아는 원래 남아메리카의 고유종이었다. 뉴트리아의 모피가 방한성, 방수성이 뛰어나단 소문에 세계 각지로 펴졌고 1985년에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2001년, 뛰어난 적응력과 번식력으로 개체수가 15만 마리까지 늘어나며 축산법상 ‘가축’으로 지정됐지만 법률의 미비와 수요의 부족으로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늘어나자 많은 사육 농가에서 뉴트리아를 방생해버렸다. 그 뒤 한국의 야생 환경에 적응하며 빠르게 퍼져 나갔고, 뉴트리아는 가축으로 지정된 지 8년 후인 2009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다. 뉴트리아가 토종서식지를 잠식하여 생태계의 균형을 깨고 종의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언론과 정부는 과장된 농작물 피해와 성격, 쥐를 닮은 생김새를 앞세워 괴물쥐라는 별명을 덧씌우고, 2023년까지 뉴트리아를 완전히 퇴치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방 환경청, 지자체 등과 협력하여 퇴치전담반과 뉴트리아를 포획 시 개체 당 2만원씩 지급하는 광역수매제를 운영하고 있다.
▲ ‘괴물쥐’로 검색한 결과<사진출처=네이버캡쳐>


생각해보면 뉴트리아는 돈을 벌기위한 수단으로서 인간의 필요에 의해 세계로 퍼졌다. 이런 상황은 절대로 뉴트리아가 원한 것이 아니다. 애초에 인간의 개입이 없었다면 자신들의 고향에서 평화롭게 살았을 생물이다. 그런 뉴트리아를 돈을 목적으로 키우다가 수익이 나지 않자 무책임하게 방생하고 환경에 적응해 개체수가 늘어나자 ‘괴물쥐’라고 부르며 눈에 불을 켜고 잡으려는 이 모습을 보면 메리.W.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떠오른다.

작중 주인공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명 원리의 발견을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며,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해 낸다. 하지만 이 피조물의 외모가 끔찍하고 무섭다는 이유로 악마라고 부르며 방치함으로써 그를 복수심에 불타는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이 뉴트리아 사건은 하나의 상징적인 경고다. 인간의 무책임한 과정의 산물이 우리 앞에 나타나 다시 우리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에서 악마, 아니 그 피조물은 자신의 창조주와 다시 만났을 때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나를 죽이려 하고 있소. 어떻게 생명을 가지고 그런 장난을 친단 말이오? 나에 대한 의무를 다하시오. 그러면 나도 당신은 물론 다른 인간들에 대해 내 의무를 다할 테니.”
그의 말이 우리 인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지 제시해 주는 것 같다.

‘과연 지구상의 진짜 괴물은 누구인가?’

[그린기자단 이정인, 이우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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