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개인하수처리시설로 지류·지천 오염 지속
음성군 불법 제품 난립 이유 밝혀져
전국의 지류·지천이 불량 개인하수처리시설들로 인해 지속적인 오염에 노출되어 있다. 본지 2023년 12월호는 지자체의 방만 운영으로 기준에 미달하는 개인하수처리시설 불법제품과 제조업자들이 난립하여 시장을 교란하고 환경을 훼손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상황에 대해 다뤘다. 특히 음성군의 경우 2개의 업체가 제조업 등록을 불법(편법)으로 인가해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며, 추가 취재 결과 음성군 뿐만이 아닌 여러 지자체에서 비슷한 사례들이 즐비한 것으로 나타나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이러한 불량 제품들이 잠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할 대책은 무엇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불량 개인하수처리시설 난립, 진천군과 음성군의 부적정한 행정처리가 원인
세기산업과 ㈜대호엔지니어링은 이미 폐업한 회사들의 성능 및 재질검사 성적서 등의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음성군은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업의 등록을 신규로 인가했다. 왜 이러한 행정처리가 이뤄졌던 것일까.
문제1. 폐업 된 회사의 영업을 양도받은 세기산업
2020년 2월 27일 음성군수가 신규 등록을 인가한 세기산업은 (유)미주산업에 영업을 양도받았다. 문제는 (유)미주산업이 진천군에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업을 등록하여 영업을 하던 중 2014년 11월 20일 국세청으로부터 사업자등록이 직권 폐업되어 사실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회사였던 것이다. 사업자등록이 폐업되면, 제조업의 등록조건인 공장등록, 기술인력(4대 보험가입), 실험실구비 요건인 측정대행업체와 계약을 할 수 없어 제조-2-업등록기준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하수도법 제54조제1항 제12호 규정에 따라 관할관청인 진천군은 (유)미주산업의 제조업등록을 즉시 취소해야 한다.
문제2. 진천군의 뒤늦은 행정처리와 불법을 저지른 (유)미주산업
그러나 진천군은 즉각적인 행정처리를 하지 않고 약 5년이 지난 2019년 11월 22일이 되어서야 (유)미주산업의 폐업처리를 하게 된다. 사업자등록취소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된 (유)미주산업은 이 5년이란 기간동안 제조업등록을 하지 않은 미주산업 이OO, 우리환경 정OO, 우리환경 최OO, 세기산업(주) 정OO 등의 회사로 하여금 미주산업의 등록증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결국 약 5년 동안 제조업등록을 하지 않은 업체들이 제조한 제품에 (유)미주산업의 제조업등록의 품질표시가 부착되어 수천 개의 불법제품들이 전국 각 지역에 설치되었다.
문제3. 행정처리시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공무원
또한 (유)미주산업의 제조업등록증에는 ‘2015.10.12. 기술인력 변경신고’가 기재되어 있다. 기술인력 변경 시에 근무확인 및 4대 보험가입여부 확인이 기본이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변경신고를 처리한 것이다. 2018년 12월 7일 (유)미주산업은 사업자등록이 폐업되어 영업의 양수도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주)한국정화조 양도양수에 따른 제품 추가등록에 대해 진천군이 승인했다.
결국 (유)미주산업의 사업자등록이 취소된 2014년 이후부터 전국에 설치된 (유)미주산업의 제품은 모두 불법제품이라는 것이다. 이는 분명 관할관청인 진천군이 제대로 지도・점검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감독의 허점을 파고든 사업자들의 불법행위가 우리나라 국토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군산시, 군 소재 기업 제조업등록증 위・변조에도 방관
전라북도 군산시 소재의 (주)조은세상은 제조업등록증을 위・변조하여 약 5년간 등록이 취소된 제품을 정상제품인 것처럼 제조・판매하는 불법행위를 지속해왔다. 또한 성능 및 재질검사를 받아 제조제품으로 등록한 오수처리시설의 처리공법을 임의변경하거나 접촉여재를 변경하여 제조・판매하는 불법행위를 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
그러나 관할 등록관청인 군산시는 이 업체가 수년간 불법행위를 하는 중에도 제대로 된 지도・점검을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불법행위를 신고하여도 관련법규정에 따라 제대로 처리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행위를 지도·점검하여 사전예방과 단속을 하여야 할 지자체가 이러한 불법행위들을 방관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이란?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주로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에서 오수를 배출하는 건물·시설에 설치하는 시설을 말하며 정화조와 오수처리시설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건물·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오수발생량이 1일 2㎥ 이하인 경우 정화조를 설치하며, 2㎥을 초과하는 경우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한다. 또한 특별대책지역 또는 수변구역의 경우 수세식 변기를 설치하거나 오수발생량이 1일 1㎥을 초과하는 경우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는 하수도법 제39조 및 하수도법 시행규칙 제33조에 따라 시설을 운영·관리하여야 하며, 하수도법 시행규칙 제3조에 따른 방류수수질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개인하수처리시설은 건물 소유자 개인이 운영·관리하고 있으며, 방류수 수질조차 자가측정이 가능하기에 불법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를 감독해야 하는 의무를 지닌 지자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실정으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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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정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의 방류로 인해 오염된 한 마을 연못 |
➋ 개인하수처리시설에 유입되는 오수를 최종방류구를 거치지 아니하고 중간배출하거나 중간배출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
➌ 건물 등에서 발생하는 오수에 물을 섞어 처리하거나 물을 섞어 배출하는 행위
➍ 정당한 사유 없이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아니하여 방류수수질기준을 초과하여 배출하는 행위
➊ 방류수의 수질을 자가측정 또는 측정대행업자의 측정을 통해 그 결과를 기록하여 3년 동안 보관
·1회 이상/6개월(오수처리시설: 처리용량 200 ㎥/일 이상, 정화조: 2천 인조 이상)
·1회 이상/1년(오수처리시설: 처리용량 50 ㎥/일 이상 200 ㎥/일 미만, 정화조: 천 인조 이상 2천 인조 미만)
➋ 정화조는 연 1회 이상 내부청소
➌ 오수처리시설은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내부청소 실시
< 개인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수질기준관리기준 - 하수도법 시행규칙 제33조 >

환경부 생활하수과는 개인하수처리시설 관련 규정에 대해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제조하려는 자는 시설의 재질 및 성능이 하수도법 시행규칙 제55조에 따른 구조·규격·재질 및 성능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성능 및 재질검사 기관을 통해 검사를 받아 관할 지자체에 등록하여야 하며, 지자체장은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자가 생산한 제품의 구조·규격·재질 및 성능이 등록한 내용과 같게 유지되도록 연 2회 이상 지도·점검하여야 한다”며, “만약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자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을 하거나, 제조업자의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등록한 제품 외의 제품을 제조한 경우, 규정에 따른 성능·재질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 등 하수도법 제54조의 규정을 위반한 때에 지자체장은 등록취소 및 영업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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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하수처리시설 방류수 수질 측정을 위해 채수하는 모습 |
관리시스템 허점 파고든 불법행위
이런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하수처리시설에 대한 관리가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관리 대상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공공하수도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도심 외곽이 주를 이루다보니 분산되어 있고 시설도 매년 늘어나 점점 관리·감독이 어려워지고 있다.
하수도 보급률은 ’18년 93.9% → ‘19년 94.3% → ’20년 94.5% → ‘21년 94.8% → ’22년 95.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줄어드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2022년 하수도통계를 보면 전국에 설치되어 있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약 110만 개소로 매년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자체가 시설 1개소당 연간 2회의 지도점검을 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현실은 인력과 예산의 한계로 100만개 이상의 개인하수처리시설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이다.
둘째, 관리 시스템의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음성군과 진천군의 사례에서 봤듯이 국세청이 미주산업의 사업자등록증을 직권 폐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천군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또한 진천군이 제조업등록을 취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음성군은 이를 알지 못하고 과거의 서류로 제조업등록을 인가했다는 것은 각 관할청의 관리시스템이 연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허점을 잘 알고 있던 업체들은 이러한 불법행위들을 지역을 옮겨가며 지속해왔다,
마지막으로 실시간 관리시스템의 부재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의 경우 공공하수처리시설과 다르게 시설 소유자가 직접 책임지고 운영·관리를 해야 한다. 공공하수처리장은 실시간으로 방류수 수질을 확인할 수 있지만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이러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손쉽게 불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환경이다.
한국하수처리시설협회는 직접성능검사를 하지 않고 등록한 오수처리시설들이 기준에 맞는 성능이 발휘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류수 시료 채취와 재질검사 등을 전문기관에게 의뢰한 결과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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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질측정기록부 : BOD/SS 방류수질 기준이 10mg/L인 시설이나 BOD는 107.7, SS는 39.0mg/L으로 제 성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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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하수처리시설(정화조) 두께 기준 9mm이나 그에 한참 |
이어 “현재 음성군에 등록되어있는 (주)세기환경(구 세기산업)은 (유)미주산업의 관할관청인 진천군의 총체적인 부적정한 제조업등록업무에서 시작되었다”며, “이는 단지 진천군과 음성군의 문제만은 아니며, 지금도 건물주들은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여러 불량 제품들을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물기술인증원 위생안전인증팀은 “「오수분뇨법」이 「하수도법」에 통합되면서 재질 및 성능검사 사후검사제(3년 주기)가 폐지됨에 따라 한번 개인하수처리시설 성능검사에 합격하여 등록한 제품은 다시 성능검사를 받지 않는다”며, “성능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업체에 대한 관리 및 조치는 관할 지자체의 소관사항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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