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하수도법에 따른 하수의 정의는 사람의 생활이나 경제활동으로 인하여 액체성 또는 고체성의 물질이 섞여 오염된 물이다. 이를 깨끗이 정화하기 위해 우리가 활동하는 대부분의 건물에는 하수처리시설이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다. 그중에서도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시설을 제외한 모든 건물에 설치하여, 발생하는 오수를 침전·분해 등의 방법으로 처리해 국민의 공중위생 향상과 공공수역의 물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개인하수처리시설이 지자체의 방만 운영으로 기준에 미달하는 불법제품과 제조업자들이 난립하여 시장을 교란하고 환경을 훼손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환경전문기자들은 공동취재를 통해 각 지역에 뿌리 뻗은 문제들을 조명, 시리즈로 연재될 예정이다.

음성군, 개인하수처리제조업 편법 등록 묵인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의 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하수도법 제52조 제1항에 따른 등록기준의 요건을 갖춰 관할 지자체에 등록해야 한다. 또한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제조하는 자는 하수도법 제52조 제3항의 재질 및 성능기준에 대해 제52조 제4항의 규정에 따른 검사를 받아서, 제52조에 따른 시행규칙 제53조 제1항에 따라 등록한 후에 제조·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충북 음성군의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체 두 곳이 위와 같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등록되어 사업중이며, 검사받지 않은 제품들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음성군이 불법등록된 업체들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세기산업과 대호엔지니어링은 하수도법에 따른 성능 및 재질검사를 받지 않고, 이미 폐업한 회사들의 성능 및 재질검사 성적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여 음성군에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업자로 신규 등록을 했다. 음성군은 위와 같은 사실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세기산업을 2020년 2월 27일 음성군 등록 제2020-1호, 대호엔지니어링은 2021년 7월 1일 음성군 등록 제2021-1호로 각각 인가했다.
하수도법에서는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업을 신규로 등록할 경우 제조·판매하려는 시설은 등록을 신청하는 자가 직접 제품을 설계·제작하거나 등록된 제조업체에게 제작을 의뢰하여 성능검사 및 재질점사를 득한 후 관할관청에 등록해야 한다. 또한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업의 하수도법에 따라 폐업신고서가 수리됨과 동시에 제조업 등록은 말소 처리되며, 등록증에 기재되었던 제품들 모두 말소 처리된다.
하지만 음성군은 이미 폐업처리 된 업체의 제조등록증을 영업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등록 신청한 것을 묵인하며 부적정한 등록을 인가했다.
환경부는 양수한 등록품목의 제3자 양도 가능여부에 대해 하수도법 제52조에 따라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 등록요건(시설, 장비 등) 일체에 대해 양도양수는 할 수 있으나, 등록품목에 한해 양도양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자가 검사를 받지 않고 제조업을 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 영업정지 6개월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지만, 행정처분의 경우 여러 가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해당 지자체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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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하수처리시설(정화조) 두께 기준 9mm이나 두께 6.19mm로 기준미달인 불량 제품이 양산되고 있다. |
불법 업체에 각종 특혜 지원
이러한 문제들을 뒤늦게 인지한 충청북도 감사관실은 2022년 10월 21일, 세기산업과 대호엔지니어링 두 업체들이 하수도법에 따른 영업의 양도에 해당되지 않다고 판단하고 신규로 성능 및 재질검사를 받아서 음성군에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충북도 감사과는 음성군이 2022년 1월 5일과 10일에 두 업체에게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 등록 관련 보완서류 제출’ 제목의 공문을 통보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송성환 (사)한국하수처리시설협회 사무국장은 “음성군 수도사업소가 두 업체들에게 보낸 공문 내용에는 2022년 11월 30일까지 성능·재질 검사 성적서를 제출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명백하게 음성군이 불법 등록된 두 업체를 봐주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그 이유는 하수도법 제52조 제1항에 따른 시행규칙 제53조 제1항에는 개인하수처리시설제조업 등록업무의 민원처리기간은 10일이며, 일반적인 등록업무 민원처리는 서류보완이란 미비한 서류가 보완이 완료되어야 등록이 인가되어야 한다. 그런데 음성군은 미리 등록을 해주고 서류보완을 하라는 행정으로 제조업체가 불법제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음성군 수도사업소가 기존에 발송했던 공문(2022.1.5.)이 ‘행정절차법에 따라 송달되지 않아 효력이 없다’하여, 2022년 12월 6일 보완서류 제출의 공문을 업체게 다시 보냈고, 그 내용은 2024년 8월 30일까지 성능·재질검사 서류를 제출하도록 통보했다. 즉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음성군이 불법으로 얼룩진 업체들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기 음성군 수도사업소장은 “2022년 1월에 발송한 공문을 담당 직원이 했으나 업체에서는 등기우편으로 보낸 것도 없고 하면서 받은 것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다시 공문을 발송하게 된 것”이라며, “당시 담당 공무원은 징계도 받았고, 해당업체가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통에 난처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감사원에서 감사를 진행중이며, 그간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왔다”며, “해당업체의 제품들의 규격 기준을 검사해서 맞지 않을시 12월 15일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또한 성능·재질검사를 내년 8월까지 하지 않으면 업체등록을 취소시킬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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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치되어 있는 개인하수처리시설에서 방류수를 채취하고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불법 업체·제품으로 얼룩진 국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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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도 사라지지 않는 녹조류, 기온이 문제가 아닌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임이 증명되고 있다. |
송성환 한국하수처리시설협회 사무국장은 “저가 불량 제품이 시장에 공급되면서 법을 준수하며 정상적인 제품을 생산하던 FRP 개인하수처리시설 제조업체들은 가격경쟁에서 밀려났고, 살아남기 위해 부득이 불법 업체들을 따라가는 구조가 되다보니 규격기준 미달의 불법제품들이 시장에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자체, 구매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게 되고,정규격의 두께 제품을 ‘정T’, 규격미달의 두께 제품을 ‘비T’라는 용어가 시장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단가 또한 다르게 형성되어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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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하늘에서 본 금강이 녹조에 뒤덮여 있다. |
이러한 문제는 우리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매년 수자원 문제로 이슈가 되는 녹조는 상수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데, 녹조가 발생되는 이유는 영양염류 유입, 수온 및 일사량 증가 등이다. 즉 녹조를 예방하거나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하수처리시설에서 배출되는 방류수 내 영양염류를 저감시켜야 하는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개인하수처리시설들이 불법으로 얼룩져있다보니 녹조 저감은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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