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평가 거짓‧부실…“환경부도 처벌하자” 주장

환경영향평가사업 전면적인 실태조사 요구
이정미 의원,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 촉구
박순주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8-23 08: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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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영향평가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 <사진=이정미 의원실>
[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전국 곳곳에서 부실하게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사업 보고서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때문에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정미 의원(정의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은 8월22일 국회 정론관에서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제주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이보경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 김영준 서울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안재홍 제주녹색당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환경영향평가제도 개선 필요해
이정미 의원은 이날 “현실에서는 환경영향평가제도가 사실상 개발사업 명분을 만드는데 쓰이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제도’를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한 “전국 곳곳에서 거짓되고 부실하게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사업 보고서에 대해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영향평가법은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건강하고 쾌적한 국민 생활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본래 목적과 달리 개발의 면제부가 된 실정이다. 특히 전국 개발 현장에서의 환경영향평가가 문제다. 일례로 제주 비자림로, 경남 창녕 습지 등에서 발생하는 자연훼손 행위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거의 없다고 적은 환경영향평가 보고서가 있다.

이 의원은 “이런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는 다시 지역민간 갈등을 증폭시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비자림시민모임)’ 회원인 김순애 대변인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축소해 진행하고, 주변 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보고서는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비자림로 환경평가 엉터리” 주장
지난 2018년 8월 2~3일 짧은 기간에 제주 비자림로의 1000그루 가까운 나무가 베어졌다. 대부분 40년 이상 비자림로를 지켜온 나무들이었다.

이와 관련, 그 나무들이 베어짐과 동시에 그 나무들에 기대어 살고 있던 수많은 생물들의 생명도 위협받았다는 게 비자림시민모임의 입장이다.

또 전국 여론에 놀란 원희룡 제주지사는 곧바로 잠시 공사를 중단하긴 했지만 생태파괴에 대한 깊은 고민과 대안도 없는 상태로 공사를 재개했다.

그리고 2019년 다시 수천 그루의 나무들이 베어지고 지하수 자원 보전 1등급 지역인 천미천이 마구 파헤쳐졌다.

2018년 공사가 시작됐을 때 전국의 많은 시민들과 제주도민들이 분노했다. 하지만 사업 당사자인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 등 필요한 제도적 절차들을 모두 밟았기에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리고 환경청도, 제주도의회도 비자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절차를 다 거쳤기에 되돌리기 어렵다는 답변만 줬다.

헌데 비자림로 공사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업체는 제주도가 시행하거나 개발업자가 시행하는 다양한 개발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및 사후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고 있다.

비자림시민모임 등은 “좁은 제주 지역에서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업체에게 가장 영향력이 있는 고객이자 큰손”이라며 “따라서 어떤 업체도 제주도의 사업 계획에 방해가 되는 내용을 담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비자림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역시 형식적이거나 축소된 현지 소사를 진행한 흔적이 역력했으며, 그 결과 환경영향평가서는 ‘비자림로 구간에 보호종은 나타나지 않아 환경에 대한 영향을 미미하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하던 시민들에 의해 법정보호종 야생동물들이 잇달아 발견됐고, 최근까지 멸종위기 생물 7종, 천연기념물 5종 등 총 12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늦게 환경부는 제주도에 정밀조사와 보전대책 수립을 요구했지만 이 역시 시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진행되지 못했을 절차였다.

개발사업자-평가업체, ‘갑을’관계
경남 창녕 습지훼손에 대해 이보경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거짓·부실보고서 문제의 원인은 개발사업자와 평가업체간 갑을관계 때문”이라며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당초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계성천 하천기본계획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거짓‧부실 작성 검토 전문가 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평가서 심의 과정에 참여한 담당 공무원, 보고서 제출기관 공무원 등 평가서 통과에 관여한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위원회에 참석해 재평가했지만 거짓‧부실의 객관적 검증이 아닌 형식적 절차를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검증을 위한 공유 요청 및 학습이 부족한 상황에서 1회 회의를 마쳤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거짓‧부실을 검증할 수 있는 근거자료 요청을 대부분 묵살했고, 보고서 작성자가 회의 시 질의에서 조사했다고 기술한 다양한 항목의 조사내용에 대해 많은 부분 하지 않았다고 거짓 작성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것으로 판정했다.

또한 거짓‧부실 항목에 대한 내용들 대부분이 위원회에서 제기됐음에도 모두 거짓‧부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월8일 거짓‧부실 작성 재검토 회의를 개최했고, 당월 14일에 2차 재검토 회의를 개최했다.

또 지난 7월3일 낙동강유역환경청 대봉늪 제방공사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 3곳에 대한 사전예고장이 발송됐고, 당월 31일 3개 대행업체에게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거짓·부실 난무하는 환경영향평가서
주로 거짓·부실로 작성된 평가서는 대상지 내 거주 생물종을 고의로 누락시키거나 해당 내용을 축소하고, 해당 지역과 상이한 곳을 조사하여 대체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작성된 평가서가 개발사업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더구나 측정대행업자에게 다시 재대행을 실시한다거나 기존 보고서의 틀을 가져와 단순히 용어만 교체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문제가 지속되는 것은 환경영향평가법상 처벌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환경영향평가법 제56조(환경영향평가업자의 준수사항)의 경우 최장 6개월간 영업정지를 부과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경남 창녕 대봉늪 전략·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서도 훼손수목량 산정문제, 법정보호종 조사누락, 현존식생도 조사누락 등의 3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그러나 대행업체는 영업정지 7.5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또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협의하고 검토하는 기관인 환경부는 거짓·부실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를 협의해도 어떠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이정미 의원은 “환경부가 거짓·부실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를 협의한다면 처벌대상에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거짓되고 부실한 보고서로 공사가 승인됐다면 공사가 진행 중이더라도 소급적용 받아 중단될 수 있도록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나아가 “전국의 거짓·부실 작성한 환경영향평가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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