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탄소수지로 본 산불 피해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3-03-07 01: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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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산불 뉴스 빈도가 늘어나는 것을 보니 다시 산불의 계절이 돌아 왔나 보다. 발화 원인도 매년 유사하여 논두렁 태우기, 쓰레기 소각, 담뱃불 등이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그들의 위험을 그렇게 강조하였지만 학습효과가 전혀 없어 보인다. 

 

주민의 요구를 내세우면서 피해목을 제거하고, 송이생산을 도구 삼아 불에 민감하여 불 피해를 키우는 소나무를 계속 조림하며, 산사태를 핑계 삼으며 대규모 토목 사업을 벌이는 등 피해지 처리대책도 별반 변화가 없다. 그 사이 과도한 예산 투자로 국가 경제는 멍들고, 이 땅의 자연 또한 산불에 더해 과도한 간섭으로 멍들고 있다.

 

▲ 산불현장 <사진 : 산림청>

이제 많은 경험을 하였으니 우리 모두 현명한 판단을 하여 우선 산불을 내지 않도록 주의하고, 피해지 복원은 자연이 간직해 온 본래 특성인 생태적 특성을 존중하여 진행하기를 소망해 본다.


우리나라가 가진 기후 특성 상 봄은 매우 건조하고 바람도 강하여 건조를 부추긴다. 여기에 최근 빠르게 진행 중인 기후변화가 추가되어 건조를 더 부추기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특히 겨울기온이 크게 상승하면서 눈 가뭄 현상이 나타나고, 봄철의 기온상승으로 인한 증발산량의 증가는 생물이 필요로 하는 물 부족현상, 즉 생태적 가뭄을 유발하며 생태계 전반을 건조하게 만들고 있다. 불이 발생하는 세 가지 요인 중 연료를 말리는 기후조건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다. 

 

그러한 환경 특성과 우리 스스로 추가한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전보다 더 주의 깊은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논두렁 태우기는 해충발생을 줄이는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경폐기물 소각은 다이옥신 발생을 유발하며 암발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흡연의 악영향도 많이 밝혀져 있다. 이제 그런 행위를 멈춰야 할 때다.


우리가 유발한 산불이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를 유발하여 산불 위험을 키우고 있는 탄소수지 측면을 검토해 보자. 작년 이맘때 발생하여 산불 지속기간과 피해 규모에 관한 우리나라 기록을 갈아치운 울진 산불피해지를 예로 삼아 평가해보자.


IPCC 기준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계산한다. Lfire = A · MB · Cf · Gef · 10-3 (Lfire= 화재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단위: ton), A = 연소된 면적, ha, MB = 연소 가능한 연료의 질량, ton/ha, Cf = 연소 계수, Gef= 배출계수, g/kg)
불에 탄 면적은 약 21,000 ha이고, 연소 가능한 질량은 활엽수 13 tonC·ha-1, 침엽수 22 ton C·ha-1로 평균 17.5 ton C·ha-1, 연소계수 0.63 그리고 배출계수 1,550 g·kg-1을 적용하여 계산해보니 353,167.5 ton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나온다.


우리나라 숲의 면적은 약 650만 ha이고, 산림청이 보고한 우리나라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약 4,500만 톤 정도이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능을 계산해 보면, ha 당 6.9 톤 정도가 나온다. 이 값을 울진 산불 피해지에 적용하여 계산해보니 열흘 동안의 울진 산불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그 당시 불에 탄 산림이 온전한 상태로 5년 동안 흡수해야하는 양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이다.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나라이다 보니 수출상품은 주로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우리나라 자연이 흡수하는 양의 20배 가까이에 이르고 있다. 우리가 국제사회와 이루어내기로 약속한 탄소중립은 20배 가량 높은 탄소 발생량과 자연이 발휘하는 흡수량이 같아지는 것이다. 각고의 노력으로도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그러나 탄소중립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은 날로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부주의로 발생하는 산불이 이러한 불균형을 더 부추기고 있다. 더구나 탄소 흡수원으로 기능하여 탄소중립을 이루어내는데 도움을 주어야 할 숲이 불에 타 탄소흡수원으로 변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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