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인 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전기.전자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전기.전자기기 등의 이용이 급속히 증가하여 전자파의 인체 위해성 여부에 대한 국제적인 논란이 수 십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전자기장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특히 고압선로에서 발생되는 전자파에 대한 전자기장 인체규제치가 국제적으로 통일되어 있지 않고, 국가와 지역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 국의 여론은 고압 송전선로망이 인체에 유해하다는데에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최근에 전자파의 인체 위해성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기 시작하여 고압선로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인체손상에 대한 두려움과 소유재산가치 하락 때문에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인체위해성분석
극저주파 자기장 노출에 대한 반응은 역학적·생리학적인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이루어진다. 역학적 연구는 질병의 원인과 인체에 대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방법이 아니고, 근본적으로 관찰에 근거를 두면서 통계학적인 관련성을 이끌어 내는 간접적인 비교 연구방법이다.
이는 직업, 생활환경, 생활방식 등에 노출된 사람들의 자료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연구의 최종결과에 부합되는 사례수(cases)와 대조군(control)을 선택하여 상대적 위험도(odds ratio)를 통계학적인 방법으로 고찰하는 연구이다. 질병에 노출될 위험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서는 역학적 연구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노출에 대한 위험인자와 질병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가 역학적 연구에 의해 통계학적으로 어떻게 분석되어지는 지를 보여줄 수가 있다.
생체실험(in vivo)인 동물실험에서는 생체에 어떠한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보여줄 수가 있다. 또한 세포실험(in vitro)연구는 생체의 조직 일부 또는 세포를 분리시켜, 노출에 의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조사하는 실험이다. 이 세포실험은 외부 환경요인을 최대한 억제한 상태에서 수행하여야 하는 실험관 실험이다. 세포실험의 결과가 전체 개체에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분석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노출에 의해 개체에 어떠한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를 밝혀주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따라서 in vitro연구에 의한 건강위해성 평가와 in vivo연구에서 얻어지는 결과가 항상 같지는 않기 때문에 역학적 연구와 in vivo 연구에 대한 새로운 논문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자원자연구(volunteer study)는 위험도 평가에 있어서 그 결과를 최종적으로 적용 하는 것이 가능하며, 전체 내분비시스템을 포괄해서 광범위한 평가를 할 수가 있고, 보다 넓은 범위의 메커니즘을 포함한 적용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연구에서 얻어진 결과와 비교가 가능하다.
세포내 다양한 기능변화 초래
최근 고압송전선 등 강력한 전자계원의 등장으로 유럽에서는 상용주파수 전자파의 전계 및 자계가 생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많은 연구를 수행하여 왔으며, 50/60 ㎐ 인극저주파나 초고주파에 인체가 장기간 노출될 경우에 전자파에 대한 현재까지 실험실 연구를 통하여 이러한 극저주파 자기장이 인체 건강에 유해하다는 결론을 명확히 내리지 못하고 있으나, 자기장이 어떻게 생물학적 과정을 통해 인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간접적으로나마 규명이 되고 있다.
인체가 극저주파에 장기간 노출이 되면 인체 내에 유도전류가 생성되고, 또한 세포막 내외에 존재하는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이온 등 각종 이온의 방출로 전류가 비선형적 파형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체에 불균형을 초래하여 호르몬분비의 변화 및 면역세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의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강위해성을 다양한 연구방법을 통하여 분석한 각종 연구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세포실험연구(in vitro 실험)를 통하여 D.B.Lyle은 1983년 논문발표를 통해 60 Hz의 전기장에 의해 백혈구인 T-임파구 활동이 감소하고, 전자기장에 노출된 T-임파구에서 칼슘이동이 증가함을 보였다. 이 실험으로 전자기장이 면역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1992년 R.Goodman은 저주파 전자기장이 세포활동에 영향을 주는 mRNA의 복사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970년대 말에 Adey는 닭의 뇌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 미약한 전자파가 칼슘결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닭의 뇌세포에서 발생한 칼슘 결합의 변화는 인간의 세포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Adey는 1988년 전자기장에 의해 세포막에 있는 수용기에서 세포막내로 보내는 신호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전자기장이 암을 촉진(promotion)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였다.
이와 같은 세포실험연구는 부분적으로 상호연구결과들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저주파 전자기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세포내의 다양한 기능변화로 인한 위해성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동물의 세포실험을 통한 연구와 다르게 극저주파 전자기장이 미치는 총체적인 영향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1980년 R.Becker는 60 Hz 전기장에 노출된 쥐에서 체중이 증가하거나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 전자기장이 동물에게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하였다.
1976년 UCLA연구팀은 미약한 전장노출로 인해 원숭이의 행동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관찰하고, 이러한 행동변화를 가져온 요인을 비둘기의 귀소본능에 대한 자기장의 영향, 물고기의 자기장을 이용한 먹이감지, 인간의 10 Hz 전장에 의한 24주기 리듬과 관련지어 설명하였다.
또한 Wilson은 쥐를 전장에 노출한 결과 야간에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 감소한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멜라토닌은 야간에 많이 분비되며 낮에는 분비가 거의 없어 주야간 생체리듬에 관여하며, 세포분열시에 분비량이 감소함이 관찰되어 암 발생과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호르몬이다. 1982년 스페인의 Delgado는 동물의 전자기장에 노출된 계란에서 그렇지 않은 계란에 비해서 현저한 발육저하를 관찰하였다.
60 Hz 전자기장의 역학연구에서는 대부분 2mG(0.2 μT, 1 μT=10 mG)를 기준으로 노출군과 비노출군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고압선로 부근에 사는 아동들의 백혈병 발생률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압 선로 40m이내 소아백혈병 2-3배 높아
고압선로에서의 자기장 노출과 소아백혈병발생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고압선로에서 발생되는 3mG이상의 자기장에 노출할 경우 소아백혈병 발병율이 높다는 사실이 통계학적인 자료에 의해 밝혀졌다.
고압선로와 소아암에 관한 역학적 연구는 1979년 Wertheimer와 Leeper에 의해 덴버에서 1950-1973년 사이 암으로 사망한 19세 이하 344명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소아백혈병에 대한 상대적 위험도 OR이 3.0이고, 중앙신경계종양의 OR이2.4, 모든 암에 대한 OR은 2.28 의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에서 고압 선로로부터 40m이내에 거주한 어린이들이 다른 어린이들에 비해 소아백혈병으로 사망한 숫자가 2-3배 높았으며, 고압선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자기장에 의한 것으로 추론하였다.
극저주파 자기장도 암질병 발생
극저주파 자기장의 만성적인 노출에 의한 인체 위해성 문제를 두고 찬반의 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은 전자기장 노출과 암발생에 대한 상관관계가 명확히 규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0.3-0.4μT 이상의 자기장에 주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소아백혈병 등과 같은 암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는 전자기장 노출과 암질병 발생과의 연관성을 통계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다고 하겠다.
고압선로에서 발생되는 극저주파 전자기장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일반인과 전자파노출 관련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업인의 누적적 노출에 대하여 독일, 스위스 등 일부 국가들은 전자파 노출에 대한 표준 및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정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이러한 고압송배전시설들을 주거지역으로부터 최대한 멀게 또는 설치자체를 포기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있는 경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건강위험성에 대한 대책이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비한 중장기 계획수립 및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여야 하고, 보다 체계적인 연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효율적인 전자파관리 방안
고압선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자기장의 노출이 유아원, 초등학교, ,병원, 밀집 거주지 등에 미치는 건강위해성에 대한 효율적인 전자파관리 방안은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제시되고 있다.
첫째, 신설될 고압선로 인근의 유아원, 초등학교 등의 환경민감지역에서는 전자기장 방출기준을 엄격히 설정하고, 현재 유아원 및 초등학교 인근을 통과하는 고압선로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측면과 경제적으로 수용 가능성을 고려한 단계별 전자파 방출치를 제한 적용하는 방안이 있다.
둘째로는 인체권고치에 따른 고압선로 주변의 지형을 고려한 최소한의 이격거리 설정이 필요하며, 신설될 초등학교는 고압선로 및 철탑과의 최소한의 이격거리를 강력히 권고토록 하는 방안이다. 특히 유아원 및 초등학교 건물 등의 신설시에 인체권고치를 0.2μT로 정하여 그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이격거리를 설정하는 방안이다.
끝으로 인구 밀집지역을 통과하는 고압선로로 인한 민원이 극심한 경우에는 현명한 회피의 저감 정책방안으로 고압선의 전류세기를 연차별 감소, 차폐 가능한 지중화계획, 고압선로 및 철탑에 대한 제한구역 설정 등을 관련 전력회사와 주민들간의 협의를 유도하여 해결하는 방안이 제시되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고압선로 등의 전자기장에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일반인 및 직업인에 대하여 비록 과학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과학적인 연구결과만을 기다리지 말고, 잠재적인 위험성을 사전에 예견하여 차후 심각한 위험성에 대한 조치를 미리 적용하는 예방적 관리정책을 부분적이나마 도입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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