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협을 빈번하게 오가는 대형 선박이 해양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 되고 있다. 문제는 밸러스트 워터(ballast water). 보통 선체는 짐을 가득 싣고 항해하는 상황에 맞춰 설계된다. 그러나 물건을 싣지 않고 공해상에 나오게 되면 물에 잠기는 깊이가 낮아져 배가 평형을 잡기 어렵게 된다. 이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항해를 위해 전용 밸러스트 탱크와 일부 화물칸에 채우는 바닷물을 밸러스트 워터라고 한다. 보통 25만 톤 규모의 화물선은 10만 톤의 밸러스트 워터가 채워진다고 하는데, 출항할 때 선체 내로 채운 바닷물은 도착지 공해상에 그대로 버려진다. 이렇게 해마다 세계 각국을 이동하는 밸러스트 워터는 약 100억 톤, 문제는 이 물 속에 살고 있는 생물과 각종 병원균이다. 이들 생물은 전혀 다른 조건의 해양에 번식하며 인근 생태계를 황폐화 시키고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린다.
호주의 항구도시 ‘포트’에서는 홋가이도산 아무르불가사리가 목재를 수입하던 선박의 밸러스트 워터를 통해 유입, 이 도시의 주 수입원이던 가리비와 전복, 굴, 조개 등을 황폐화 시킨 사례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밸러스트 워터에 대한 문제가 확대되자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04년 ‘밸러스트워터 처리에 관한 국제협약’을 체결하고, 오는 ’09년부터 밸러스트 워터 처리장치를 선박에 탑재하거나 공해상에서 교환하도록 강제 규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밸러스트 워터 처리기술에 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무법자‘밸러스트 워터’
현재 국내외에서 개발되고 있는 밸러스트 수처리 기술은 크게 UV처리법, 오존처리법, 열처리법 등이 있다. 환경벤처기업 세호코리아(대표. 노준혁/해양환경공학박사)가 현재 연구·개발하고 있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의 해양생물체 제거기술’은 기존의 수처리 기술과 달리 단시간에 대용량의 밸러스트워터를 처리할 수 있고, 전기 분해 기술을 적용해 더욱 효과적이며 환경친화적으로 해양생물체와 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호코리아의 해수 전해법의 기본원리는 다음과 같다. 해수를 인위적으로 전기 분해하면 새수내의 주요 구성물질인 염화나트륨(NaOh)이 발생하며, 최종적으로는 차아염소산나트륨(NaOCl)으로 변환하여 발생된다. 해수를 전기 분해하면 양극에서는 부식성이 강한 염소 가스가, 음극에서는 과산화나트륨(NaOH)이 발생하며 최종적으로 차아염소산나트륨과 수소 가스가 발생된다. 동사는 이 원리를 이용해 선박의 밸러스트 수에 포함된 해양 생물체들을 제거하기 위한 기본적 적용 가능성을 연구했다. 그 결과 해양 생물체의 살균 및 제거에 사용된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자외선이 존재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염화나트륨으로 복원되는 환경친화적 특성이 확인됐으며, 자외선 조사량이 적을 경우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의 농도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노준혁 세호코리아 대표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의 잔류효과를 활용해 밸러스트 탱크 내에서 해수에 포함된 해양생물체들을 살균 및 제거하고, 차아염소산나트륨이 포함된 밸러스트수를 선박에서 해양으로 배출 자연 환원되어 해수 전해법을 밸러스트 수처리시스템에 환경친화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는 결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이고 환경친화적
밸러스트 수 처리시스템‘개발’
이 기술을 선박의 밸러스트 수 처리시스템에 적용하면 우선 유입된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생성시키고, 이를 항해 시간 동안 적절히 밸러스트 탱크에 살포해 원생동물부터 동물성플라크톤, 저서동물 유생, 해조류 성체에 이르기까지 교란인자를 확실히 제거한다. 이후 차아염소산나트륨에 바닷물로 전환돼 다시 공해상으로 버려지는 원리다.
노 대표는 “해수 전해법에 의해 발생된 차아염소산나트륨의 살균력을 활용해 해수 내에 포함된 생물체 및 병원성 미생물들의 영양 단계별 농도 시험을 실시한 결과 적정 농도로 차아염소산나트륨을 밸러스트수에 투입할 경우 생물체 제거에 아주 효과적이며 IMO의 밸러스트 수 처리기준을 충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호코리아가 시험 설계 및 제작한 밸러스트 수 처리시스템 파이롯 플랜트에 따르면, 차아염소산의 농도를 5ppm으로 적용할 경우 당초 연구계획의 4배 용량인 시간당 4톤의 밸러스트 수를 처리할 수 있으며, 농도를 20ppm으로 적용시에는 당초 예측인 시간당 1톤의 밸러스트 수를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준혁 대표는 “해수 내의 해양 생물체를 처리할 때 차아염소산나트륨의 농도를 5ppm으로 적용하면 1톤의 해수를 처리하는데 50W의 전기가 소요되며, 이를 가정용 전기료로 환산할 경우 톤당 약 10원의 저렴한 전기료가 소요돼 매우 경제적인 기술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또 “이 시스템의 제작 가격은 오존 및 UV처리법에 비해 절반 ~1/3 이하일 것으로 예상되며, 시스템의 내구성은 연중 24시간 가동시에도 약 3년간 사용이 가능해 실용화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취재/ 박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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