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폴리스 울산’위한 110대 환경 실천과제 수립
제2차 산업의 우렁찬 수레소리가 동해를 진동하고, 산업생산의 검은 연기가 대기 속에 뻗어나가는 그 날엔 국가민족의 희망과 발전이 이에 도래하였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울산의 관문인 공업탑로터리 중간에 우뚝 서있는 공업탑의 비문 중 일부다.
이는 ‘62년 울산공업센터가 건립된 후 울산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세워진 것으로 비문은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육군대장 박정희’이름으로 새겨져 있다. 과거 공업도시를 중심으로 성장해오면서 높은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나는 ‘회색도시’로서 낙인찍혔던 울산은 과거 환경은 뒷전이고 성장이 우선이었던 시절 환경오염 때문에 온산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그야말로 씁쓰레한 추억이 있다. 하지만 이제 울산은 개발과 보전의 조화,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생태도시건설을 위해 지난해 6월 5일 ‘에코폴리스 울산’을 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110대 세부실천과제를 수립·추진 중으로 지자체 가운데 대표적인 환경도시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어 관심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울산 석유화학공업 단지내의 녹지공간에서 삼성석유화학 환경안전팀 직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편집자주 -
공업도시·산업도시 메카 울산
40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 견인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울산은 ’95년 1월 1일 울산시·군이 통합되어 ’97년 7월 15일 광역시로 승격됐으며, 면적은 서울의 약 1.7배인 1,056.6㎢로 7대 도시 중 가장 넓다.
서울 인구의 약 1/10가량 되는 약 107만 여명(’03년 기준)이 거주하는 울산광역시는 태화강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다. 근대화 이래 ‘공업도시, 산업도시’로서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울산은 경주방면인 북에서 흘러 내려온 동천강이 태화강과 합류해 울산항을 이루고 있고, 그 항만의 양쪽에는 방어진항과 장생포항이 마주하고 있다.
이 항만을 빠져 내안을 이룬 구릉지는 공업용수가 풍부하고, 지반이 경암질로 형성되어 공장건설은 물론 울산이 공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울산·미포 및 온산국가산업단지와 4개의 농공단지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울산은 ’02년 공업·제조업 생산액이 76조 4360억원으로 전국 공업·제조업 생산액의 12%를 차지, 경기도에 이어 2위로 여전히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한 최대의 산업도시임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울산도 더 큰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있어 말 못할 고민이 있다. 과거 환경보다는 개발 우선의 도시계획으로 성장하면서 지금까지 매캐한 냄새와 공장굴뚝, 그리고 자욱한 검은 안개의 회색도시로 사람들의 인식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올해 울산시민대토론회에서 도시 이미지에 대해 물어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울산의 이미지로 공업도시를 꼽았으며, 이밖에 12%가 공업도시, 10.7%가 노동자도시, 5.5%가 대기업중심도시라고 답해 전형적인 산업도시로만 인식하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Ecopolis 울산’건설위한 110대 과제마련 / 市예산 1/4 환경분야 투자 친환경도시 건설
하지만 울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6개 광역자치단체(시·도)를 대상으로 환경부가 실시하는 환경관리실태 평가에서 지난해와 올해 2회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으며, 환경부가 선정한 156개 환경친화기업지정(’04년 7월 기준) 가운데 울산시 소재기업 18개사가 포함되어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시가 환경개선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비용은 민선 원년 ’95년 총예산액의 15.4%인 1,265억원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해 ’03년 총예산액 1조 3,097억원의 25.5%인 3,335억원에 이르고 있다.
오는 ’09년까지 ‘Ecopolis 울산’을 만들겠다는 커다란 목표아래 110대 세부과제를 선정하고, 시 예산의 1/4정도를 환경분야에 투자해 이제는 친환경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울산은 기존의 환경관리를 강화하고, 태화강 생태공원 조성사업 등 새로운 대규모 환경단지 조성사업을 실시하는 등 환경사업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이의 실천에 착수했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울산시와 울산지방검찰청이 함께 대기업, 중소기업, 민간환경운동가 등을 대상으로 울산환경대상을 수여하고, 시와 기업이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자율환경관리협약을 체결하는 등 자성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제치늪’ 등 자연도시 공간 많아
환경도시 잠재된 무한한 가능성 발견
산업도시인 울산에도 인간에 의한 환경사업 외에도 그야말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에 소재한 정족산 정상 바로 아래 능선을 따라 형성된 산지 고층늪지인 ‘무제치늪’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곳은 오랜 세월에 걸쳐 화강암의 풍화작용과 홍수 등에 의해 형성된 분지 형태의 4개 습지로 지질조사결과 생성연대가 약 6천여년 전인 것으로 밝혀서 국내에서 과학적 검증을 거친 늪 중에 가장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지형 및 지질이 특이해 학술적 연구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새로 조성되고 있는 태화강 생태공원의 경우도 인공공원의 모습이 아닌 강 주변에 위치한 대나무 숲과 습지 등을 그대로 살려 조성되고 있다. 이 밖에 울산에는 천연기념물인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각석 등의 문화유산을 비롯해 영남알프스로 이름난 가지산, 신불산, 간월산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진하·일산 해수욕장, 정자 강변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전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주군 내 간절곶 등 숨어있는 보물들이 많다”는 울산시청 관계 공무원의 말처럼 울산 곳곳에는 숨어있는 자연생태를 마주할 때마다 환경도시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정화처리된 하얀 연기조차 배출 안해
‘환경’·‘개발’고려한 계획도시로
주위 환경에 대한 척도는 객관적인 수치 및 결과만큼이나 ‘사람’이 느끼는 ‘체감정도’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울산시를 보면 알 수 있다.
울산의 대표적인 공단인 석유화학단지의 경우 공장 굴뚝에서 정화처리 이후 나오는 하얀 연기조차 인식상의 문제로 가능한 배출하지 않도록 하는 등 굳어진 선입견 때문에 세심한 부분까지 더욱 신경 쓰고 있을 정도다.
어느 국가나 도시든 ‘환경’과 ‘개발’의 양쪽 측면의 잣대로 끊임없이 저울질하게 된다. 그간의 역사를 훑어보면 개발·성장이 판정승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대기업 등 탄탄한 경제력과 기반을 갖고 민·관·기업이 환경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람의 인식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또한 한번 파괴된 환경을 다시 살리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도시계획, 개발우선 도시계획으로 조성된 울산이 환경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취재 당일, 화창하게 파란 하늘에 떠있는 하얀 뭉게구름이 울산이 환경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엿보게 한다.
오는 ’05년 5월 31일 제10회 바다의 행사가 울산에서 치러지는 것으로 최근 확정됐다. 이번 행사는 고래와 관련한 국제회의인 IWC 연례회의(5월27일∼6월24일)와 고래축제(5월말∼6월초)와 연계해 윈드서핑대회, 수산종묘방류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흔치않은 기회를 통해 환경도시, 해양문화도시로 변화하는 울산을 온 몸으로 마음껏 체험해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 / 본지 합동취재단
정리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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