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품질 공정성 상실은 심의위원 직무유기
국내 정수기의 시장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섰지만 소비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유해물질을 걸러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원래의 물보다 수질을 악화시키는 정수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정수기 시장에 먹구름이 감돌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수년전부터 본지 및 전문가집단에 의해 거론되어 왔으나 정수기조합이 자체적으로 구성한 정수기 품질 심의위원회가 방패막이를 하면서 내면의 불신을 키워 왔다. 이 같은 문제가 결국 조합과 몇몇 심의위원과의 마찰로 정수기 필터 세균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불거져 방송매체의 전파를 타면서 여론화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모방송사에서는‘믿을 수 있는 물’을 내세워서 소비자들을 현혹해온 ‘믿을 수 없는 정수기’의 실상을 취재하면서 정수기 필터 세균문제를 집중 조명, 국민들에게 정수기의 허실을 밝힌바 있다. 한달 후 정수기 문제를 다룬 방송에서 수돗물에 녹아있는 중금속 문제를 비롯하여, 세균문제, 관리제도 미비문제, 심의위원회 문제, 정수기조합의 감사문제, 제조사 영업사원들의 판매수법 문제, 수질검사 대상 시료문제 등 정수기 전반의 문제점을 실랄하게 비판하므로써 조합의 15년 밀실정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업계는 뒤늦게 자성의 입장을 나타내어 제조업자들은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고, 철저한 품질관리와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광고를 냈으며, 정수기 심의위원 3명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심의위원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사퇴를 밝힌 정수기 심의위원 중 한사람인 Y대의 J교수는 방송에서“저희 심의위원들은 현행 정수기 품질 심의의 내용과 구조가 국민건강과 안녕을 지키지 못한다는 불합리한 점들을 수년간 지적하고 그것을 개선할 것을 건의해 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지를 않으므로 더 이상 심의위원으로서 부당한 심의를 계속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들은 사퇴를 결정했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89년 12월 22일 정수기공업협회가 출범했고, 이후 ‘92년 12월 10일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이 당시 보건사회부의 인가를 받아 공식 출범했으며, ‘93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록, ‘94년 5월 4일 보사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됐다.
심의위원 사퇴 밝힌 위원 재위촉해달라 주문
그러나, 사퇴를 밝힌 J모 교수를 비롯한 3명의 심의위원들은 초창기인 ‘98년부터 정수기 심의위원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나 직접적이든 도의적이든 그 책임의 한계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입장이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의 품질 심의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은 지난 98년으로 이때부터 J모 교수를 비롯한 15명이 활동했으며, J 모 교수는 소비자단체의 K, 수질검사소 B씨 등은 초창기부터 활동 현재까지 500만개의 물마크를 심의하여 국회포럼이 열린 공식석상에서 이처럼 문제를 방치하게 한 것은 심의위원들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채널로 사퇴를 밝힌 바 있는 J모 교수는 최근들어 환경부를 오가며 다시 품질심의위원으로 위촉해달라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일련의 행동은 학자의 자격의심은 차치하고 이미 모 방송프로그램에서 심의위원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발언 파문으로 우를 범해 당시 품질위원 13명 전원이 사표를 내고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또한 J교수의 주장대로 ‘심의위원들은 현행 정수기 품질 심의의 내용과 구조가 국민건강과 안녕을 지키지 못한다는 불합리한 점’이라는 방송대목은 현재까지 정수기 품질인증승인마크인 물마크가 엉터리라는 이야기의 반증으로 5백 만대의 정수기를 구입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단순 정수과정인 필터뿐인 냉온수기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 정수기를 4∼5백만 원대에 판매(실제적정가격 40만원선)하도록 방치하면서도 ‘품질 심의의 내용과 구조가 국민건강과 안녕을 지키지 못한다는 불합리한 점’을 언급, 우리나라 최고의 물전문가이자 정수기 심의위원으로 연구를 게을리 하여 국민이 불신하고 피해를 받게 만든 격이 되고 말았다.
정수기 미국NBC방송 타고 미국수출 타격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수기가 엉터리라는 보도가 전파를 타는 바람에 이 사실이 미국 NBC에 보도되어 LA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한국산 정수기가 형편없다는 인식을 가지는 바람에 미국시장 및 세계시장으로 팔려나가던 정수기가 작년 6월부터 수출길이 막혀 국내 정수기업계는 수출불황의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공영방송을 통해 사퇴를 밝힌 바 있는 J모 교수를 비롯한 소위 정수기 품질심의위원 3인방(학계, 소비자단체, 연구기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 공고한 인맥관계를 형성해 그들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노선을 걸어왔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이들은 정수기의 각종 전반전인 문제점의 품질을 빌미로 그동안 정수기조합에 정수기에 관한 문제점해결을 구실삼아 연구개발비를 수 차례에 걸쳐 요구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이 청구한 비용이 마음먹은 대로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J모 교수는 ‘01년 10월 30일, 44명의 회원으로 창립총회를 갖고 임의단체인 J연구회를 본인 스스로가 설립해 회장에 취임했으며, 이 연구회를 통해 정수기조합에 연구 용역비 협조를 구하다가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03년 10월 29일 회칙개정안을 통해 J연구회를 다시 M연구회로 명칭개칭 및 정관을 변경, 정수기와 먹는샘물을 포함한 연구단체로 확대개편하기도 했다.
지난해 개최되었던 국회환경포럼은 정수기 심의기관을 먹는물 관리차원에서 품질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정수기 품질인증기관을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한 곳에 두지 말고 여러 곳으로 나누어 다원화시키자는 것에 초점이 모아졌었다.
당시 이 문제에 대해 기자는 즉각 반박기사를 게재(본지178호-정수기 관리제도 일원화냐 다원화냐, 정부·업계 등 합리적 최대공약수 도출이 관건)한 바 있다. 반박기사의 중요내용은 세계적으로 정수기의 품질기관을 다원하한 사례가 없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미국이-NSF, 일본-전국가정용정수기협동조합, 영국-DWI 등 단독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내에서 품질인증기관이 다원화되었을 경우 정수기품질의 객관성과 공정성보다는 정수기업체의 난립으로 각 제조사마다 편파적인 파벌행위의 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 관할부처의 감독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농후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국회환경포럼 정책토론회는 지난해 9월 19일 ‘먹는물관리법과 바람직한 정수기 관리정책 방안’포럼에서 ‘정수기 관리제도 및 검사방법의 문제점과 개선대책’의 8개 사항이 핵심 포인트로 논의된 바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쟁점이 됐던 부문은 개선대책인데, 그 내용은 정부는 품질검사기관을 별도로 지정하지 말고 시설기준이나 표시기준, 사후관리기준 등과 같은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대신 공정한 품질관리와 소비자보호를 위한 책임은 업체에게 부여하므로써 업체 스스로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품질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다.
즉, 정수기의 품질심의위원회를 정수기조합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소비자단체나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환경부가 맡아달라는 이야기이다.
환경부(당시 수도관리과 이정섭 과장)는 정수기를 둘러싼 정수기 품질문제를 비롯한 정수기 품질심의기관 다원화 등 각종 잡음이 지속 제기되자 ‘2003년 12월 정수기의 정수성능 검사방식 개선 등‘정수기관리 개선방안’확정·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환경부의 정수기관리 개선방안의 골자는 정수성능에 따라 정수기 분류를 세분화, 필터 등 주요부품의 규격제정 및 인증제 실시 등 정수성능에 대한 검증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수기 필터의 원산지, 제조원 등 표시기준을 신설하고 판매업자의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처벌조항을 도입 추진하겠다는 것과 정수기 품질심의기구를 개편하여 품질심의의 객관성을 높이고 품질검사기관에 대한 정기감사 등 환경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수돗물에 대해서는 필요이상의 불신을, 그리고 정수기에 대해서는 지나칠 정도의 신뢰를 갖고 있다는 사실과 그리고 여기에 팔짱만 끼고 있는 정부, 품질 심의의 내용과 구조가 국민건강과 안녕을 지키지 못한다는 불합리한 점 등이 오늘의 정수기 문제를 키워 온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고 본다.
그동안 ‘98년 법제화이후 운영하여온 정수기관리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환경부가‘정수기관리 강화방안’을 수립하는 물갈이 작업에 착수했다.
품질인증 심의위원 대폭 물갈이해야
이에 따라 그동안 몇몇 사람에 의해서 엄청난 논란이 일었던 정수기 품질인증심의위원회도 심의위원을 교체하는 등 대폭적인 물갈이 작업에 착수해야 함은 정수기조합의 이미지쇄신과 정수기산업 발전 차원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시대적인 요청이며, 매우 바람직하고 고무적인 이유에서이기 때문이다.
최근 단국대 윤용수교수팀이 연구한 -먹는물관련기기 연구- 에서 현행 품질검사기관인 정수기조합은 조합원사의 권익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 품질검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품질심의위원회를 점검하고 검증할 다른 위원회가 설치되지 않아 효율적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정의했다.
심의위원 구성에서도 조합이사와 정수성능검사기관 관계자는 심의위원에서 배제하도록 해야 하며 전문기술 분야의 소위원회를 품질심의위원회내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따라서, 환경부의 감사를 받는 독자적인 품질심의위원회를 소비자 입장에서 재선정하고(학계 3인, 소비자 3인, 법조계 1인 국공립연구원 3인(정수기 검사기관은 배제), 구조재질전문가 1인, 정수기관련전문가 1인-개정안) 물마크 인증 비용 중 일부를 민영화를 위한 예산으로 확보하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심의위원회는 비전문가라도 공정성을 지키고 여론수렴 및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는 식견을 지닌 인물들로 구성하고 그 하부조직에 전문 기술심의위원회를 설치, 기술인증 심의시 전문가 집단을 구성(1백명 내외)하여 심의위원회가 선정한 실무심의위원(5∼6명내외-수시로 설정)의 심의내용을 최종 심의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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