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동네 이야기'란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그가 30여년동안 '환경동네'에 머물며 느껴온 문제들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환경동네'와 '환경동네사람들'로 나누어 싣고 있다. 먼저 '환경동네'에서는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환경문제들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제시하였다. 이어진 '환경동네 사람들'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그것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책에 수록된 환경문제나 사람들의 이야기는 저자가 지난 30년동안 직접 경험하고 만난 사람들에 관한 것으로, 환경관리의 한 시절을 정리하고 기록한 '환경 역사책'에 가깝다.
그동안 그는 환경공학 박사 학위는 물론 수질관리,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 각각 환경기술사 자격을 취득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은 말그대로 '환경가족'으로 쌍둥이 두딸은 나란히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하고 각각 환경 연구소 연구원과 환경기술사 공부를 하고 있다. 게다가 가까운 핏줄 중에 환경과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아 스스로 ‘환경맨’을 자처함에 조금도 부족할 것이 없다.
'환경동네 이야기'는 그동안 출간된 환경도서와 확연히 구별된다. 그는 환경을 둘러싼 모든 세계를 '동네'로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의 소유자다. 그동안 환경전문가들이 사용했던 '생태계'라는 딱딱한 말 대신 누구나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동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의 책에는 거창한 이론이나 구호를 내세워 해답을 제시하려는 욕심이 없다. 다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모두가 공감하는 해답을 찾고자 힘 쓴 그의 숨은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환경을 '실천'하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이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2부에 실린 '환경동네 사람들'이다. 역대 대통령들에서부터 환경 저널리스트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분야의 환경인에 관한 뒷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박정희 대통령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의 환경관과 업적을 비교해 써 내려간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은 후문까지 담고있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가하면 환경저널리스트를 '친환경그룹'으로 정의하고 그들의 숨은 노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그가 언급한 저널리스트는 조선일보의 한삼희 논설위원을 비롯해 환경미디어 김동환 편집국장, 동아일보 정성희 기자등이다. 그는 김동환 편집국장을 '물에 관한 한 산 역사요, 산 증인'이라고 말하며 '먹는물 관리법'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자구 하나하나에 자문을 받았노라고 기록하고 있다.
역대 환경부 장관들의 숨겨진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정부의 공약과 환경단체들의 시선을 저울질하며 환경을 짊어지고 걸어야 했던 역대 장관들의 뒷 이야기가 소상하게 담겨있다.
개발과 보전을 조화롭게 이끌고자 했던 조경식 장관, 내무관료답게 현장과 실무를 중요시 했던 이재창 장관, 강한 조직력과 타고난 보스기질의 허남훈 장관, 언론과의 마찰탓에 짧은 임기로 떠나야 했지만 검소했던 황산성 장관, 실무감각과 언론친화로 최장수 환경부 장관기록을 세운 김명자 장관이 그 주인공들이다.
어려움 속에서 환경산업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기업인들의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환경기술 개발을 위해 힘을 쏟았던 이달우 코트렐 사장과, 한때 곽결호 장관과 함께 유력한 장관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등이 그들이다.
환경운동연합 최열 대표가 책소개를 통해 밝혔듯 전체적으로 '환경동네 이야기'는 환경동네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이야기이며, 사람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는 자연의 모든 생물이 균형을 이루고 '환경동네'의 법과 원칙을 소중히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은 '아는 것'에 머무는 일이 아니라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해 나가는 일이란 사실을 독자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신현국 (1952)
경북 문경출생, 영남대를 거쳐 KAIST 졸업.
1980년 환경부에 들어간 이후 대구환경청장, 경인환경청장, 환경부 공보관 역임
1987년 AIT에서 환경공학 박사 취득, 수질관리·폐기물처리 환경기술사 취득
KAIST, 이화여대, 건국대, 시립대, 아주대등 출강
現. 계명대 교수, 전진포럼 공동대표, 문경미래연구소 대표.
저서 - '시민을 위한 환경이야기', '환경학개론', '환경과학총론'
리뷰 인터뷰 / ‘우리는 환경가족’
아빠의 환경사랑 저희가 이어갈래요
신지현씨(27)는 신현국 박사의 둘째딸이다. 그녀는 현재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정책연구부의 위촉연구원으로 근무중이다. 매번 새벽같이 일어나 출근 두시간, 퇴근 두시간반을 마다하지 않고 수지 집에서 출퇴근할 만큼 성실하기로 소문나 있다.
"최근에 아빠가 이상적인 이성상을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 '성실한 사람'을 유독 강조하셨던 것 같아요"
그녀는 '03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하고 작년부터 연구원에서 김광임박사의 '폐기물관리방안연구'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현재는 '농촌개방에 따른 환경영향' 연구를 맡고 있다.
환경분야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그녀는 "자연과학부를 전공해 특별히 관심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아빠의 영향도 무시할 순 없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그녀의 가계도를 엿보면 '환경가족'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우선 신현국 前청장이 30년 가까이 환경분야의 공직생활에 몸담은 인물이며, 쌍둥이 언니인 장녀 신지형씨는 함께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수료하고, 작년 12월부터 토지공사에서 환경분야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현재 그녀는 토지공사 사업개발처에 근무중이다.
아울러 올 7월에 전역을 앞두고 있는 남동생 신희철군이 휴가때마다 환경공무원 일을 시작해보겠다고 뜻을 전해 사실상 전가족이 '환경인'인 셈이다. 가족구성원 모두가 환경분야에 몸담고 있는 근래에 보기 드문 환경가족이다.
이러한 가족의 '환경내력'은 직계가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에서 유학중인 큰 고모 아들(남광희)이 환경부 과장으로 있고, 둘째 고모의 장녀(김해송)는 경인환경청에 주사로 근무중이다. "친척의 결혼식이 있어 가족 모두 함께 할 시간이 있었는데 마치 환경그룹의 모임을 보는 것 같았어요" 가족이 함께 하는 자리의 화제는 늘 환경이라며 그녀는 일가족의 풍경을 그렇게 표현했다.
"아빠는 자상하신 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매우 엄하시고 철저한 분이에요" 함께 농담을 잘 건네고 크고 작은 일을 자상하게 상의해 주지만 일단 어떤 일을 시작하면 매우 치밀하고 타협을 모르는 철저한 분이시라고. “일에 대한 추진력도 강해 한번 맘먹은 일은 그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한편, 그녀의 어머니 박세정(63) 여사도 빼놓을 수 없는 환경멤버다. 가족구성원 모두가 환경분야에 자리잡을 동안 가장 큰 지원세력으로 위치해 사소한 부분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환경가족'의 내무부 장관이다. "엄마는 지나칠 정도로 늘 걱정이 많으세요, 아빠와 저희의 하찮은 일까지 도와주시고 걱정해 주신답니다" 이런 이유로 신현국 박사도 아내의 내조에 늘 감사해 왔다고 한다.
이렇게 화목한 가족에게도 한 차례의 시련이 있었다. 신현국 박사가 문경시장에 출마하여 낙선했을 즈음이다.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고도 뜻을 이루지 못해 낙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맘적인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이 시기의 어려움들은 환경가족다운 면모를 발휘해 더욱 돈독한 가족애로 극복했다고 그녀는 회고한다.
신지현씨는 환경인으로 포부가 크다. 환경분야중 유독 폐기물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석사논문도 폐기물을 대상으로 했다. "인식의 전환은 많이 진행되었어도 제도적인 체계가 아직 미흡해요. 시민단체의 활동을 장려하면서 방법론을 생각해 볼 예정이에요" 그녀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환경박사'에 도전하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쌍둥이 자매가 모두 환경대학원을 졸업하고 각자 환경 분야로 첫걸음을 내딛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누구보다 아버지 신현국 박사였다고.
"아빠의 환경사랑을 저희 가족 모두가 이어갈 생각이에요" 그녀는 다짐하듯 말하며 짧은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서둘러 인사를 나누고 연구원 계단을 오르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자는 '가족'이라는 최소 공동체로 출발한 환경사랑이 세상의 모든 음지로 전해질 듯한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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