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시청본관 청사의 후정(後庭) 주차장을 축소하고 녹지공간을 조성하여, 예정된 기간보다 한달여 단축된 작년 11월 30일 준공을 완료했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맞물려 진행된 이번 공사의 취지는 시청을 찾는 시민들에게 도심 속에서 푸르른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휴식처를 제공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적극 유도한다는 목표아래 진행되었다.
작년 9월 26일부터 시작된 공사는 기존 포장을 철거하고 413m에 달하는 우·오수관을 매설하며 1,800㎡ 사고석 포장, 점토벽돌포장 1,498㎡를 완공했다. 식재된 수목은 소나무 등 30종의 13,200주이며 섬초롱꽃 등 20종의 20,000본도 초화류도 식재되었다.
시청본관 녹지 조성공사는 '03년 5월 시장방침 결정 및 사업시행지시에 따라 동년 6월 실시설계 용역시행을 통해 9월 26일 공사착공에 들어갔다. 총 1,350백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공사는 전도종합건설 외 3개사가 시공에 참여, 착공 두 달만에 완료했다.
세부조성내용을 살펴보면 녹지 및 보행공간 확보를 위해 수목 위주의 식재가 이루어 졌으며 청사건물과의 조화를 위해 보행공간을 점토벽돌로 포장했다고 서울시측은 밝혔다. 또한 차량통행공간은 투수성이 있는 사고석으로 폭 4m 연장 257m 에 보행동선과 보차공존 개념으로 포장되었다. Info-park, 만남의 뜰, 지하철 역사주변은 선형조정과 보완식재 공정을 통해 문화행사 장소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주자창 공간을 대폭 축소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며 시민을 위한 녹지 공간을 마련했다는 데 이번 공사의 의의가 있다. 현재 시청본관은 공사를 마무리하여 식재된 나무들과 시청건물의 옛스런 고풍이 어울려 한겨울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재활용 자재 대체 가능 품목도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적인 공사 준공에 더불어 그 의미를 반감시키는 요소가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문제는 많은 부분의 예산이 투입된 포장공사의 재활용 자재 사용이다. 서울시 건설안전본부의 자재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재활용은 사용가능한 기존의 도로 경계석 위주로 활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재활용 자재로 대체가 가능했던 부분은 고려되지 않은채 점토블록과 사고석으로 시공되었다는 사실이 문제다. 이를 두고 관계자들은 전체적인 미관과 기존 구조물과의 조화를 위해 가장 적합한 소재를 선택 시공하였으며 점토블록과 사고석 자체가 친환경적인 소재이므로 취지에 합당한 자재 반영이었다며 문제제기를 일축하고 있다.

모든 조경 공사는 기존 구조물과 환경을 고려하여 가장 이상적인 조화를 목표로 시공되고 있다. 서울시 녹지조성공사에 사용된 자재가 관계자들의 말처럼 공사의 성격에 가장 적합한 소재일 수도 있다. 점토 블록과 화강석 디딤돌, 사고석이 친환경 소재이며 미관이 전체적으로 우수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 확보를 취지로 실시된 공공기관의 안채 공사였다면 관계자들은 여기에 재활용자재를 적극 사용하는 '상징적 의미'도 부여할 줄 알았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폐기물재활용촉진을 위한 지침에 따르면 자원의절약과재활용촉진에관한법률 제32조의 규정에 의해 공공기관은 재활용제품을 우선구매하여 폐기물의 감량화 및 재활용을 촉진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고, 서울시도 결국 실현은 미흡했지만 청계천공사에서 재생골재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한 바 있다.
시장의 지시로 이뤄진 이번 공사와 관련하여 서울시 측에선 누구도 이와 같은 사실을 고려한 바 없다. 소규모의 공사라 할지라도 재활용 자재의 사용을 적극 유도하고 솔선수범 했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의식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시민을 배려한 취지에서 실시된 이번 공사가 남기는 아쉬움은 바로 이러한 부분이다. 결국 이러한 결과로 '서울시는 권장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실천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공공기관이 가져야 할 윤리의식과 그를 통한 실천이 요원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소한 것에 있음을 관계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공공기관의 어려움인 동시에 헤치고 나가야 할 숙명이기 때문이다.
서울 심장부에 마련된 작은 정원을 바라보며 기자가 느끼는 씁쓸함이 지나친 것은 아닌지 관계자들에게 되묻고 싶다.
취재 /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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