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는 거둬가도 잠들지 않는 라돈 공포…“피해자들에게 관심을”

생활 곳곳에 퍼진 음이온 제품에 관한 실태조사와 조속한 대책 마련을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6-16 21: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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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사업본부 집배원들이 라돈 매트리스를 수거하는 모습 <캡처화면>

지난 5월, 대진침대에서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돼 온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올 초부터 미세먼지로 시작해 4월에는 재활용쓰레기 대란으로 이어졌고 5월에는 라돈 공포로 지난한 한 달 한 달이 이어졌다.

 

오늘(16일)을 시작으로 내일까지 문제의 라돈 침대 논란이 벌어진 대진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집중수거 작업이 주말 동안 진행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직원 3만 명과 차량 3200대를 투입해 매트리스 2만4000여 개를 수거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음이온 제품이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널리 판매되었다. 소비자들은 건강에 좋다는 광고를 보고 대진침대를 구매했지만, 정작 매트리스에서는 방사성 물질이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없었다. 그런데 라돈 침대를 시작으로 음이온이 나온다는 각종 제품까지 생활 방사성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라돈 매트리스 사태를 통해 ‘쏠림현상’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유행을 좇는 경향에 대해 한 번은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볼 때도 스토리나 장치, 등장인물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선택하기보다 흥행하는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다수의 의견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한쪽으로 몰리는 현상을 ‘쏠림현상’ 또는 ‘레밍효과’라고 표현한다. 

 

즉 ‘따라한다’는 뜻으로, ‘레밍’이라는 쥐의 습성에서 따왔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습성을 가진 레밍쥐는 왜 달리는지 이유를 모른 채 선두를 쫓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간다. 동화 ‘레밍 딜레마’에도 이러한 장면이 잘 묘사되어 있다. 절벽으로 줄줄이 선두를 쫓아서 뛰어내린 레밍쥐들은 모두 몰살의 종국을 맞는다. 동화는 누군가 먼저 한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행동을 희화화하고 있다. 자신의 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특정 스타일이 유행한다는 이유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내키지 않으면서 다수의 의견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그 예다.  

 

이번 대진침대 라돈 매트리스 사건은 우리사회의 맹목적인 쏠림현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음이온 제품이 건강에 좋다는 입소문은 삽시간에 번졌고 검증도 없이 판매시장이 호황을 누렸다. 어떻게 좋은지에 대한 의심 한 번 안 하고 ‘누가 카더라’에 쉽게 마음을 빼앗긴 쏠림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 집단 최면의식에 걸린 듯한 쏠림현상이 사회에 만연할수록 되돌릴 수 없는 파급력도 커서 그 폐단은 한 나라를 혼란에 빠트릴 수도 있다. 강한 위험요소다.  

 

답답한 것은 문제의 라돈 침대와 생활 속 음이온 제품들이 버젓이 시중에 유통될 때까지 정부의 관련부처는 뭘 했나, 하는 의구심이다. 관련부처인 원자력안전관리위원회(원안위)는 2013년 생활안전방사선 관리법을 시행하고, ‘천연방사성물질취급자등록제도’를 실시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사태가 초래되기까지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일이 불거진 뒤에도 원안위는 뒷북치는 모습을 보여 더욱 안타까웠다. 문제의 라돈 매트리스를 수거하는 작업에 있어서도 우정사업본부에서 집배원들이 작업에 대거 동원되는 상황이라면 이들의 안전문제를 먼저 제기하고 철저한 준비작업이 선행되었어야 했다. 몇백개도 아니고 2만4000여 개의 라돈 매트리스 수거라니. 안전장비라곤 달랑 마스크와 장갑만 지급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질 않는다.

 

지난 14일 집배원노조 측에서 이와 관련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문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 전까지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오늘 수거 작업에 들어간 날 부랴부랴 방사선 측정검사에 나서는 모습은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지금이라도 생활 곳곳에 퍼진 음이온 제품에 관한 실태조사와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더불어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정부는 사후대책을 명쾌하게 제시하길 촉구한다.

[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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