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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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후비루증후군과 스피치의 달인
입만 열면 인기 끄는 사람이 있다. 논리, 유머, 감성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다. 반면에 입만 열면 손해 보는 사람이 있다. 주제에 맞지 않는 이야기, 비논리적 전개 비감성적 호소 등을 하는 유형이다. 그런데 화술의 달인도, 언어의 마법사도, 소통의 귀재도 단 한 번에 침몰되는 경우가 있다. 구취, 즉 입냄새가 나는 경우다.
말로 흥하는 사람이 조심할 게 있다. 대화나 강연 중의 입냄새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입 안이 마를 가능성이 높다. 침이 고여야 발성이 좋고, 구강의 냄새도 사라진다. 그런데 강사, 교사, 상담원 등 말로 사는 사람은 입이 쉴 시간이 적다. 또 사람 앞에 서고, 설득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담감에 산다. 스트레스를 달고 살기에 입안이 건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알레르기 비염 등이 있다면 더욱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인기 인문학 강사 K씨는 구취 때문에 강의를 맡지 못한 경험이 있다. K씨는 한 단체로부터 강의 의뢰를 받았다. 대상은 기업과 대학을 연계한 최고위 과정이었고, 강사비도 넉넉했다. 그런데 강연 전 사전 미팅을 위해 담당자들과 만난 게 화근이었다.
작은 테이블을 두고 앉아서 교육 실무자와 강의 주제, 진행방향, 주안점 등을 논의했다. 다음에 교육관련 책임자급 인사 2명이 자리에 합석해 인사를 나누고 차를 마셨다. 10여 분 담소를 하는 데 교육 실무자가 자리를 빨리 끝내려고 했다. 눈치 9단인 K씨는 직전부터 이상한 낌새를 챘다. K씨가 말을 할 때 교육 책임자가 고개를 살짝 돌리는 것이었다. K씨가 헛기침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내 몸에서 냄새가 나는가’라고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자리가 파한 뒤 K씨는 교육 실무자에게 물었다. “혹시 제 몸에서 악취가 나나요.” 실무자는 조심스럽게 답했다. “말씀 때 약하지만 입냄새가 있어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나는 정도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K씨는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입냄새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최근 알레르기 비염으로 신경이 쓰였지만 구취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대중 강의 때는 청중과 거리가 있어 입냄새를 의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서 교육 실무자와 대화를 할 때는 상대가 입냄새로 곤혹스러워 했던 것이다. 충격을 받은 그는 강의를 포기했다. 다른 이유를 댔지만 속내는 구취 불안감이었다.
K씨를 진료한 결과 후비루증후군이었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지면서 점액 분비량이 증가하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목 뒤로 흐른 콧물이 구취 유발 원인이었다. 후비루증후군은 비염과 축농증이 주 원인인 가운데 내분비 호르몬, 음식의 역류 영향도 있을 수 있다. 후비루증후군은 구취와 함께 헛기침, 목이물감 등의 불편함이 있다. K씨는 후비루증후군이 3개월 정도 지속된 결과 입냄새가 난 것으로 판단 되었다.
후비루증후군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 개선으로 다스릴 수 있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먼지가 많은 곳, 공기가 탁한 곳, 건조한 곳을 피한다. 또 물을 자주 마시고,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좋아진다.
입냄새가 나는 K씨는 환경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 계절성 비염을 근본적으로 막을 몸의 면역력 강화 치료를 했다. 기본치료에 더해 10가지의 약재를 달인 비염고와 청비수, 통비수를 활용해 코 점막 내 부종과 염증, 노폐물을 제거했다. 또 효소와 곡류를 발효시켜 만든 한약으로 해독과 정혈을 했다.
그 결과 2개월 만에 후비루증후군이 잡혔고, 자연스럽게 구취도 사라졌다. 입냄새에서 자유로워진 그는 다시 자신 있게 강의를 한다. 말로 흥하는 사람, 입만 열면 호감가는 사람으로 돌아왔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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