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산림 조성이나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저장(BECCS)처럼 토지를 많이 사용하는 이산화탄소 제거(CDR)를 대규모로 확대할 경우, 지구 온난화를 낮춰 장기적으로 생물다양성 손실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부지 선정이 부실하면 오히려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 연구진이 주도해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5개 대규모 모델링 프로젝트의 미래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135,000종과 70개 생물다양성 핫스폿을 고려해 향후 토지 기반 CDR이 배치될 가능성이 큰 지역을 공간적으로 지도화했다. 연구진은 CDR이 생물다양성 보호에 미치는 위험-위험(risk–risk) 평가를 적용해, (1) CDR 토지 배치가 생물다양성 지역과 얼마나 겹치는지, (2) 동시에 CDR이 온난화를 낮춰 기후요인으로 인한 생물다양성 피해를 얼마나 줄이는지를 함께 따져봤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한때 1.5℃ 한계를 일시적으로 초과했다가 2100년까지 다시 1.5℃ 수준으로 내려오는 야심적 감축 시나리오에서는 CDR에 할당되는 토지의 최대 13%가 생물다양성적으로 중요한 장소와 겹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중첩이 곧바로 해당 지역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일부 종이 인간의 개입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할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토지 기반 CDR 확대가 국제 사회가 합의한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와도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2년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는 2030년까지 “생태적 무결성이 높은 생태계를 포함한 생물다양성 중요 지역의 손실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 토지 전용이 이 목표와 맞부딪힐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직접공기포집(DACCS)처럼 토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다른 CDR 기술이 토지 기반 옵션을 보완해 공간 경쟁을 줄일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이런 기술은 개발 초기 단계이고 비용이 훨씬 높다는 한계를 함께 짚었다.
이번 분석은 경고만 담지 않았다. 연구진은 위험-위험 평가 결과, 재조림과 BECCS를 효과적으로 시행하면 기후 요인으로 인한 장기적 생물다양성 손실을 최대 25%까지 줄여 ‘순익(net benefit)’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긍정적 효과는 해당 생태계가 더 높은 최고기온 조건에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연구진은 화석연료의 지속적 사용은 극한사건과 기타 기후영향을 키우며, 동시에 해결책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줄이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지 기반 CDR 배치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모델링 결과,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의 경우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토지의 최대 15%가 산림 기반 탄소 제거에 배정되는 반면, 부유한 국가는 7%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PIK의 사빈 플로스(공동 저자) 연구원은 “이는 역사적으로 배출에 덜 기여한 국가들에게 더 큰 부담을 지운다”며 “부유한 국가에서, 생물다양성 보호와 공공선 보호가 필요한 국가로 국제 금융이 흘러갈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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