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탄지, 기후대응 핵심 부상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2-20 22: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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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이탄지(peatland)가 대기 중 자연 상태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거대한 ‘탄소 창고’인 동시에, 관리 방식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핵심 기후대응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머독대(Murdoch University) 연구진은 배수 기반 농업 등으로 훼손된 이탄지의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부분 재습윤(再濕潤)’만으로도 배출을 상당히 줄이고, 조건이 갖춰지면 순(純)냉각 효과까지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식량미래연구소(Food Futures Institute)의 데이비드 존스(David Jones) 교수는 “이탄지 수위를 10cm 높일 때마다 연간 헥타르당 최소 3톤의 이산화탄소 환산(CO₂e) 기준 순 온난화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유럽 이탄지 면적만 5,100만 헥타르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리 개선의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수위를 더 높일수록 순냉각 효과가 이어지며, 물 테이블(지하수면) 깊이가 이탄 표면에서 10cm 이내로 가까워질 때까지 그 효과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이탄지는 물이 상시 존재하는 습지 생태계로, 그 환경 덕분에 식물 잔재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축적돼 대규모 탄소를 저장한다. 동시에 생물다양성 보전, 안전한 식수 제공, 홍수 위험 완화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중요성이 크다.

다만 지금까지 기후 완화를 위한 이탄지 연구와 정책은 완전한 습지 복원에 무게가 실려 왔다. 복원이 큰 탄소 흡수원을 만들 수는 있지만, 농업 생산 감소 등 경제적 손실 때문에 대규모 도입이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현실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 농업 이탄지에서도 실행 가능한 부분 재습윤에서 추가 재습윤의 단계적 경로를 제시했다. 존스 교수는 “농업 이탄지에 지역 여건에 맞는 완화 조치를 개발하면 상당한 배출 감소가 가능하며, 이는 지금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또한 “유기 토양(이탄지)에서 나오는 배출을 줄이는 문제는 ‘부정적 배출(negative emissions)’ 전략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돼 왔다”며, 파리협정 이행 기간(30년) 동안 순배출 제로 달성을 위해 이탄지의 추가 산화를 막도록 수위를 신속히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이탄지에서도 농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물을 많이 머금은 조건에서도 재배 가능한 내수성 작물(경제성 있는 작물) 개발이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과 아일랜드 전역 16개 이탄 지역에서 배출량을 측정해 분석했다. 조사 대상에는 자연에 가까운 습지부터 복원 습지, 광범위·집약 초지, 경작지까지 주요 온대 이탄지 유형과 다양한 토지 이용 형태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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