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굴 껍질, 오염수 속 희토류 금속 제거 가능성 확인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3-29 22: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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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버려진 굴 껍질이 오염된 물 속 희토류 원소를 제거하는 저비용·친환경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품 소비 후 대부분 매립지로 향하던 조개류 폐기물이 수질 정화와 금속 회수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서, 폐조개 껍질, 특히 굴 껍질이 오염된 물에 녹아 있는 희토류 원소를 포집해 안정적인 광물 형태로 고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희토류 원소는 풍력터빈, 전기차, 스마트폰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금속이지만, 채굴과 정제 과정에서 환경오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희토류가 강과 호수 등 수계로 유입될 경우 미생물과 식물, 동물 등 수생 생태계에 축적돼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희토류 공급망이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환경 문제와 자원 안보 문제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희토류 원소가 포함된 용액에 으깬 홍합, 꼬막, 굴 껍질을 각각 투입해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조개껍질은 단순한 흡착제가 아니라, 껍질 속 광물이 녹아 나오면서 희토류 원소를 포함한 새로운 광물 결정이 형성되도록 돕는 주형(template)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물속에 녹아 있던 금속이 고체 광물로 변환돼 껍질 내부에 안정적으로 고정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굴 껍질이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굴 껍질은 다공성 미세구조를 갖고 있어 화학 반응이 껍질 표면에 그치지 않고 내부 깊숙이까지 진행된다. 반면 홍합과 꼬막 껍질은 표면에 생성된 결정층이 빠르게 불투과성 막처럼 작용하면서 추가 반응을 막아, 원래 껍질의 절반 이상이 그대로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 껍질은 1g당 최대 약 1.5g의 희토류 금속을 포집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기록했다. 이는 비교적 적은 양의 조개 폐기물만으로도 희토류가 포함된 오염수에서 상당한 양의 금속을 제거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은 몇 킬로그램의 굴 껍질만으로도 오염수 속 용해된 희토류 원소 수 킬로그램을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 제1저자인 레미 라토 박사는 “비교적 적은 양의 조개 폐기물로도 오염된 물에서 상당량의 희토류 금속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발견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전 세계 양식 산업에서 매년 수백만 톤의 조개류 폐기물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재활용하면 환경 정화 수단이자 지속가능한 재활용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 책임자인 후안 디에고 로드리게스-블랑코 박사도 “이 과정은 전적으로 광물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별도의 복잡한 장비나 큰 비용 없이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유망하다”며 “오염된 물에서 중요한 금속을 제거하는 동시에 대규모 폐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친환경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반응 과정에서는 조개껍질 속 탄산칼슘 광물이 녹으면서 란타나이트, 코조이트, 하이드록실바스트나사이트 등 희토류 탄산염 광물로 단계적으로 전환된다. 실험 조건에서는 코조이트가 가장 흔한 생성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희토류 원소마다 결정 성장 단계에 따라 서로 다르게 광물에 편입된다는 점도 확인했는데, 이는 향후 친환경적 희토류 분리 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해 희토류 오염 대응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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