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펠릿이 빗물 배수망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기존 배출 규정에 간단한 관리 지표와 억제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스페인 바스크 지역 EHU(바스크대학교) 소재·기술 그룹 연구진은 도노스티아와 오리오 해변에서 산업용 미세플라스틱 오염 실태를 추적한 결과, 펠릿 유출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두 가지 핵심 관리 지표를 확인하고 이를 산업계 배출 관리 체계에 손쉽게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타스미크로(ItsasMikro) 프로젝트를 통해 2년 동안 두 해변에서 상당량의 플라스틱 펠릿이 발견된 사실에 주목했다. 플라스틱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지름 2~3mm 크기의 작은 원료 입자인 펠릿은 누출이나 유출, 산업 배출 과정에서 빗물 배수구를 거쳐 해양으로 흘러갈 수 있다. 특히 시설 외부에 쌓이거나 노출된 원료가 빗물에 쓸려 내려가면서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 연구는 주로 어망이나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의 파편화 등 해양 기원 오염원에 집중돼 왔고, 최근에는 농업 유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반면 산업 현장에서 원료로 사용되거나 건설용 단열재 등으로 활용되는 플라스틱 물질이 어떤 경로로 해양 오염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수질 당국이 빗물 배출을 관리할 때 사용하는 표준 지표 가운데 부유물질과 휘발성 부유물질이 산업용 미세플라스틱 누출의 조기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펠릿뿐 아니라 섬유, 마이크로스피어 등 다른 형태의 산업용 미세플라스틱이 유출될 때도 이들 수치가 이상 징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우선 이 지표들이 빗물의 일반 기준치를 초과하는지를 확인하고, 이후 실제 펠릿 존재 여부를 추가로 분석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도 최근 플라스틱 펠릿의 취급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통제하기 위한 초기 규제를 승인하며 대형 플라스틱 취급 기업에 억제 조치를 의무화한 바 있다. 다만 연구진은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분석 지표가 부족하고, 펠릿 외 다른 산업 유래 미세플라스틱은 규제 범위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플라스틱 산업의 빗물 배출 허가 기준에 해당 지표를 포함하고, 배출 통제 지점에서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기술적·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환경적으로 효과적인 유출 방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구체적인 억제 수단으로는 지하 탱크를 활용한 분리·포집 방식이 제시됐다. 원래 탄화수소 누출을 억제하는 데 쓰이는 지하 탱크를 미세플라스틱 분리에 맞게 조정하면, 빗물과 함께 유입된 부유성 플라스틱 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설비가 이미 기존 배출 규정 안에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잠재적 미세플라스틱 배출 산업에 비교적 쉽게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관리 방식은 플라스틱 펠릿에만 국한되지 않고, 합성섬유를 사용하는 섬유업체나 화장품 산업에서 사용되는 마이크로스피어 등 다른 산업용 미세플라스틱으로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연구진은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산업적 기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배출 관리 제도에 반영하는 후속 연구와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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