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건설 ‘숨은 배출원’ 해법은 ‘덜 짓기’가 아니라 ‘다르게 짓기’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1-16 22: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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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도시가 건물 에너지 효율 개선, 교통 혼잡 완화, 재생에너지 전환 등으로 기후 대응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온 ‘건설 배출’이 예상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1,000개 이상 도시를 분석한 캠브리지 공학부에 의해 게재된 네이처 시티(Nature Cities) 게재 논문에 따르면, 건설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도시 건설 활동으로 인해 1인당 연간 약 1~3톤(t)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고 추정했다. 특히 배출량의 약 60%가 인구 50만 명 미만 소도시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대도시 중심의 정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도시의 건설 수요와 자재 사용이 누적되며 전체 배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논문은 현 수준의 건설 배출이 유지될 경우, 건설 부문만으로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허용된 배출 여력(탄소 예산)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소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구가 더 뜨거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와 직결된다.

연구진은 해결책이 반드시 “덜 짓거나(공사 축소) 건물을 줄이는 것”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대신 자재와 설계, 공간 사용 방식을 바꾸는 접근을 제안했다. 핵심은 콘크리트·강철 의존도를 낮추고 엔지니어링 목재(저탄소 대안) 등 탄소발자국이 작은 소재를 확대하는 것이다.

주거 형태 전환도 주요 대안으로 제시됐다. 더 큰 단독주택 중심의 교외 개발 대신, 다세대 아파트 등 고밀도 주거를 확대해 같은 수요를 더 적은 자재·에너지로 충족하자는 취지다. 건설 수요가 특히 높은 도시는 ‘절충안’도 필요하다고 봤다. 건설을 위한 탄소 예산을 확보하려면 교통·에너지 등 다른 부문의 탈탄소 속도를 더 끌어올려 전체 예산을 맞춰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도시 계획가와 공무원, 정치인, 시민이 자신의 도시가 건설로 얼마나 배출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개방형 대시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도시는 기후 한계 내에서 미래를 구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과학 기반의 도시 계획 수립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제시한 방향을 적용하면, 도시가 대규모 건설 프로그램을 이어가더라도 기후 목표 범위 안에 머무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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