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트리 vs 가짜 트리, 무엇이 더 친환경적일까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2-23 22: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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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고르는 일도 ‘환경 선택’이 된다. 생나무(실제 크리스마스 트리)와 인공 트리(가짜 트리) 가운데 무엇이 더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가에 대해서는 단순히 결론 내릴 수 없는데 전문가들은 “상황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펜실베이니아대 공과대학에서 화학·생체분자공학을 가르치는 로레나 그룬디(Lorena Grundy) 실습 조교수는 “지속 가능성을 흑백 논리로 보는 오해가 많다”며 “실제 트리가 더 말이 되는 경우도, 인공 트리가 더 지속 가능한 경우도 있다. 정답은 하나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룬디는 학생들에게도 제품의 전 과정을 따지는 ‘라이프사이클 평가(LCA)’ 관점에서 일상 소비를 바라보도록 권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부모님 세대부터 써온 인공 트리에 대한 정서적 애착 같은 요소도 가치가 있다”며, 소비자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질문들을 제시했다.

그룬디는 인공 트리를 1년만 쓰고 교체하는 방식은 대체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인공 트리는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고, 대형 유통 제품의 상당수가 해외에서 장거리 운송되는 만큼 제조·물류 과정의 기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인공 트리를 재사용해 실제 트리보다 탄소 발자국을 낮추려면 보통 7~10년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데 비교적 합의가 있다”며 “연구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결론은 단순하다. 오래 쓸수록 좋다”고 말했다.

실제 트리를 선택했다면, 사용 후 처리 방식이 환경 영향을 좌우한다. 그룬디는 “그냥 도로변에 내놓아 매립지로 가면 분해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메탄은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라고 설명했다.

대신 도시가 운영하는 수거·하차 장소를 이용하면 재활용(파쇄·퇴비화 등)될 수 있다. 퇴비 업체가 수거하도록 주선하는 방법도 있다. 지역 사례로는 ‘염소가 크리스마스 트리를 먹는’ 프로그램(필리 염소 프로젝트) 같은 방식도 소개됐다. 또 하나의 대안은 화분에 심어진 나무를 사서 연말 이후 뒷마당에 옮겨 심는 방법으로, 이후에도 이산화탄소 흡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룬디는 ‘교통(운송)’도 중요한 변수라고 짚었다. 실제 트리를 지역에서 재배·구매하면 운송에 따른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SUV를 몰고 먼 농장까지 가서 한 그루를 가져오는지, 이웃에서 재배한 나무를 사는지, 혹은 트럭이 100그루를 한 번에 운송해 한 그루당 운송 부담이 줄어드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룬디는 트리 선택을 한 번의 정답으로 규정하기보다, 사용 기간·처리 방식·운송 거리 등 전체 맥락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 가능한 행동을 하는 데 어려운 ‘빠른 길’은 없다”며, 각자의 생활 조건에 맞는 현실적 선택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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