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②> DMZ, 생태 가치 불구하고 활용 방안에 초점

정부, ‘DMZ 평화관광’ 관광혁신전략에 포함
박순주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9-30 16: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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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경제 발전 축과 DMZ 보호 라인의 교차 충돌 <자료=경기연구원>
대한민국 관광 혁신전략 발표
최근 들어 DMZ의 생태적 보전 가치에도 불구하고, 이용 방안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대한민국 관광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DMZ 평화관광’을 포함시켰다.

정부가 밝힌 ‘DMZ 평화관광’의 골자는 안보관광을 평화‧문화‧역사관광으로 전환하고, DMZ 관광자원‧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평화‧문화‧역사관광과 관련, 먼저 국민들이 직접 DMZ 걷기를 체험할 수 있도록 민통선 이북지역 일부와 철거 감시초소(GP)를 잇는 ‘평화의 길’이 조성된다.

세부적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서부‧중부‧동부 3개 시범코스를 운영하고, DMZ 인근 강화~고성(456㎞) 거점센터 설치 등 ‘통일을 여는 길(행정안전부)’과 ‘코리아둘레길 DMZ 탐방길(문화체육관광부, 노선조사 및 프로그램 운영)’을 통합 조성‧운영한다.

문체부‧코레일은 상반기부터 DMZ 내로 운행하는 평화관광 테마열차(DMZ train) 경의선(서울역~도라산역)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엔 코레일에서 운영 중인 ‘DMZ train’ 경의선(용산~도라산역)의 열차 내 콘텐츠 확충‧개선 및 도라산역 하차 후 관광지 방문 프로그램 개선 등이 포함된다.

DMZ 생태‧평화관광 활성화
▲한반도 신경제 <자료=통일부>

앞서 문체부는 한국관광공사,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기존에 운영하던 비무장지대(DMZ) 관광열차의 프로그램을 개선한 ‘디엠지(DMZ) 평화관광열차’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9월1일부터 정식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작년에 잇따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올해 6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 방문 등, 한반도와 비무장지대 지역에 조성되고 있는 평화 분위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비무장지대 관광을 평화 관점에서 새롭게 재편하기 위한 ‘디엠지(DMZ)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비무장지대 관광열차는 1~2시간가량의 탑승시간 동안 승객들이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고, 안보·긴장감 조성 위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반면 ‘디엠지(DMZ) 평화관광열차’ 프로그램은 승객이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를 확충하고, 평화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등, 그 구성을 대폭 개선했다.

특히, ‘비무장지대(DMZ) 사건의 진실’ 임무 수행(미션 투어) 프로그램은 청소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남북 간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개발했다.

또 전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주어진 이야기를 바탕으로 파주 평화공원, 통일촌마을, 전망대 등 주요 관광지를 돌며 미제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운행열차 3량 중 1량에서 진행한다.

그리고 탑승객들이 더욱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함께 풀어보고 배워보는 익힘책(워크북)’, ‘도라산역 여권’과 도장, 기념품 등을 제공한다.

정식 상품으로 판매된 2019년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는 특별 할인행사를 실시해 해당 기간 동안 할인된 가격(정상가 5만9000원→할인가 5만7000원)으로 체험할 수 있다.

상품은 코레일관광개발 누리집(www.korailtravel.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와 관련해 “평화관광열차가 현재는 평화를 이야기하며 우리나라에서만 달리지만 훗날에는 남북 교류의 기점이 되어 북한과 유라시아 대륙까지도 달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자유의 집-도보다리’ 관광코스로

▲ DMZ평화관광열차 미션투어 포스터 <자료=코레일>
문체부‧국방부 등은 판문점 출입절차 완화를 통해 정상회담 장소인 자유의 집, 도보다리 등의 관광 코스화에 나선다.

관광코스는 자유의 집-군사정전회담장-미루나무(도끼사건)→자유의 집-군사정전회담장-도보다리, 공동식수 소나무(남북정상 담화)이다. 현재 국방부와 유엔사간의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문화예술행사‧국제행사 등이 상시 개최되고, 예술가 정주 프로그램이 기획‧운영되는 등 문화예술적 창의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지난 6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이 개최된 바 있고, 9월 ‘DMZ 국제다큐영화제’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국제평화음악제’도 열릴 전망이다.

또 GP 철거 잔재물을 활용한 ‘예술 프로젝트’가 열렸고, 지난 3월부터 평화의 길을 따라 DMZ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을 제작‧설치하는 등 예술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상반기 중 평화관광 관점의 안내자료 발간‧배포가 진행됐고, 평화관광 해설자 양성도 2020년부터 실시된다.

전쟁과 분단의 비극적인 역사를 추도하고 한반도 번영의 비전을 제시하는 ‘기억의 박물관’ 조성도 검토되고,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 및 동해안 보존 감시초소(GP)의 근대문화재 등록도 추진된다.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은 강원도 5개 군(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DMZ 접경지역 및 연천군 전체(2412㎞) 지역이 해당된다.

DMZ 관광자원, 인프라 확충
정부는 DMZ 접경지역 지자체 거점센터 설치(게스트하우스, 카페 등), 교통망, 편의시설 확충 등 관광객 수용 인프라 개선에도 나선다.

이는 행안부가 수립한 ‘접경지역 종합발전계획(2011~2030년)’에 따른 것으로 행안부‧국토부‧문체부‧산림청 등 8개 부처가 108개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한다.

서부권(인천, 파주 등), 중부권(철원 등), 동부권(고성 등) 등 권역별 특성을 살린 전략적인 DMZ 관광거점 육성도 진행한다. 문체부‧국방부 등은 올해부터 철수 예정인 GP, 군 막사 등을 활용한 숙박‧체험시설을 조성(리모델링)하고, 폐 철조망 등의 시설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군 유휴시설 관광자원화에 나선다.

또 DMZ 유‧무형 관광자원 및 스토리 등을 조사‧정리한 ‘DMZ 스토리 맵’을 제작, 2차 창작물 제작 등의 활용에 제공한다.

이외에도 DMZ포럼을 통한 정책수요 발굴, DMZ 평화관광추진협의회(문체부+13개 접경지역 지자체)를 통한 정책 조율‧협조체계를 구축한다.

“DMZ 도로는 굽은 흙길로…”
▲ 한반도 신경제 구현시 예상되는 남북도로 <자료=경기연구원>

DMZ 개발이 어쩔 수 없는 대세라면 최소한의 훼손을 전제로 한 개발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DMZ 주변, 또는 향후 DMZ를 관통해 건설하게 될 ‘도로’는 생태계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여 자연을 닮은 도로, 세계적인 경관도로로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도로가 속도 중심의 통과형으로 설계되고 있는 가운데, DMZ 주변 도로는 도로 자체를 명소화해 머물며 구경하는 관광형으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굽은 흙길’과 같은 획기적인 방안 수립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한반도 신경제와 DMZ 보호, 생태계 보호를 원칙으로 ‘DMZ 도로 비전’ 등을 담은 ‘DMZ 도로는 굽은 흙길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한반도 신경제 정책은 DMZ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 개설을 수반하는데 이는 동서로 넓게 펼쳐진 DMZ 생태보전과 교차 충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자칫 한반도 신경제가 DMZ 생태계의 허리를 잘라 버릴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또한 녹색 한반도 허리는 DMZ와 한북정맥 라인의 보호가 핵심인데 경기도 DMZ 라인은 동서 방향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한북정맥은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다가 서울에 이르러 서쪽으로 가다가 한강하구에 이른다.

산줄기는 물줄기를 가른다. 한북정맥 동쪽의 북한강은 북에서 남하하고, 서쪽의 임진강도 북에서 남하 후 서쪽으로 흐른다.

한탄강은 임진강의 제1지천으로 빼어난 주상절리를 이루는데, 이 주상절리는 북한 평강군 오리산의 화산폭발에 기원한다.

그리고 이 라인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할 정도의 중요한 생물종들이 서식하고 있다. 한북정맥의 동쪽은 주로 산지이고 사향노루가 대표적인 관심생물이며, 서쪽은 평지이고 두루미가 대표적인 관심종이다.

사향노루는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고산지대에 서식하며 독특한 ‘향’ 때문에 멸종위기종이다. 두루미는 국민들의 대표 노리개 화투 1에 등장하는 새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밝힌 한반도 정책은 2대 비전과 3대 목표로 구성돼 있고, 3대 목표 중 하나가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이다.

2대 비전은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이며, 3대 목표는 북핵문제 해결 및 항구적 평화 정착,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발전 그리고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이다.

또 한반도 신경제공동체 구현을 하려면 먼저 철도과 도로의 연결과 일부 개설은 불가피하다.

 

철도는 경의선과 경원선의 복원, 도로는 1‧3번 국도를 복원하고 끊어진 곳을 잇는 남북 방향의 철도와 도로의 복원‧건설‧연결이 전망된다.

생태계 배려한 도로건설 우선돼야

▲ DMZ&접경지역 활용 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가치는.

경기연구원 주관 수도권 성인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자료=경기연구원> 

경기연구원이 지난 7월 수도권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수도권 주민 10명 중 6명은 “DMZ의 생태적 가치가 우리나라 중앙정부 6개월간의 예산보다 많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10명 중 8명은 향후 DMZ와 접경지역 활용 시에 환경적 가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DMZ와 남북 접경지역 활용 시 우선시해야 할 핵심가치로는 ‘경제적 가치’(17.5%)보다 ‘환경적 가치’(81.9%)를 우월하게 꼽았다.

그만큼 DMZ 도로는 생태계를 배려한 건설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취지 아래 생태계를 배려한 5가지 도로건설 기본원칙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좁은 도로라도 생태계 영향이 크다는 사실 즉, 도로 자체가 악영향이므로 같은 도로 면적이라도 수를 줄이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이다.

두 번째 원칙은 교통량이 늘어나면 생태계 영향력이 증가하므로 이를 완화할 수 있도록 완충구역 폭을 확대하는 것이다.

세 번째 원칙은 많은 생물종이 의존하는 습지와 같은 민감한 생태계는 피하거나 멀리하거나 굽은 저속의 도로로 설계하는 것이다.

 
네 번째 원칙은 먼저 노선을 계획한 후 생태통로를 계획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로 개설 후 도로변의 관리와 유지에 있어서 외래종은 토착종으로 개선하고 경관은 도로에 의해 단절되지 않게 복원하는 게 다섯 번째 원칙이다.

간단히 말해 도로 개수를 최소화하고, 교통량이 늘면 완충구역도 확대해야 하며, 많은 생물종이 의존하는 습지와 같은 민감한 생태계는 피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저속 도로로 설계하자는 것이다.

 

▲ 비포장 경관도로 <사진=경기연구원>
이를 위해 일부러 구불구불한 흙길을 조성하는 등 생태계를 고려한 과감한 판단도 필요한 상황이다.

동물 이동을 위한 통로 등으로 좁게 해석했던 생태통로도 선형(하천, 다리, 터널, 굴), 징검다리(공원녹지, 습지와 연못, 정원, 도시숲), 경관(가로수, 제방)과 같이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용한다면 DMZ를 생태통로 박람회의 장으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MZ와 일원 생태계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도시가 아닌 도로 건설”이라며 “굽은 흙길 등 생태계를 최우선으로 하는 도로를 설계하는 한편 기발한 노선, 아름다운 구간, 멋진 다리 등 도로 자체가 충분히 관광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또한 “한반도의 허리가 될 평화로(국도 3호선)를 선택해 세계적인 경관도로로 집중하는 한편 통일로(국도 1호선)는 국가,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가 협력하여 경관 개선에 힘써 향후 북으로 확산시키면 통일 한국을 위한 좋은 준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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