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스웨덴의 오래된 숲이 관리되는 숲보다 훨씬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토양이 대규모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산림 관리와 기후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룬드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스웨덴의 오래된 숲은 살아있는 나무와 고사목, 토양을 포함해 관리림보다 평균 83%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60센티미터 깊이의 토양까지 포함할 경우, 오래된 숲의 탄소 저장량은 관리림보다 78~89%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기존 추정보다 훨씬 큰 차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이유는 오래된 숲의 토양에 축적된 막대한 탄소량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룬드대학교 환경·지구과학부의 안데르스 알스트룀 연구원은 “가장 놀라운 결과는 오래된 숲의 토양에 저장된 탄소 규모”라며 “그 양은 관리림의 나무와 고사목, 토양에 저장된 전체 탄소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의 오래된 숲에 저장된 탄소를 가장 포괄적으로 지도화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먼저 인간 활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숲을 식별해 국가 지도를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했으며, 이후 전국 단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약 220개 지점의 토양을 1미터 깊이까지 파내 탄소 저장량을 측정했다. 전체 연구에는 약 10년이 소요됐다.
또한 연구진은 목재 제품에 저장된 탄소까지 포함해 오래된 숲과 관리림의 총 탄소 저장량 차이를 비교한 결과, 그 격차가 기존 추정보다 약 3~8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차이는 스웨덴의 1834년 이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211년에 해당하며, 전체 누적 화석 배출량의 약 1.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목재 제품에 저장되는 탄소가 오래된 숲의 탄소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크다고 지적했다. 룬드대학교의 디닥 파스쿠알 연구원은 “수확된 숲에서 목재 제품으로 저장되는 탄소는 비교적 적고, 살아있는 나무와 토양에서 발생하는 손실은 물론 고사목의 차이까지 보상하지 못한다”며 “이는 종이와 바이오에너지처럼 탄소가 빠르게 다시 대기로 돌아가는 단명 제품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래된 숲은 인간의 토지 이용과 산림 관리가 없었을 경우 스웨덴 숲이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기준점 역할도 한다. 연구진은 오래된 숲과 오늘날 관리림 사이의 탄소 저장 격차가 19세기 후반 이후의 토지 이용 변화, 특히 대규모 산림 관리 체계가 자리 잡은 1950년대 이후 누적된 인간 활동의 결과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현재의 산림 탄소 흡수 측정 방식이 장기간에 걸친 역사적 탄소 손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스트룀 연구원은 “오래된 숲과 관리림의 탄소 저장량을 비교해야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며 “오래된 숲은 산림 관리가 생태계와 탄소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참고 자료”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림의 기후 역할을 둘러싼 기존 논의에도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연림을 관리림으로 전환할 경우, 예상보다 훨씬 큰 탄소 손실 또는 잠재적 탄소 흡수 능력 상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에너지와 목조건축 자재 등 임산물의 기후 편익을 평가하는 방식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스쿠알 연구원은 “오래된 숲을 전환하면 경관 전체의 탄소 저장 능력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감소한다”며 “남아 있는 오래된 숲을 보호하고, 관리되지 않는 숲을 복원하는 일은 이전 연구들이 보여준 것보다 훨씬 큰 기후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매년 이뤄지는 개간 작업의 상당 부분이 오래된 숲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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