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U 연구진, 의약품 오염, ‘원 헬스’ 기반 다중부문 대응 필요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2-06 22: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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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의약품은 질병 예방과 치료에 필수지만, 생산·소비·폐기 전 과정에서 대기·토양·수계로 유입되며 생태계와 인간 건강에 복합적 부담을 키운다는 연구자 제언이 나왔다. 특히 의약품 유효성분뿐 아니라 부형제, 포장재까지 환경으로 방출되면서 생물다양성 손실, 항균제 내성(AMR), 기후변화 등과 맞물린 ‘글로벌 환경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바스크 국립대학교 지속가능 약학 및 생물치료 연구 그룹(UPV/EHU)의 이케르 에가냐와 블라디미르 아크리멘코는 드러그 디스커버리 투데이(Drug Discovery Today) 저널에서 “문제의 범위가 매우 넓고 동물 군집마다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며, 현행 폐수처리 시설은 모든 의약품을 제거하도록 설계되지 않아 일부 물질만 제한적으로 처리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농도 자체는 낮더라도 장기적으로 영향이 확인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서는 관리·처리 인프라 격차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해법 역시 단일 분야의 기술 처방이 아니라, 사람·동물·환경을 하나의 건강 체계로 보는 원 헬스(One Health) 관점의 초학제적 접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약품 설계→생산→처방·복용→회수·폐기→처리로 이어지는 ‘글로벌 사이클’에 관여하는 주체 모두—제약·의료·수의학 분야는 물론 일반 대중까지—인식과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검토와 제안은 Drug Discovery Today에 실렸다고 소개됐다.

연구진이 제시한 대응 방향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 교육과 전문역량 강화다. 대학 과정에서 충분히 다루지 않는 ‘의약품의 환경영향’을 제약·의료 분야의 미래 전문가 교육에 포함해, 개발 단계부터 효능·안전성을 유지하면서 더 생분해성이 높은 의약품 설계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의약품의 환경영향 분석 비중을 키우는 것도 과제로 제시했다.

둘째, 약국·약사 역할의 확장이다. 환자에게 합리적 복용, 잔약 처리, 폐기물 관리 등 실질적 행동 변화를 돕는 조언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생애주기(life-cycle)’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약국 체계를 만들기 위한 기존·신규 이니셔티브를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다.

셋째, 의료 현장에서의 친환경 처방(green prescribing)이다. 처방 시 환경 피해까지 고려하고, 의료가 항상 약리학적 해법만을 좇기보다 생활습관 개선이나 휴식 등 비약물적 대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우리 모두가 복용하는 약이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자문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덧붙였다.

연구진은 규제 부문에서 유럽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예컨대 도시 폐수처리 관련 유럽 지침이 의약품 존재를 처음으로 품질 지표에 포함하는 등 규제 틀을 재구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폐수 규제에서 생산자책임(EPR) 확대가 중요하다고 보며, 제약·화장품 산업이 처리장에서 해당 물질을 제거·처리하는 비용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는 방향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새로운 식수 규정에서도 의약품 존재의 모니터링·측정이 언급되는 등, 제도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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