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태원부지 속살에 적용한 생태학 원리 들여다보기

생태계 구성원 간 상호관계 담겨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04-06 13: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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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교수_서울여대 환경생명공학과
“생태”란 말 그대로 해석하면 생명체가 살아가는 모습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생명체는 어떻게 살아갈까? 적당한 공간과 적합한 조건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즉 기후조건과 토양이 필요하고 햇빛과 물도 적당히 공급되어야 한다.

 

또 서로 관계를 주고받는 여러 종류의 생물도 함께 어우러질 때, 보다 나은 조건이 갖추어진다. 이러한 조건과 관계가 갖추어진 실체를 “생태계”라 하고, 생태계 구성원간의 상호관계를 통하여 생태계가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생태라고 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지배하는 원리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생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우리가 우려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도 그 안에서 찾을 수가 있다. 이런 점에서 국립생태원은 국가 환경정책의 기본을 다지고 국토환경의 건강관리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국립생태원부지의 속살을 생태학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 들여다보기로 하자.

그림 1. 국립생태원의 지리적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
구릉지형의 생태환경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군 마서면 도삼리 및 송내리 일원(N36° 02′ 09″, E126° 43′ 08″)에 위치한다(그림 1). 서천군은 충청남도 서남단에 위치하여 동쪽으로는 부여군, 북쪽으로는 보령시, 남쪽으로는 금강을 경계로 전라북도 군산시 그리고 서쪽으로는 황해와 접하여 위치하고 있다.

 

지형적으로 이 지역은 차령산맥의 말단부가 위치한 북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탄한 평야지대로 구성되어 있다. 구릉지는 대부분 해발고가 낮은 야산이고, 면적이 광대하여 전작지대로 변모해 있으며, 평야는 하천 유역인 남쪽의 금강 연안과 서쪽의 황해 연안에 분포하고 있다.


이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2.6℃이고, 최고기온(일평년값)은 31.0℃, 최저기온(일평년값)은 –5.1℃로 나타났다. 평균 강수량은 1201.4mm로 여름에 집중되어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습도는 75.4%로 다습한 편으로 이 지역의 기후를 종합하면 고온 다습한 기후로 평가된다.

 

그림 2. 국립생태원 구역의 지형을 보여주는 지도.

국립생태원은 기반암이 심층 풍화되어 침식으로 낮아진 구릉성 지형상에 위치하고 있다(그림2). 이 지역의 지형은 낮은 구릉과 곡지지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서해안 지역의 전형적인 지형 경관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지형은 고생대와 중생대에 관입된 화강암질 편마암이 심층 풍화되고, 해체 과정에서 남게 된 것이다.

 

따라서 구릉지의 토양은 식양토로 이루어지고, 곡지지역은 충적토로 이루어지며 습지지형을 이룬다. 전반적으로 잘 발달된 풍화토와 습지성 곡지지형, 그리고 풍부한 식생은 이 지역의 생태적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국립생태원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해발 70m 이내의 구릉 열과 곡지형 습지가 분포하는 곳으로 구릉성 산지에는 상록침엽수림과 낙엽활엽수림이 분포한다. 반면에 곡지형 습지는 농경지로 이용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곡지형 습지지역을 객토하고, 지형의 일부를 확장 변형시켜 만든 인공지형 구조상에 조성된 종합 생태 연구·교육·전시 단지이다.

 

국립생태원의 낮은 곡지형 습지지형을 따라 실개천이 흐르고, 이들은 남쪽의 송내천으로 합류하여 금강하류로 유입한다. 곡지형 습지지역은 해발고도가 4~6m 이내로 금강수계 지하수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지형은 신생대 제4기 해수면변동과 주빙하환경의 영향을 받은 충적지로 지하수면이 높아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지역이다.

복합생태계 경관
경관(landscape)은 여러 개의 생태계가 조합된 하나의 복합생태계이다. 여기서는 이러한 경관을 이루는 구성원인 경관요소(landscape element)의 조성과 각 경관요소의 특징을 알아보기로 하자.

 

▲ 그림 3. 국립생태원 조성 전·후 해당 지역의 토지이용유형을 보여주는 경관생태지도

항공사진과 위성사진을 분석하고 현지 확인 작업을 거쳐 완성된 국립생태원의 생태지도를 한 번 들여다보자(그림 3). 이 지역은 평지와 해발고도 100 m 이하의 구릉지로 이루어진 장소로서 과거의 논에서 전환된 습지가 차지하는 면적이 넓다(50.9 ha). 주변의 산지는 주로 곰솔군락이 차지하고(18.3 ha), 인위적으로 조성된 밤나무 단지가 비교적 넓은 면적에 걸쳐 있으며(13.1 ha), 용화실못 인근에는 마을 주변에 전형적으로 출현하는 상수리나무군락이 성립해 있다.


한편, 이곳에 국립생태원이 들어서면서 학습용으로 조성된 몇 가지 경관요소가 있다. ‘한반도 숲’이 그 중 하나이다. 한반도 숲은 정문에서 주차장 다음에 위치하고, 매표소 서쪽에서 철길을 따라가며 남북 방향으로 조성되어 있다. 남쪽으로부터 북쪽을 향해 이동하며 출현하는 식생은 난온대 상록활엽수림, 난온대 낙엽활엽수림, 온대 낙엽활엽수림, 냉온대 낙엽활엽수림 및 아한대 침엽수림의 순서로 분포한다.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은 이 지역의 기후특성상 성립하기 어려운 식생유형이다. 그러나 교육용으로 다양한 한반도 숲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지역에서 성립 가능성이 높은 동백나무군락과 붉가시나무군락으로 조성하였다. 난온대 낙엽활엽수림은 개서어나무군락과 졸참나무군락으로 조성하였고, 식생도입을 위해 조성한 구릉의 정상부에는 지형특성이 반영된 소나무군락을 조성하여 다양성을 높였다.


온대낙엽활엽수림은 굴참나무군락과 서어나무군락으로 조성하였고, 난온대 낙엽활엽수림과 마찬가지로 식생도입을 위해 조성한 구릉의 정상부에는 지형특성이 반영된 소나무군락을 조성하여 다양성을 높였다. 냉온대 낙엽활엽수림은 신갈나무군락으로 조성하였고, 식생도입을 위해 조성한 구릉의 정상부에는 지형특성이 반영된 잣나무군락을 조성하여 다양성을 높였다. 아한대 침엽수림은 구상나무군락과 전나무군락으로 조성하였다.

농경생태계 적용
농경생태계는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하는 변화와 생태계 고유의 구조와 기능에 의해 다양한 서식지와 고유한 동·식물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농경생태계는 도시생태계나 자연생태계와는 구별되는 물질순환 구조를 보이며, 주변 생태계와 다양한 방법으로 연계되어 농경생태계 그 자체를 두 생태계가 전이하는 지역인 추이대(ecotone)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국립생태원이 조성되기 전 이 지역은 고도가 낮고 경사가 완만한 구릉성 산지와 농경지로 이루어졌다. 국립생태원은 이러한 농촌 경관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는 생태적 복원의 원리를 적용하여 조성되었다. 전형적인 농촌 경관은 △자연림 △이차림 △조림지 △주거지 △하천 △못(방죽) △생울타리 △논과 밭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자연림은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삼림생태계 중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거나 적게 받은 숲으로서 주로 인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이차림은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삼림생태계 중 인간의 간섭을 받은 후 자연적으로 재생된 숲으로서 사실상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숲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조림지는 인간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숲을 말한다. 리기다소나무조림지, 아까시나무조림지, 일본잎갈나무조림지, 물오리나무조림지, 사방오리나무조림지 등과 같이 외래종을 도입하여 조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소나무, 곰솔, 잣나무 등

무 나무 등
▲ 한국의 농촌경관에서 경관요소들의 공간분포.

등의 자생종을 도입하여 조성한 조림지도 있다.

 

외국의 조림지는 경제적 목적으로 조성된 경우가 많아 인위적 간섭이 많이 가해져 단순한 동령림구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처럼 단순한 조림지를 복잡한 계층구조를 가지며 아울러 종 다양성이 풍부한 자생 숲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조림지는 주로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사방조림으로 이루어져 그 목적이나 복원방법에 따라 구분하면 기능적 복원에 해당한다. 그러나 유럽의 조림지와 달리 계층구조는 온대낙엽활엽수림의 전형적인 구조를 찾아가고 있고, 종 조성 또한 자연림과 유사한 조성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생물다양성 또한 높아 성공적인 복원효과를 고루 보이고 있다.

 

주거지는 인간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으로 도시생태계와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전형적인 농촌의 주택 및 주거지가 자연친화적인 공간이었다면 최근의 농촌 주택과 주거지는 도시지역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생태적 공간으로서의 가치가 높지 않다.


또 하천은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사용을 위해 하천 주변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하천이 높은 자연성을 보였으나 경지정리가 시작되면서 하천은 폭이 좁아지고 구조가 단순해져 자연성이 크게 상실되었다.

 

더구나 농약의 과다사용으로 생물다양성은 크게 감소하였고 비료의 과다사용으로 인한 부영양화는 추가적인 생물다양성 감소를 가져왔다. 인(P)이 일반적으로 부영양화의 주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지역에 따라 달라 부영양화의 원인을 어떤 특정한 물질이나 산물에 두지 말자는 설도 있다. 실제로 농촌지역에서는 농경지에서 유출된 질소가 부영화의 주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수질관리를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인 처리시설만 확보한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못(방죽)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연중 일정량 이상의 물을 가두어 두는 곳으로 호소생태계의 특징이 나타난다. 생울타리는 인위적으로 만든 경계이지만 생물 서식처의 기능도 한다. 물을 가두어두는 것이 주 기능이지만 샘에서 솟아나는 찬물을 가두어 수온을 높여 그것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기능도 한다. 농업용 시설이지만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습지의 기능을 가진다. 논과 밭은 경작을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으나 생태적 기능이 수반되어 나타나며, 서로 다른 형태의 생태적 기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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