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쓰레기대란 긴급점검

해마다 거듭되는 쓰레기 대란…이유가 있었다
문광주 기자 eco@ecomedia.co.kr | 2016-12-08 13:11:44

△ 도미니카공화국 해안 바다로 유입되는 폐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재활용수거율만 높이면 된다는 사고는 매우 근시안적 환경정책이다.
‘변동되는 유가가 문제’라면서 모든 것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 ‘시민이 불편해 하기 때문에’라는 변명도 궁색하다.
‘합성수지재질로 된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라는 좋은 법안이 현장에서 관리감독 되지 않아 환경에 대한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가 퇴색되고, 법안이 방치됨으로써 대기업만 이익을 챙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쓰레기소동 누구 탓인가?
관련부처 정책만 세우고 실행은 “나 몰라라”

 

△ 20년후 지금도 여전하다.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들고 스위스 비즈니스 파트너를 방문한 적이 있다. 눈앞에서 포장을 뜯던 그는 “스위스에서 포장재를 버리면 세금을 물게 돼 있다. 합리적으로 그대로 재사용하자”며 가져간 포장재에 나에게 줄 선물을 넣어 주었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식이 몸에 배인 것이다. 


며칠 전 일간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연일 보도됐다. “한 집 건너 하나씩 설치된 동네 클린하우스는 쓰레기 무단투기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절경을 자랑하는 제주 해안가는 해류를 타고 떠내려 온 국내·외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여기에 건축 붐에 따른 각종 폐기물까지 쏟아지면서 매립·소각장은 포화 직전이다.” -제주도- 

 

“서울 강남구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구내 소각장으로 가지 못하는 사태가 5개월째 이어지며 핵심 당사자인 구와 소각장 주민협의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쓰레기가 논란이 된 것은 어제 오늘일 이 아니다. 1995년 1월 초 “쓰레기 소동 누구 탓인가” 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칼럼을 다시 읽어 봤다. 쓰레기 무분별 투척이 공론화된 것은 이 무렵부터 이다. 20년이 훌쩍넘은 지금과 하등 다른 것이 없다.

 

온라인 직접구매, 물류시장 팽창 포장재 수요 

 

늘어나 이후 인터넷 생활화로 홈쇼핑과 온라인을 통한 직접구매 시장이 급팽창했다. 뒤따라 물류시장 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수직 상승하고 있다. 포장되지 않는 물류는 상상하기 어렵다. 여기에 스티로폼과 분별없는 플라스틱포장은 주택가를 쓰레기로 넘치게 한다. 특히 명절 때 마다 귀향차량 혼잡과 함께 골목마다 넘치는 쓰레기는 기다렸다는 듯이 뉴스의 한 자락을 차지한다. 문제 발생이 예측되는 데도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 이틀 잠시 불편하고 나면 금세 잊혀 지기때문인가?

 

환경부, 2003년 ‘합성수지재질로 된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 정책 제정 

 

정부가 2003년에 합성수지 포장재(스티로폼, 플라스틱등) 사용량을 줄이고 환경친화적인 종이재질(종이, 펄프 몰드, 골판지 등) 포장재로 바꿔나가도록 대상 사업장 및 연차별 줄이기 기준을 정했다. 이행하지 않으면 300만원의 과태료도 부과하도록 돼 있다.


방치된 법안 시민들이 가르쳐 줘

 

△ 2016년 개정된 '합성수지재질로 된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 기준

 

 

 

그동안 제정만하고 방치했던 법안을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깨우쳐준 이후, 정부는 지난 2016년 4월 21일 환경부 명으로 “합성수지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수신자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농촌정책과장, 농업정책과장, 축산정책과장,유통정책과장, 원예경영과장), 서울특별시장(자원순환과장), 각 지방 광역자치단체장 환경정책과, 자원순환과 등이 수신으로 돼 있다.

  

이 공문에 따르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법률 시행령 제7조제3호 ‘합성수지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 기준’과 관련 정책목표 달성에 따라 기준 준수 품목이 4개 품목에서 2개 품목으로 변경된 것을 알려드린 바 있다” 며 금년 2월 변경했던 내용을 적시하고 협조 요청을한 것이다. 덧붙여, “폐지되지 않는 품목(사과 (사과⦁배 받침접시, 청과수산물류 받침접시)에 대한 합성수지 재질로 된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 기준이 달성될 수 있도록 소속, 산하기관 및 관련단체 등에 독려 및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기준 준수 대상품목이 4개에서 2개로 줄어드는 것도 환경정책이 역행하고 있다는 한 가지 예인데, 강력한 의지로 단속하겠다는 표현이 아니라‘부탁드린다.’는 표현은 공문서상에서 매우 보기 드문 어법이다.

 

입안부처인 환경부 와 관련부처인 농림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발송된 ‘규제개선과제 검토서식’에는 “이행실적 개선결과를 보고 하도록 함”이라고 돼있다.부처의견란에는 “합성수지 포장재 연차별 줄이기 실적보고서를 매년 2월 말까지 지자체로부터 보고 받아 ‘15년실적까지 관리해 오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2가지 제품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에 법의 취지 및 협조사항을 알리는 협조 공문을 송부하고 해당 기준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자체 공무원의 교육 및 지도점검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 고 쓰여 있다. 

 

관련 공무원 변경내용 숙지 못해

 

전국 기초단체 시 군을 통 털어 홈페이지에 연차별 줄이기에 관련된 법규를 소개하고 실행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
다. 이것도 2009년 이후 갱신된 자료가 없다. 통영시 환경과가 2009년도에 게시한 자료 ‘2009년 합성수지&포장재
연차별 줄이기 촉진실적’이 그나마 최신 것이다.첨부된 자료에는 통영시 관할지역내 뉴킹할인마트, 롯데마트, 베스트마트, 월드마트, 이마트, 코사마트, 그리고 통영농협하나로마트가 열거돼 있다. 순천시 홈페이지에도 관련 자료가 게시됐지만 실적사례는 없고 2013년 이후 전무하다. 서울 서초구 청소행정과에도 게시된 관련 행정자료는 10년 전 것이다. 

 

 

 

청소행정과 담당 주무관은 변경된 법안도 관할지역내 단속을 해야 할 곳도 파악하지 못하는 중에 뒤늦게 “인력이부족해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는 ‘연차별 줄이기’라는 단어가 검색 되지 않는다. 두 부처 간의 협조가 전혀 안 이루어진다는 단적인 예다. 환경부 김동구 과장은 “유가가 100달러를 유지할 때는 큰문제가 없었는데, 현재 30-40 달러로 하락해 재활용수거에 오히려 돈을 지원해줘야 하는 역현상이 발생했다.”고했다. 쓰레기 줄이기 위한 연차별 줄이기에 대한 정책실현의지를 묻는 질문에 “재활용이 잘 되고 수거가 잘 이루어지면 큰 문제는 아니다. 재활용품 수거가 안 되는 현재의 이상 현상은 유가폭락으로 인한 일시적인 것이다.” 라는분석이다. 유가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재활용품 수거방법은 없을까 라는 질문에 “기금을 마련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크게 다른 정책 방향

 

EU,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 규제 현황

 

환경부의 환경산업블로그에 게시된 자료(EU,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 규제 현황)에는, 2013년 기준,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2억7700 톤이다. EU의 점유율은 5700 백만 톤(20%)이고 중국은 24.8%을 차지하고 있다. EU산업 내 플라스틱 수요(2013년 46.3백만 톤)는 포장산업(40%), 빌딩/건축(20.3%), 자동차제조업(8.5%), 전기/전자(6.5%), 농업(4.3%) 순이다.플라스틱 폐기물은 2012년도에 약 2500만 톤이 매립(38%), 에너지 회수(36%), 재활용(26%) 방법으로 처리됐다. EU는 1980년대 초부터 포장재 폐기물의 관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해 Directive 85/339/EEC를 통해 사용된 포장재 폐기물의 폐기와 생산, 마케팅, 사용, 재활용,액체용기의 재충전 등에 관한 관리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 회원국에게 2008년까지 포장폐기물의 55~80%를 재활용하고, 포장폐기물내 플라스틱에 대해 22.5%의 재활용 목표달성하도록 요구하는 포장 및 포장재 지침(Directive 94/62/EC)이 등장한다. 위 지침은 2014년 4월 2030년까지 재활용 목표를 달성하도록 개정됐다.EU에서는 2019년 말까지 경량 플라스틱 봉투의 연간 사용량을 1인당 90개 수준으로 줄이고, 2025년 말까지 40개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2018년 말까지 소매점에서 플라스틱 봉투 무상제공이 금지되었으나. 나라별로 더욱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EU 주요 국가의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 규제는,
-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위스, 노르웨이 :플라스틱 폐기물의 매립을 금지
- 덴마크, 프랑스, 아일랜드, 불가리아 : 플라스틱봉투에 대한 부담금 부과
- 영국 : 2015년 10월부터 부담금 도입
- 독일, 포르투갈, 헝가리, 네덜란드 : 소매점 차원의자발적 부담금 부과 

 

 

 

유럽생분해플라스틱협회는 일상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편리성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 친환경적 대체품으로 생분해플라스틱의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사용되는 플라스틱처럼 용이하고 사용 후 매립돼 퇴비화 조건에서는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해 생분해된다. 유럽의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컵과 접시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쓰레기를 줄이는 방안이 매우 현실적이다. 플라스틱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폐해를 염두하고 적극적으로 규제정책을 펴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국민이 불편해한다’는 생각과 ‘유가 하락이 재활용 수거를 어렵게 해 쓰레기가 문제가 된다.’는 뻐꾸기 같은 반복된 핑계만 있다. 

 

 

정책과 산업현장 엇박자

 

정책과 산업을 두 바퀴로 비유한다, 보조를 잘 맞추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국내 정부정책은 옆으로 나란한 두 바퀴가 아니라 앞뒤로 나란한 두 바퀴 모양이다.
앞선 것은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몸부림치며 신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산업이고 뒤따르는 것은 문제가 발생하면 하나씩 부분적으로 선진국사례를 베껴 적용하는 정부 정책이다.


정부는 쓰레기문제에 대해 꾸준히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워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련된 정책은 관련 산업과 국민생활에 미흡하고, 항상 개선할 것이 뒤따르게 한다. 심지어는 좋은 법안을 만들어 놓고도 감독과 실행을 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환경부 ‘연차별 줄이기 기준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삽입돼 있다.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제2조에 따른농수산물 도매시장 , 농수산물공판장, 민영농수산물도매시장,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통해 거래되는 사과·배 와 매장면적 165㎡ 이상의 판매업소에서 판매되는 청과부류·축산부류·수산부류는 2007년 이후 부터는 매년 25%이상 줄여야 한다. 지자체가 해당된 대형마트에서 점검하고 결과보고서를 갖춘 것은 몇 개에 불과하다. 이것 또한 해묵은 자료이다. 다음해 초에 재출해야 할 ‘연차별 줄이기 실적서 작성요령’이 터무니없이 복잡한 것도 문제다.


△ 이행실적표 기입방식이 너무 복잡하다
(표 참고) 양식에 기입할 내용에 복잡한 수식이 필요하면 표준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해야 한다.
선진국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고 다양한 규제정책 을 내놓는 것은, 배출되는 쓰레기양을 감축하기 위한 단
순한 발상에 머물러 있지 않다. 포장되지 않은 식품(빵,과일)을 진열하고 구매자가 가져온 바구니에 담아가게 하
는 가게가 이미 개장돼 있다. 머지않아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플라스틱 봉투에는 가정별 바코드가 삽입돼 해양에서 폐기된 채 발견되면 추적해 벌금을 부가하겠다는 계획까지 갖고 있다. 매우 실제적인 것이다.
1초에 쓰레기 차 1대 분량의 폐플라스틱이 해양으로 유입되고 이것이 분해돼 바다생물의 먹이가 되는 심각성을 오래전에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플라스틱의 대체품을 찾는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해 심지어는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통조림 통을 친환경플라스틱 재질로 만드는 정도다.

  

모두가 기름값 탓이라고 변명

 

쓰레기 대란을 재활용수거율만 높이면 된다는 사고는 매우 근시안적 환경정책이다.
‘변동되는 유가가 문제다’라고 하고 모든 것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 ‘시민이 불편해 하기 때문에’라는 변명도 궁색하다. ‘합성수지재질로 된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라는 좋은 법안이 현장에서 관리감독 되지 않아 환경에 대한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가 퇴색되고, 법안이 방치됨으로써 대기업만 이익을 챙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쓰레기 대란, 예견되듯 명절 때면 골목길을 메울 것이다. 고심 끝에 만들어 놓은 정책을 성실하게 풀어가는 것이
쓰레기대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작은 발걸음이다.‘합성수지재질로 된 포장재의 연차별 줄이기’ 라는 정책
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환경부와 농림부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실행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최근 광화문에
보여주는 시민의 시위문화로 비추어 볼 때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정부정책을 저 만치 앞서 가고 있다. 이제는 높은 시민의식을 믿고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실행을 위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한다.
한국에서 가져간 선물 포장재가 스위스 초콜릿을 예쁘게 감싸고 다시 내 눈앞에 있다. 그들에게 체득된 환경보전 의식이 내 몸에 초콜릿처럼 녹아들어가기를 바란다.

 [환경미디어 문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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