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목표 남은 탄소예산, 생각보다 클 수도 있어?

日 연구진, 불확실성 줄이는 새 분석틀 제시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2-09 2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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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구가 이산화탄소 톤당 얼마나 더워지는지, 2℃ 이내로 온난화를 억제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배출할 수 있는지가 여전히 기후 과학의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일본 연구진이 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기후모델과 실제 관측값을 함께 활용해 예측의 신뢰도를 높인 결과, ‘2℃ 목표’를 지키기 위한 남은 탄소 예산 추정치와 그 불확실성 범위를 크게 정교화했다고 밝혔다. 관련 연구는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National Institute for Environmental Studies)에 의해 수행됐고 국제 학술지 원 어스(One Earth)에 실렸다.

연구팀은 먼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5차·6차 평가보고서에 사용된 결합모델 상호비교 프로젝트(CMIP5·CMIP6) 참여 지구시스템모델 20개를 대상으로 수치 실험 결과를 분석했다.

단순히 모델이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지구 탄소 순환(숲·토양·해양 흡수 등)에 의해 대기 중 농도로 어떻게 반영되는지까지 함께 평가했다.

분석 결과, 적지 않은 기후모델이 실제 과거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해 지구 온난화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숲·토양·해양이 흡수할 수 있는 탄소량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드러났다. 

▲가로축은 지표면 온도(1980–2014)의 과거 전 세계 추세를 35년마다 °C로 나타낸다. 세로 축은 각각 RCP8.5 및 SSP5-8.5 시나리오에 대한 CMIP5 및 CMIP6 모델에 의해 2020년부터 2°C까지의 남은 탄소 예산을 나타낸다(다른 색상은 다른 모델에 해당함). 두 시나리오를 결합한 피어슨 상관계수(R)와 분산의 상대적 감소(RRV, %)는 패널 하단에 표시되어 있다. 검은색 점선은 일반 최소 제곱 회귀선을 나타내고 회색 음영은 95% 신뢰 구간을 나타낸다. 수평 상자 도표는 HadCRUT5(분홍색)의 관측된 온도 추세의 평균(흰색 선), 17-83% 범위(상자) 및 5-95% 범위(수평 막대)를 나타낸다. (출처: NIES)
연구진은 관측된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기준선으로 삼고, 이를 더 잘 재현하는 모델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기후 연구에서는 관측을 잘 맞추는 모델일수록 미래 예측도 더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온난화를 2℃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남은 탄소 예산(잔여 탄소예산) 을 다시 산정했다는 점이다. 잔여 탄소예산은 “앞으로 추가로 배출해도 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의미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그동안 관측과의 일치 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기존 연구에서는 남은 탄소예산 평균을 약 3520억 톤(탄소 기준) 으로 추정했고, 불확실성 범위는 200억~7020억 톤으로 매우 넓게 제시돼 왔다.

이번에 연구진은 지구시스템모델의 성능(관측 재현 능력) 을 반영해 모델별 가중치를 다시 부여한 뒤, 평균 잔여 탄소예산을 약 4590억 톤으로 상향 조정했고, 불확실성 범위도 2510억~6660억 톤으로 좁혔다. 이는 생각보다 쓸 수 있는 탄소예산이 조금 더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그 범위도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게 압축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또 “기후모델 입력값을 농도(대기 중 CO₂ 농도)로 둘 때와, 배출량(인간의 연간 배출량)으로 둘 때 왜 미래 온난화 추정치가 달라지는가”라는 오래된 의문에도 답을 제시한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그대로 공기 중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는 대기 중에 머무르고, 상당량은 숲과 토양, 해양이 흡수해 버린다.

모델마다 이 ‘공중 수송 비율(airborne fraction)’ 과 육상·해양 흡수원 간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구현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에, 농도 시나리오를 넣었을 때와 실제 배출량 시나리오를 넣었을 때 예측 온난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이 과정들을 관측과 비교·검증함으로써, 가장 극단적인 온난화 전망 일부는 실제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미래 온난화와 남은 탄소예산의 범위를 좁힘으로써 기후 정책의 과학적 기반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탄소예산 추정치는 각국 정부의 배출 감축 목표 설정, 탄소중립(순배출 제로) 공약의 현실성 검증, 지역사회와 기업의 기후 리스크 관리 및 적응 계획 수립 등에 더 명확한 기준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 제시된 분석 프레임워크는 곧 시작될 IPCC 제7차 평가보고서(AR7) 를 포함해 지구시스템의 다른 구성 요소(예: 메탄, 에어로졸, 해양·육상 생태계 등)로도 확장 가능한 새로운 도구로 평가된다.

다만 연구진은 “잔여 탄소예산 추정치가 다소 늘어났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약 110억 톤(탄소 기준) 수준으로, 이 속도가 계속된다면 불과 수십 년 안에 2℃ 목표에 해당하는 탄소예산을 모두 소진하게 된다.

연구진은 “정교해진 예측은 ‘시간이 더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남은 선택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를 더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신속하고 대규모로 줄이기 위한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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