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계 미세플라스틱, 조류 번성 방아쇠 될까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2-03 2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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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곳곳에서 적조 등 유해조류번성(HABs)이 반복되는 가운데, 석유 기반 플라스틱 오염이 조류를 억제하던 생물을 먼저 무너뜨려 수질을 위험한 방향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는 농업 유출·하수 등으로 유입되는 영양염이 조류 번성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왔지만, 플라스틱이 먹이망을 교란하는 하향식(top-down) 경로로 문제를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디에이고 연구진이 실험 연못 생태계에서 플라스틱 종류별 영향을 비교한 것으로, 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지속가능성(Communications Sustainability)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최근 남호주(South Australia)에서 수개월간 독성 조류가 확산되는 사례처럼, HABs가 공중보건 위험으로 해변·호수 폐쇄까지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조류 번성이 영양염 증가 때문”이라는 설명에 더해, 플라스틱이 조류를 먹는 생물을 줄여 결과적으로 조류 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제시했다.

연구진은 30개의 실험 연못(pond)에서 3개월 동안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이며(0~0.385 g/L 구간) 수중 생물군과 생태계 기능 변화를 추적했다.

비교 대상은 ▲석유 유래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미세플라스틱(상용 제품) 1종과 ▲생분해성 TPU 2종(바이오 기반 대체재)이다. 분석 결과, 석유계 TPU 처리군에서 조류 생체량의 대리 지표인 클로로필-a가 더 높게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고, 생분해성 TPU 처리군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핵심은 먹이망의 균형이었다. 연구진은 석유계 플라스틱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동물성 플랑크톤(조류를 먹는 작은 수생동물)의 개체군·생물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양상을 관찰했다. 방목자가 줄자 조류 농도가 빠르게 치솟는 연쇄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조나단 슈린(Jonathan B. Shurin) 교수는 “플라스틱이 조류를 통제하던 동물에 영향을 주면서, 일부 조류 번성에 관여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플라스틱 존재 하에서 박테리아를 포함한 미생물 군집이 구조적으로 달라지는 징후도 확인했지만, 어떤 메커니즘(표면 부착, 용출물, 먹이망 변화 등)이 결정적 요인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결과는 어디까지나 실험 연못 조건에서 확인된 인과적 단서라는 점에서, 실제 하천·호소·연안에서의 농도 수준과 장기적 영향, 지역별 생태계 차이를 반영한 현장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연구진은 대체재로 주목받는 바이오 기반·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석유계 플라스틱보다 생태계 교란이 작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에 포함된 일부 생분해성 소재는 Algenesis가 상용화한 재료와 연관돼 있으며, 공동저자인 마이클 버카트(Michael Burkart) 교수가 해당 회사의 설립자이자 지분 보유자라는 이해상충도 함께 공개됐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수명 종료 시 플라스틱 분해를 돕는 미생물 요소를 활용한 다양한 생분해성 소재의 생태 영향을 추가로 시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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