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해양 운송과 관련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연료의 황(sulfur) 함량 규제를 강화했고, 그 결과 2020년까지 배출량이 80% 감소했다. 이 변화는 인공(인위적) 에어로졸이 해양 상공에서 구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의도치 않은 현장 자연 실험을 만들어냈다.
유타대학교 제럴드 메이스 교수(대기과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배출 감소가 북대서양 동부의 해양 경계층 구름(marine boundary layer clouds)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구름의 내부 구조가 변해 물방울 수는 줄고, 대신 물방울 크기는 커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구름의 햇빛 반사율(reflectivity)은 변하지 않았다.
학술지 Atmospheric Chemistry and Physics에 보고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 중 황 입자가 줄어들면서 구름응축핵(cloud condensation nuclei, CCN) 즉 구름 물방울이 형성될 때 씨앗 역할을 하는 미세 입자의 수가 약 15% 감소했다.
메이스 교수는 “응축될 수 있는 물의 양은 일정하며, 그 물은 지역에 존재하는 에어로졸 위로 응축된다”고 설명했다. 황 함량이 더 높던 시기의 오염된 구름에서는 “선박 항적(ship tracks) 구름이 응축할 수 있는 에어로졸이 훨씬 더 많았다. 그래서 이용 가능한 물이 더 많은 수의 물방울로 나뉘었고, 그 결과 물방울은 더 작아졌다”는 것이다.
이제 황 입자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구름의 미세물리(microphysics)가 바뀌었는데, 이는 메이스 교수가 예상했던 바이며 다른 연구자들도 관측해온 결과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연료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과 직후를 각각 2년 기간으로 설정해, 포르투갈에서 서쪽으로 약 900마일 떨어진 대서양 군도 아조레스(Azores) 주변에서 수집된 관측 자료를 분석했다.
이 지역은 유럽과 북미를 잇는 바쁜 해상 운송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으며,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가 운영하는 대기복사 관측 프로그램인 ARM(Atmospheric Radiation Measurement)의 ‘동부 북대서양(Eastern North Atlantic)’ 관측 지점이 있는 곳이어서 연구 대상지로 선택됐다.
메이스 교수는 새 연료 기준으로 선박 배출이 줄어든 뒤, 대서양 상공의 구름 특성이 바뀌면서 기후변화가 가속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 제기했지만, 메이스 연구팀은 실제 관측에서 그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료 교체 이후 구름은 전체적으로 ‘총 수분량’(total water)이 더 많았고, 이 증가가 물방울 크기 변화의 효과를 상쇄하면서 구름의 태양 반사율—알베도(albedo)—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대서양 구름의 알베도가 낮아졌다면, 태양열을 우주로 되돌려 보내는 양이 줄어 기후를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직관에 반하는 결과는 연구팀이 NASA의 지구관측 위성 탑재 센서 MODIS와 CERES가 기록한 관측 자료를 추가로 살펴보게 만들었다. 위성 영상은 아조레스 주변 지역에서 구름 반사율과 광학 두께(optical depth)에 거의 변화가 없거나 변화가 매우 미미하다는 점을 확인해줬다.
연구팀은 따라서 이 지역의 구름 덮개량(cloud cover) 변화는 에어로졸 변화보다는 날씨 패턴 변화와 더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크며, 구름의 거동은 여러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메이스 교수는 이번 결과를 전 세계로 일반화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이는 지역적 결과이며, 더 많은 자료 없이는 일반화할 수 없다”며 “다만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결론은, 기후 시스템이 때로는 직관에 반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조정할 수 있고, 단순한 논리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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