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공기에 '답'을 주는 "DAP"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6-05 11: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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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심한 날. 답답하지만 뿌연 하늘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게 된다. 하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벗는다. 정말 안심해도 괜찮을까?  

 

지하철은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되는 곳 중 하나다. 지하철 운행 중에 계속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이나 중금속류의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터널 내 머물던 미세먼지는 스크린도어가 열리는 틈으로 객실 내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외부 요인도 있다. 지하철은 주변 도로와 연결되어 있다 보니 차량이나 건물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들어오게 된다. 지하철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터널 내부 발생과 외부유입을 어떻게 막을지가 중요한 난제다.
 

▲  (주)디에이피 권순박 대표

빅데이터로 미세먼지 정확히 예측
2017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전문가 창업으로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 ‘(주)디에이피’는 유동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강남역 미세먼지를 30% 가까이 저감했다. DAP는 이 난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지하철 미세먼지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분석하여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미세먼지의 측정, 분석, 개선 설비를 개발, 완료하였다” DAP 권순박 대표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면서도 확실했다. 원인을 찾고 해결할 장비를 만들어 효과를 내는 것. 이 과정에서 4차산업 기술의 핵심인 ‘빅데이터’와 ‘융합’을 선두로 내세웠다.

 

권 대표는 “데이터를 모으는 이유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예측은 있었다. 오랜 현장경험이 많은 사람이 경험에 비추어 예측하고 대비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기술은 더 많은 경험과 요소들이 데이터화 하면서 정확도를 높인다. “한 시간 뒤에 실내공기가 안 좋아진다고 예측이 되면 지금 대비할 수 있다. 문을 열거나 공기청정기를 틀거나 해서 한 시간 뒤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DAP컨소시엄이 개발한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은 정확한 예측을 바탕으로 스스로 작동한다. 실내 환기를 할지, 공기청정기를 작동할지, 몇 시간 동안 작동할지를 측정하고 작동한다. DAP컨소시엄은 도로나 야적장 살수기계도 지능형으로 바꿨다. 이전까지는 미세먼지가 많아지면 살수기계를 돌리는 방식이었으나 DAP컨소시엄은 기상조건이나 작업방식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고 그에 따라 비산먼지가 발생되어 오염이 확산되기 전에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대기업보다 효율적인 컨소시엄 효과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은 측정부터 제어, 서버관리, 시스템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들어가지만 모두 DAP에서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권 대표는 융합을 강조했다. “각자 중소기업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가 있다. 다른 분야랑 컨소시엄 방식으로 협업하면 대기업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컨소시엄에서 중요한 것은 컨트롤타워 역할이다. 권 대표는 “요즘엔 하드웨어적 기술력이 뛰어난 중소기업이 많다. 최근 4차산업 경향은 데이터 기반 산업화이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데이터, 어떤 기술을, 어떻게 조합할지를 파악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남역 이후에는 인덕원역에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을 설치했다. 지하철역의 위치, 이용승객수 등 강남역과는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운영기관이 코레일로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강남역과는 차이가 컸다.  

▲ 강남역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의 효과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33.4%를 저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남역과 인덕원역의 저감 정도를 평균을 내면 미세먼지는 31%, 초미세먼지는 26.8% 저감 가능하다. 이 결과라면, 수도권 역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20개 역에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 적용 시 환경부 실내공기질 관리기준(PM10 100㎍/m³이하)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 수준이다.

작지만 믿을 수 있는 ‘전문기업’
권 대표가 유독 지하철 미세먼지에 관심을 가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권 대표는 2006년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연구원으로 지하철 미세먼지 관련 국가 R&D 연구개발을 주도했었다. “R&D는 연구로만 끝나는 것이 많았다. 실제로 제품을 생산해 사용까지 돼야 의미 있다고 생각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권 대표는 이어 “유럽에 가서 보니 유명한 환경기업들이 크지가 않았다. 기업의 규모는 작지만 오랫동안 일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신뢰를 얻으며 일했다. 우리나라는 그런 회사가 많이 없다. 한국에선 인정받으려면 규모가 커야 하고, 정치 로비도 상당하지 않나. 우리나라에서도 작지만 독창적이고, 앞서나가는, 믿을 수 있는 전문기업을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인력 채용에 있어서도 실력이 있지만 비정규직으로 철도연구원에 있었던 사람들을 불러 인재를 키워주는 것을 중요시하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과 인연이 있었던 젊은 비정규직 연구원들이 이제는 DAP의 핵심 직원이 되어 함께 성장하고 있다.

야외용 공기정화로 어린이 건강 지켜
올해 DAP는 ‘부천시 미세먼지 스마트 시티 구축’에 참여해 마스터플랜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미세먼지 스마트 시티 관련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는 야외용 미세먼지 저감장치를 개발하는 일을 DAP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공원, 학교통학로, 산책길 등 야외 공간에 설치하여 주변의 미세먼지로부터 피해를 줄여주는 쉘터(Shelter) 기술이다.  

 

특히, 학교 통학로에 도로 비산먼지를 차단하는 기술에 우선 도전하고 있는데, 도로와 인도 사이에 2-3미터 간격으로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여 주변보다 약 50%가량 미세먼지 보호 공간을 조성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  

▲ 야외용 공기정화장치 이미지

 

야외용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며 중점에 두었던 것은 ‘유지관리’였다. “손이 많이 안 가야 한다. 집에 있는 필터 하나도 세척하기 힘든데 자주 교체해 줘야 한다면 관리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안전은 기본이다. 비가와도 감전될 염려가 없도록 고전압의 전기는 쓰지 않았다. 필터 교체 대신 비가 오면 빗물로 자동 세척이 되도록 했다. 보통 기업들은 제품 하나를 팔고 소모품 교체를 자주 해서 이윤을 남기는 방식이라면 DAP는 오히려 반영구적인 제품을 개발한 것이다. “지하철의 경우 필터 교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야외는 종류가 다르다. 자동 세척 브러쉬가 가동되고, 비가 오면 물 세척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기능은 처음보다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기능이 적정수준을 유지하면서 유지보수를 줄이는 쪽을 선택했다.”  

 

야외용 공기정화장치에는 폭염대응 쿨링포그(Cooling Fog)도 부착돼 있다. 분무된 물방울 입자가 증발하면서 주위의 열을 뺏는 냉각방식으로 야외용 공기정화장치와 결합되어 폭염 발생 시 미세먼지가 저감된 시원한 공기를 제공할 수 있다. DAP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도로변 야외 공기정화장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어린 학생들이 맘 놓고 다닐 수 있는 통학로 조성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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