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①] DMZ, 냉전의 유산을 평화의 상징으로 ‘방점’

정부, ‘DMZ 생태·평화벨트’ 조성
김명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9-09-30 11: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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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
지난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상호 간 적대행위 전면 중지를 뜻하는 ‘9·19 남북 군사합의서’에 서명했다. 사실상 종전선언이라는 평가지만, 올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회담 이후 남북은 다시 교착국면에 빠져 있다. 그럼에도 최근 DMZ 일원의 평화‧문화‧역사관광 개발계획은 더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와 경기연구원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양일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2019 DMZ 포럼’을 개최하고 세계 각국의 석학들이 제시하는 DMZ의 평화적 활용과 문화유산 및 생태자원의 보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번 특집은 그중에서 정부가 거시적으로 진행 중인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에 포함된 ‘DMZ 생태·평화벨트 조성 방안’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어서 실제 ‘DMZ 생태·평화벨트 조성 방안’에 포함된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문화체육관광부와 경기연구원 등이 추진 중인 사업들을 들여다보았다.

<특집 기획취재는 국내 콘텐츠 발전을 위해 (사)한국잡지협회와 공동 진행되었음> 기획취재팀 | 문광주·김명화·박순주·김한결·강유진

DMZ를 세계 평화지대로
정부는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으로 2030년까지 총 13조.2조 원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남북 교류협력 기반조성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생활 SOC 확충 등 정주여건 개선 △균형발전 기반구축 등 4대 전략, 10대 과제에 따라 추진된다. 이 중에서 올해 선도사업 3곳을 지정해 1900억을 투입한다. 먼저 611억 원을 들여 연천~포천~철원지역 119㎞에 한탄강 주상절리길과 경기도 양주와 강원도 화천, 인제 3곳에 복합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한다. 또 통일을 여는 길 비무장지대 도보 관광코스로 강화~고성지역 구간 456㎞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계획들은 대부분 개발 및 이용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환경 및 생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충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장은 “이미 DMZ 접경지역 일부에서는 산림이 황폐화하고 산불 및 병충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관광자원 개발, 도로개설, 비닐하우스 및 축사 설립 등 급격한 토지이용 변화로 인해 멸종위기종 서식지가 파괴되고, 환경갈등으로 인해 주민의 삶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 번 손상된 생태계는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생명과 평화라는 이름으로 포장된다고 해도 원시의 자연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는 그 어떤 이용이나 개발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김 실장은 이와 관련하여 “분단의 아픔으로 시작된 DMZ와 한강하구를 절대 보전 지역으로 지정하고 한반도의 생태거점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자연 친화적인 역사, 문화, 교육 활동만을 허용하고 일체의 파괴적 이용행위는 금지되어야 한다. 접경지역에 인접한 도시와 마을은 한때는 한반도의 중심으로 번성했지만, 분단 이후부터 발전이 제한되고 소외되었다. 접경지역에 인접한 남한과 북한 마을을 복원하고 개발하여 DMZ 생태계서비스를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기 위한 거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실장은 “DMZ와 접경지역의 미래를 논의할 ‘남북협력협의체’를 신설하고 담당부처 지정 및 거버넌스 조직을 창설해야 한다”며, “‘남북협력협의체’는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 청사진을 수립하여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DMZ 생태계를 만들어 미래 통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생명의 핵심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MZ 3대 경제·평화벨트 구상
정부는 거시적으로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한 바 있는데, 핵심정책 중 하나가 접경지역 평화벨트(peace belt) 구상이다. 비무장지대(DMZ), 접경지대를 포괄하는 평화벨트는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평화체제 구축 촉진과 번영의 핵심축으로의 역할이 주요 과제다.


3대 경제·평화벨트 구상은 △금강산, 원산(관광), 단천(자원), 청진. 나선지역(산업단지, 물류인프라)의 남북 공동개발을 통한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동해권 관광.에너지·자원벨트 구축’ △수도권(서울-인천-해주-개성), 개성공단, 평양·남포·신의주 연결 서해안경협벨트 건설 및 경의선 개보수, 서울-베이징 고속교통망 건설 등 ‘서해권 산업·물류·교통벨트 건설’ △설악산·금강산·원산·백두산 관광벨트 구축 및 DMZ 생태·평화안보 관광지구 개발 등 구체적인 실천과제들이다.


첫째, 환동해 경제벨트는 동해 연안을 중심으로 관광·교통·에너지·자원 벨트를 조성하자는 것. 금강산과 평창을 포함한 설악산 지역과 원산을 잇는 국제관광협력 사업, 나진-하산 복합물류 사업, 단천 자원개발협력, 남·북·러 3각 에너지협력사업 등이 포괄되어 있다. 둘째, 환서해 경제벨트는 수도권, 개성공단, 해주, 남포, 신의주를 연결하는 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경의선 개·보수 사업, 신경의선 고속도로 건설,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건설 등 교통인프라 건설 사업이 해당된다. 셋째, 한강 하구부터 DMZ를 가로지르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을 평화벨트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생태 및 역사관광 잠재력이 풍부해 평화안보 관광 수요를 가늠할 수가 있다.


이른바 동해권에는 금강산에서 러시아까지 이어지는 관광, 에너지·자원 중심의 경협벨트를, 서해안에는 남쪽의 수도권에서 신의주까지 올라가는 제조, 물류, 교통 중심의 경협벨트를 조성하고, 비무장지대(DMZ)는 환경·관광협력 중심의 경협벨트로 꾸려 이른바 남북 경제협력 ‘H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임을출 교수(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는 “낙후된 남북 접경지역을 통일경제특구로 만들어 평화와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고, 더불어 남북 공동어로 구역이나 평화 수역 등을 포함하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남북관계 상황을 감안해 여건이 조성될 경우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화벨트 조성의 기본 방향
접경지역은 남북 간의 중심축으로 주요 교통망이 통과하는 지역이어서 공동개발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남북한 경제협력의 활성화와 국토자원의 효율적 이용, 재해의 공동 대처, 역사적 유적지의 공동발굴 및 보전, 자연환경의 보전 및 관리와 협력의 잠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평화벨트 조성의 기본 방향으로서 임 교수는 “첫째, 한반도 신경제구상이라는 종합적 전략과 계획아래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둘째, 비무장지대가 남북한의 항구적인 평화정착뿐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과 셋째, 접경지역 거주 남북한 주민들의 분단에 따른 고통을 최소화하고 지역 거주 남북한 주민들의 호혜적 이익 공유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추진하기 용이한 관광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세계적인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생태관광, 교육, 의료, 금융 등)의 거점으로 개발할 수 있고, 그 다음에 민족공동체 회복 차원에서 접경지역에 산재해 있는 남북한 공통의 역사적 유적지의 공동발굴, 보전 및 관광자원화를 추진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연천역
아울러 한강하구 이용과 관련해서는 “남북 간 해운협력이 가장 필요한데, 기본 방향으로서 먼저 군사적 긴장완화를 통한 남북한 항구적인 평화와 화합의 증진에 두고 추진해야 할 것과 둘째는 서해연안 접경지역에서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협력지구 및 공동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 셋째는 남북한 서해연안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이용하는 자연친화적인 국토이용을 도모하며, 우리 측의 주요 도서와 북한의 연안지역에 대한 보전대책 수립, 생태계 우수지역과의 연계를 통한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 넷째는 서해연안 접경지역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유적지의 공동조사 및 보전 작업을 통한 민족공동체 의식을 고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더 나아가 사회간접자본의 근본적인 확충과 한강하구의 경제수로 개발, 그리고 자유통항 및 공동이용을 위한 경제특구화 추진 등 종합적인 계획하에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평화벨트 조성을 위한 제안
그동안 접경지역 평화벨트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 예를 들면, 자연재해 및 환경오염, 전염병 확산 공동대응, 임진강 유역 산림녹화사업을 수해방지 사업과 연계, 유네스코 접경생물권 보존지역 지정, 한강하구지역 공동이용 및 개발, 통일경제특구조성, 도로, 철도, 항로 연결사업 등 접경지역 및 서해바다의 육로, 해로개척, 항만공동이용 등 추진, 접경지역 남북교류협력지구조성 방안으로서 관광, 산업, 물류형 교류협력지구 조성, 국토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녹색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인 제안들이다.


아울러 DMZ·접경지역 평화관광사업화 구상과 관련한 지금까지의 논의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판문점의 비무장화와 평화관광 상품화와 관련한 관광, 공연, 전시, 회의, 상업 등 복합관광단지화 추진, 비무장지대에서 한류 아이돌 공연, 문화예술축제, 예술단 정기공연 등 추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글로벌 이벤트 유치, 비무장지대 및 서해바다 생태평화공원 조성, 북한 서해연안과 연계한 관광코스 개발방안으로서 해저자원 공동탐사 및 관광자원 개발연계, 바다목장 조성, 역사문화관광으로서 궁예도성 발굴복원 동시 추진, 한강하구지역 평화관광뱃길 개장과 관련해 한강하구 유람선, 연안크루저관광 등 추진, 비무장지대의 다양한 생물들, 천연기념물, 분단상징물 등을 보존, 전시하는 세계적 수준의 박물관 건립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단계별로 보존 및 이용 방안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구상들을 참고하면서 DMZ·접경지역을 단계별로 보존 및 이용할 수 있는 의견들도 제시됐다. 1단계는 비무장지대 홍수, 화재 예방을 위한 공동의 대응 등을 통해 상호신뢰구축을 하는 단계로써, 군 당국 간 군사적 신뢰구축조치가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2단계는 접경지역 및 비무장지대, 서해바다 생태계 파악을 위한 남북한 공동조사 및 현장조사를 추진하는 것이다. 생태자원, 역사문화유산 공동보전 및 공동활용방안 마련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단계이다.


그리고 3단계는 남북한 협의에 따른 관광교류협력지구 지정, 생태관광프로그램 공동개발, 북한 측 생태관광 및 전시컨벤션 전문인력양성 지원 등 지식공유를 통한 북한 인력들의 역량강화를 지원하는 단계이다. 이어 4단계는 생태관광단지인프라(도로·철도·통신 등)와 MICE(Meetings,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산업 인프라의 연계개발을 추진하는 것이고, 5단계는 비무장지대의 생태관광중심지, MICE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이다.


마지막 6단계는 비무장지대 안 일부 지역을 4차 산업기술을 접목시켜 고부가가치서비스산업의 핵심거점으로 개발하는 방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여러 주제 중 UAV(드론)를 이용하여 지뢰제거, 생태계 보호, 공사기간 단축, 공사비절감, 현장관리자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하여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감소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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