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 우리 집에 흔하다? 관리대상으로 인지해야

이슈 – 실내 공기질과 라돈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0-08 10: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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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기 오염 요소 무엇이 있나
과거엔 물을 사먹는다는 것은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은 사먹지 않는 게 어색한 시대다. 다음은 공기일까. 맑은 공기는 언제나 마실 수 있는 것이라도 생각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붉어진 미세먼지 문제는 공기를 사고파는 미래를 가늠해 보게 했다.

 

미세먼지 문제도 시간이 흐르면서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처음엔 대기 중에 미세먼지로 시작해서 최근에는 실내 미세먼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각종 질환에 취약한 어린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실내라고 생각하면 실내 공기질의 중요성이 오히려 너무 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서울 강동구에서 실시한 실내공기질 컨설팅에서는 적정 온·습도,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VOC)등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산화탄소의 경우 환기의 척도가 되는 것으로 이산화탄소가 많아지면 산소 농도가 떨어져 두통이라 어지러움, 피로가 증가한다. 미세먼지의 경우는 대기 공기가 나쁜 날에는 장시간 환기를 피하고 공기정화기 가동과 실내 물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VOC의 경우는 청결을 위한 소독제나 플라스틱 제품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라돈, 실내공기 오염 요인으로 떠올라
최근 여기에 더해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강력한 요인으로 ‘라돈’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2018년 4월까지만 해도 대부분 사람들은 ‘라돈’을 몰랐다. 이미 학계나 환경관련 분야에서는 농익은 이야기이지만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다.

 

그러나 5월, 라돈침대 사건이 터지면서 지금은 라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강동구에 따르면 앞으로 실내 공기질 기준에 ‘라돈’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 라돈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었다. 2007년 환경부에서 실시한 ‘라돈관리종합대책’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라돈 평균농도는 세계 2위다. 국제 방사능 안전 기준은 연간 1밀리시버트(mSv) 이상 방사능에 노출되면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연간 6.4mSv에 노출되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라돈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라돈위험 적색 국가이며 그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

 

라돈은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흡연에 이어 2위다. 비흡연자 폐암 원인으로는 1위다.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장 조승연 교수에 따르면 “연간 음주운전으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라돈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음에도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라돈은 방사능 가진 극초미세먼지
라돈은 땅속에 잠재돼있는 우라늄이 라듐으로, 라듐이 라돈으로 변한 것이다. 즉 라돈은 땅이 있는 곳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라돈은 무색·무취의 기체 형태로 공기 중에 떠돌다 집안으로 들어오며, 반감기인 3.8일이 지나면 기체였던 라돈이 고체로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조 교수는 라돈은 방사능을 가진 극초미세먼지라고 정의했다.

 

공기는 추운데서 더운곳으로 이동하므로 겨울철 라돈 유입이 심한 편이며, 땅에서 나온 건축자제(대리석, 황토 등)나 식품 등에 조금씩 포함돼 있다. 일부는 물에 녹아 지하수에 들어가기도 한다. 땅과 인간이 뗄수 없듯이 자연방사능 라돈을 막기란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조 교수는 “라돈은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있다고 인정하고 ‘관리’를 잘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 연세대 원주캠퍼스 라돈프리하우스 <사진제공=연세대원주캠퍼스공식블로그>

 

하지만 조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 정서 상 유해물질이 우리 집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를 많이 접했다”며 관리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고 말했다. 라돈을 측정해주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데도 집을 팔고 이사하거나, 언론에 노출되면 이미지가 안 좋아진다고 측정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은 실내공기관리 생활화
반면 외국은 어떨까. 미국의 경우 라돈 수치가 올라가면 휴교를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교육부가 라돈을 관리하는 수치가 있으나 매우 높게 측정돼 있다. 우리나라 라돈 기준치가 148베크렐(Bq/㎥)인데 휴교를 하려면 600베크렐 이상 돼야한다. 조 교수는 “곡식에서 살충제 나오고, 수돗물에서 벤젠 나오면 난리가 난다. 하지만 라돈은 그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데 관리체계가 잡혀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집을 사고 팔 때도 라돈 수치를 확인한다”며 선진국은 라돈관리가 일상화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시티빌 유치원이다. 유치원에서 미국 기준치보다 20배~500배까지 넘는 라돈이 방출되는 것이 확인됐다. 라돈 양이 차이가 나는 것은 측정하는 장소마다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제대로 된 라돈 측정을 위해서는 모든 교실을 다 측정해야 한다. 유치원은 학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9개월 간 휴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1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라돈 저감 공사를 실시했다. 이후 라돈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600명 이상의 학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에 초중고 교실에 라돈 측정하게 돼있으나 모든 교실을 하지 않고 일부 교실만 하고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일갈했다.

실내공기질 관리 제도 도입 시급
다행히 앞으로는 건설 시공 기준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는 라돈 기준이 200베크렐이었으나 내년부터는 148베크렐로 낮춰지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에서 집 거래할 때 라돈 수치를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 제도를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도록 건의한 상태다. 이를 통해 라돈 측정 일자리도 창출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단독주택의 경우 땅과 접하고 있어 라돈이 기준보다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도 건설재료에서 나오는 라돈 때문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라돈은 유일한 실내발생 오염물질이다. 집을 사고 팔 때 라돈 보는 건 자연스럽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라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집 건축 단계에서 설비를 갖추는 것이다. 땅의 공기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라돈가스를 빼내는 통로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미국의 경우는 지붕마다 라돈 환기하는 배기구가 다 설치돼 있다.  

 

특히 라돈은 여성이 취약한데 이는 여성의 유전효과 때문에 라돈 방사능에 비폭이 되면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 교수는 저소득 임신부 라돈 지원사업을 시행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공기청정기로도 라돈 못 잡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공기청정기 시장도 보다 전문화 됐다. 조 교수는 그간 많은 공기청정기 실험을 진행했지만 라돈을 걸러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요즘 공기청정기 필터가 발달했지만 깨끗해진 공기가 우리 호흡기로 오기 전에 다른 오염된 공기와 접촉해버린다. 특히 라돈은 실내 건축물에서 자연 발생되는 것이라 차단하기 힘들다”며 “환기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황토에 대해서도 주의를 전했다. “황토는 아주 좋은 물질임에는 틀림없지만 기공이 많아서 라돈 방출이 잘 된다. 그래서 황토 사용 전에 라돈 방출량을 꼭 측정해 보고 사용하길 권해드린다”며 거듭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와 수도권 지역이 라돈 방출이 많으며, 서울의 경우 강남보다는 강북이 많고, 산지가 많은 지형에 라돈방출이 많다고 설명했다.


선진국 라돈 관리 정책 본보기
이처럼 라돈의 위험성이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음에도 우라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실내 라돈 관리가 미흡한 상태다. 미국은 1990년대 이미 전국 실내 라돈 지도를 작성해 관리 중이다. 주택 소유자는 라돈 농도 조사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영국도 라돈 지도 작성 후 기존 가옥은 200베크렐, 신축 건축물 라돈 농도를 100베크렐로 강력하게 규정하고 있다. 특히 라돈 농도가 강한 곳은 라돈 측정 비용을 국가에서 보조 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스웨덴도 전국의 실내 라돈조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 모든 건물 측량 시 라돈 측정을 의무화 하고, 라듐 함량 초과 건축재료는 생산을 금지했다. 체코는 토양의 평균 라돈 농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다. 1987년부터 주택 실내 라돈 노출량 기준을 정하고 등급이 낮으면 건축이 불가하도록 했다. 2002년부터는 라돈 방출량보다 라듐함유량 규제를 시작했으며, 건축자재의 자연방사선 핵종을 측정해 핵안전국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붉어지는 라돈 침구류 문제로 이제야 라돈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됐다. 최근 몇 몇 지자체에서는 라돈 측정기 대여를 실시하고 있다. 주민 스스로 집안 실내 공기질 관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취지이다. 이를 넘어 선진국의 라돈 관리 방안을 본받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실내공기질 관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때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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