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악법’ 규제프리존법 강행 왜?

환경-국토 관리에 치명적...재벌특혜법 가까워 반대 여론
박원정 기자 eco@ecomedia.co.kr | 2017-04-10 10:04:12

  ▶정부, 규제프리존법 집착 알아보니…
 경제적 효과-환경영향 뒷전…
‘규제 완화’ 핑계로 한몫 챙기기?

 

△각종 규제를 대폭 풀어서 지역경제에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미명 아래 규제프리존법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어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달 17일 야당 국회의원, 시민단체 등이 국회 정론관에서 반대시위를 하느 모습.<사진제공=환경운동연합>


투자 활성화에 케이블카 내세워
‘악법’ 규제프리존법 제정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이 법안이 도입되면 문화재청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불허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마구잡이로 규제를 풀어 국토와 환경관리에 치명적인 이 사업을 강행할 수 있게 된다.
본지도 여러 차례 설악산 케이블카 개발사업과 관련해 환경파괴, 절차상의 불합리성 등을 지면과 온라인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즉각 반려하라(16.07.07 온라인), 설악산 케이블카 심의과정 논란(15.09. 07 온라인) 등>
강원도 양양군 오색리 466번지에서 설악산 해발 1480m 끝청까지 3.5㎞를 연결하려는 오색 케이블카는 지난 2015년 8월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지난해 12월 28일 국립공원 개발을 불허했다. 국립공원 내 산양 서식지 보존 대책과 외래종 식물 유입 등 환경 대책이 미흡하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이 정부는 지난 2월 27일 열렸던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투자 활성화 명목으로 전면에 케이블카를 내세웠다. 케이블카 설치 규제 완화로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이름표에 지역 경제 살리기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그러나 대책이 발표되자 시민단체 등은 즉흥적 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케이블카 활성화가 가져올 경제적 효과도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영향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정부가 지난 2015년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 인허가를 밀어붙일 때보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설악산 중청<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홈피>

1970년대부터 온갖 특혜 받아
그러면 이렇게 이 정부가 무리를 하면서 케이블카 사업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선 최고 권력자인 박근혜 대통령과 케이블카의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 첫 사업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인 1971년 정부는 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병기 씨가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를 설치·운영토록 처음 허용했다.
현재 박 대통령의 조카뻘인 한 씨의 두 아들이 운영 중인데, 권금성 케이블카는 2011∼2013년 기준 연평균 73만 명이 다녀갔다. 이 기간 연평균 매출이 80억 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고 우수 운영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권금성 케이블카 사업자는 지금까지 특혜를 받아 탄탄대로를 걸어왔다는 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한씨 집안은 40여년 간 운영을 통해 훼손된 설악산 자연 복원에는 단 한 푼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 권금성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설악케이블카 측은 당초 자연보전기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가 최근 철회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다 케이블카 진흥사업이 재추진 되고 있으니 다시금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환경·문화재 보존대책과 경제적 창출 효과를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고 급하게 서두르는 이유, 그리고 규제완화라는 프리미엄까지 보태주는 까닭을 국민들은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순기능보다 역기능 간과 안 돼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만능 해결사’로 불리는 법이 추진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름하여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규제프리존법)’으로, 수도권을 뺀 14개 시도가 신청한 27개 전략산업의 규제를 풀고 재정과 세제를 함께 지원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각종 규제를 대폭 풀어서 지역경제에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 그리하여 현재 이해관계에 있는 각 지자체와 국회, 재계는 이 법의 국회통과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5년간 17여만 명의 고용과 14여조 원의 투자가 창출될 것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별로 특화된 미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중요한 카드라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꼼꼼하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허점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먼저 지금까지 지탱돼 온 각종 규제 법안 위에 군림할 것이 뻔해 앞으로 풀어야 할 규제와 필요한 규제를 구분하는 기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규제 완화라는 순기능보다 민감한 이슈들인 의료·환경·교육·개인정보보호 등과 관련된 규제도 무력화될 수 있는 역기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규제프리존법이 재벌특혜법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재벌 대기업이 각 지역마다 하나씩 맡고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바로 ‘전담기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규제프리존법의 지역전략산업은 대부분 R&D사업이 중심이라 경제적 파급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환경-보건의료-FTA 협상에도 영향
이와 더불어 일부 국정농단 주역들은 규제프리존법을 강원도 땅의 이권사업을 독점하기 위한 ‘청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백두대간 산 정상부에 대통령 아방궁을 짓고 특정인을 위한 승마장 건설, 스포츠학교 등을 지을 계획으로 이 법안을 청탁했던 것. 이와 같은 계획은 저들도 현행법 안에선 불가능하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다. 개발예정지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 백두대간의 능선이거나 생태계, 자연경관 등을 특별히 보호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규제프리존법은 환경보호 지역의 규제완화 여부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어서 대통령 마음대로 케이블카, 호텔, 관광지 조성 등을 할 수 있다. 이런 법안을 악용하려 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환경 보호를 위해 개발에 규제를 받고 있는 땅들이 프리존법 제정 움직임으로 벌써부터 땅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규제프리존법 또한 시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비자보호원의 관계자는 “규제프리존법이 현행 의료법의 상위법 개념으로 도입되면서 각 지자체가 선정한 전략사업에 따라 약품이나 의료기기 등을 규제 없이 생산하고 보급할 수 있게 된다”면서 “현행법에 따라 생산과 보급에 필요한 절차와 규제를 대폭 축소하거나 삭제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개발부터 10단계의 절차와 관리·감독을 거쳐 시중에 보급됐다면 1~2단계 정도로 절차가 대폭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단계를 거친 약품보다 안전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약품은 지방자치단체의 허락만 떨어지면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미국의 새 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공중보건, 환경, 토지계획, 소비자 보호 등 공공 목적의 정책마저 문을 열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하여 규제프리존법이 도입되면 87가지의 규제가 전면적으로 완화되면서 세계 투자자들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환경미디어 박원정 기자]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CO피플]

[친환경 기술/제품]

삼성안전환경
많이본 기사
KOWPIC
두배
포스코건설
논산시
종이없는벽지
한국시멘트협회
안성

[전시/행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