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시 찾아 온 미세먼지 생태 숲으로 걷어내 보자

글.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2-11-14 09: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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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대 교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묻혀 있던 미세먼지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시야를 가리는 것은 물론 폐부 깊숙이까지 파고들어 기침을 유발하며 다시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지난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대규모 대책단을 구성하고, 미세먼지의 주요 공급처가 되는 중국에도 할 말 하여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도움으로 잠시 맑은 하늘을 느껴 보았을 뿐 하늘빛이 예전 그대로다.


필자는 모든 환경문제는 발생원과 흡수원 사이의 균형 이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흡수원 대책도 발생원 대책만큼 중요하게 준비하고, 이웃나라 중국으로부터의 발생량이 국내 발생량에 버금갈 정도로 규모가 크니 특히 흡수원 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다시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는 것을 보니 언제나처럼 그 대책은 구호만 외친듯하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미세먼지 정화용 나무를 심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그 종류의 선정과 배치방법이 과학적 체계를 따르지 않은 구시대 조경방식으로 심어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결과 미세먼지는 여전히 걷힐 줄 모르고 우리의 시야를 어둡게 하며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지친 우리의 호흡기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충청서도 (충주와 청주를 잇는 선의 서쪽에 위치한 충청남도의 바른 호칭)와 세종시 그리고 충청동도 (충청북도의 바른 호칭)의 농도가 특히 짙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에 더해 서해안에 위치한 화력발전소가 내뿜는 미세먼지가 더해진 결과다. 

 

하나의 요인이 더 있다. 이 지역에서 최근 수년 동안 흡수원으로 기능할 숲을 많이 베어냈기 때문이다. 그릇된 탄소중립정책 때문이다. 나이든 숲의 탄소흡수기능이 떨어지니 그 숲을 베어내고 어린 숲을 만들어 탄소흡수기능을 늘리겠다는 생각으로 이 지역을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숲을 베어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어리석은 판단이다. 

 

나이든 숲은 그 밑에 다음세대를 이어갈 어린 나무들을 보유하여 그들 스스로 무리없이 세대교체를 이루어간다. 숲 생태계의 박물관 역할을 하는 광릉 국립수목원에 가면 그런 모습을 뚜렷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벌인 사업처럼 급하게 나이든 나무들을 베어내면 그곳의 토양 온도가 올라가 토양 중에 다량으로 축적되어 있던 유기물이 빠르게 분해되면서 탄소를 방출하여 오히려 탄소수지를 불리하게 만드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탄소흡수도 못하고 미세먼지 흡수도 못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으니 역효과가 상당하다.


나무는 진화과정을 통해 빛과 가스 흡수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그 표면적을 늘려 왔다. 따라서 나무들은 자신이 서 있는 곳의 토양 면적 보다 10배 이상 넓은 표면적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는 것은 물론 그것을 흡착하여 거동하지 못하게 하는 능력도 지니고 있다. 

 

▲ 큰키나무, 중간키 나무, 작은 키 나무 및 풀 층으로 이루어진 온대 숲의 계층구조

따라서 그들을 모아 숲을 이루어내면 미세먼지 흡수 및 흡착 기능을 크게 향상시켜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숲은 적게는 ha당 20kg에서 많게는 ha당 400kg에 상당하는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오염된 공기와 깨끗한 공기를 혼합해 추가적인 효과도 발휘한다. 이때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는 식물에 의해 흡수되지만 이보다 큰 입자는 흡수보다는 흡착을 통해 막아주는 역할을 하므로 다양한 형태의 도입방법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도심에서는 지붕과 벽면 녹화, 생울타리, 도시 정원 또는 공원 형태로 도입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지역의 온도를 낮춰 기온 역전층 형성을 막으며 분지형 도시에 갇혀 있는 미세먼지를 확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때 하천 복원, 연못 창조 등을 통해 물과 함께 도입하면 온도를 더 낮출 수 있으므로 더 큰 효과도 가능하다.


미세먼지로 인해 인간 건강이 위협 받으면서 식물을 이용한 미세먼지 여과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식물이 모여 이룬 식생이 미세먼지 농도를 줄여준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나무를 비롯해 식물을 심는 것은 도시기반구조에서 중요한 오염완화 대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미세먼지 발생량의 거의 절반 정도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발생저감 대책도 중요하지만 발생한 또는 수송된 미세먼지 흡수 저감 대책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밀도로 개발된 도시지역에서 나무를 심는 공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도시림이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려면 가장 효율적인 종의 선정과 배치가 중요하다. 종은 우선 해당 장소에 살 수 있고, 해당 장소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종으로 선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선 자생종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에는 그들이 사는 지형적 위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미세먼지 흡수 저감용으로 심는 나무는 종종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조경회사가 비축했던 식물을 떨이하는 느낌이다.


그 다음에는 흡수기능이 높은 종을 선발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기능을 갖춘 종은 잎 표면의 거칠기가 크고, 기공밀도가 높으며 잎 표면의 왁스층이 두꺼운 종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이는 참나무들이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소나무도 두꺼운 왁스층을 갖춘 측면에서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산지 능선이나 정상부가 원서식지로서 우리의 생활환경 주변에서는 지형 조건이 어울리지 않는다.


종을 선정한 다음에는 그들을 효율적으로 조합하여 배치하여야 한다. 그 조합은 큰키나무, 중간키 나무, 작은 키 나무 및 풀들이 각각 계층을 이뤄 이룬 숲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리들이 시행하고 있는 나무심기 방법은 이러한 온전한 숲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 각 계층을 이루는 식물의 종류는 자연적으로 어울린 모습과 달라 어색하기 그지없다. 자연의 모습을 모방할 필요가 있다.

 

▲ 지형에 적합한 숲의 공간분포

숲의 조합을 결정한 다음에는 지형에 따른 그들의 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립공원이나 그린벨트지역과 같이 보존상태가 양호한 장소를 방문해보면 그 답이 보인다. 

 

평지를 보면 오리나무 숲이 성립해 있다. 그 숲을 뜯어보면 오리나무, 신나무, 쥐똥나무, 고마리 등이 각각 큰키나무, 중간키 나무, 작은 키 나무 및 풀 층을 대표해 그 숲을 이루고 있다. 평지를 지나 산자락으로 접근해보면 갈참나무숲이 보인다. 

 

계곡을 따라가 보면 느티나무숲이나 서어나무숲이 보인다. 계곡의 경사가 급해지면 졸참나무숲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사면으로 접근하면 신갈나무숲이 성립해 있다. 신갈나무숲은 비교적 넓게 분포하는 경향이다. 여기서 남사면 쪽을 보면 굴참나무숲이 나타난다. 이 숲은 수피가 두꺼워 산불 방어에도 유리한 숲이다. 

 

이런 숲들을 한참 걸어 능선이나 정상에 가까워지면 소나무숲이 나타난다. 먼저 나타난 숲들이 4개의 층을 이루고 있는 것과 달리 소나무숲은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차이를 보인다.


이와 같이 미세먼지 흡수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숲의 모습과 배치가 생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의 머리와 자료 속에 정보로 구축되어 있다. 그런 정보를 담아 이루어낸 생태 숲으로 우리의 시야를 어둡게 하고 호흡기를 괴롭히는 미세먼지를 걷어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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