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의 키스, 조세핀의 몸 냄새

[WHY 입냄새, WHAT 구취]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22>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4-04 09: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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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22>나폴레옹의 키스, 조세핀의 몸 냄새


“당신을 애타게 그리워하오. 일주일만 지나면 당신을 볼 수 있소. 그대, 그때까지 목욕을 하지 마시오. 지금 그대로의 몸으로 나를 기다려 주시오. 당신의 냄새가 그립소.”


전장에 있던 나폴레옹이 연인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나폴레옹은 여섯 살 연상인 조세핀에 빠졌다. 나폴레옹을 사로잡은 조세핀의 매력 중 하나는 몸 냄새였다.

 

편지에서 알 수 있듯이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그녀의

체취를 잊지 못했다. 26세의 청년 장군 나폴레옹과 사교계의 여왕으로 과부였던 조세핀의 사랑의 징검다리는 바로 체취였다.


나폴레옹은 사랑하는 연인에게 아낌없는 키스를 퍼부으며 체취를 만끽한다. 그의 편지에는 열렬한 키스 이야기가 나온다. 두 구절을 본다. “백만 번의 키스를 보내오. 빨리 오시오.”, “나는 세 시간 안에 그대를 만날 것이오. 달콤한 내 사랑, 그 때까지 천 번의 키스를 보내오.”


사랑에는 냄새가 중요하다. 시각에 의해 이끌어진 남녀관계는 후각으로 인해 완성된다. 사랑의 심리에서 남자는 시각에 약하고, 여자는 목소리에 매력을 느낀다. 그런데 첫 시선 보다, 첫 냄새가 배우자 선택의 결정적 변인이 된다.


냄새의 확인 방법이 키스다. 향긋함과 달콤함을 느끼면 황홀한 관계가 지속되는 반면 역겨운 냄새를 맡거나 불쾌한 감정이 솟으면 더 이상 진전이 어렵다. 남녀가 이성을 처음 만나거나 첫 키스가 예상되면 몸에 향수를 뿌리고, 이를 닦고, 가글을 하는 이유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남녀의 만남은 2세 생산으로 설명된다. 본능과 학습을 통한 오감을 활용해 최적의 배우자를 선택하려고 한다. 우선 시각적 호감으로 끌림이 되면 냄새가 큰 변수가 된다. 체취를 가장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키스다.
여성은 첫 키스 때 남성의 능력을 재단한다. 자신에게 적합해 건강한 2세를 낳을 수 있을지 본능적으로 판단한다. 키스는 혀의 교환이고, 침의 나눔이고, MHC(주조직적합성복합체)의 이동이다.


혀의 터치는 말초신경을 자극, 사랑의 분위기를 성숙시킨다. 또 남성의 침에서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답게, 정열적으로, 적극적으로 만드는 호르몬이다. 여성은 첫 키스를 통해 상대가 자신에게 맞는 지 여부를 느끼게 된다. 남성의 침에 들어있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맛으로 건강한 2세출산 가능성을 점친다.


키스 때 MHC(주조직적합성복합체)가 오간다. MHC는 개체를 구별하는 독특한 생화학적 지표가 되는 세포표면 분자그룹의 유전자 단백질이다. 남녀의 유전자가 유사하면 태어날 아이의 건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MHC 단백질 친연성이 떨어지는 남자에게 호감을 느낀다.

 
체취는 사랑의 촉진제가 될 수도, 사랑의 절연제가 될 수도 있다. 심리학자인 미국의 마크 크리스탈 교수는 “장미꽃 향, 딸기의 향과 같은 달콤한 냄새는 사랑의 화학적 반응을 강화한다”고 했다. 이 같은 심리는 사랑의 사업에도 연결돼 있다. 이성을 유혹하는 페르몬 향수가 그 것이다. 실제로 사랑과 냄새는 밀접하다. 사랑에 깊이 빠진 여성일수록 배우자의 냄새를 확실하게 맡는다는 실험도 있다.


인간의 후각 유전자는 1천개가 넘는다. 자연환경에 순응하기 위해 시각과 청각이 더 필요했지만 인간에게는 본래 강력한 후각이 주어졌다. 이는 사랑의 방정식 등 인간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성의 만남에서 배우자 선택까지는 첫 시선 보다, 첫 키스가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첫 키스에서 구취가 폴폴 나면 어떨까. 입냄새는 사랑도, 인간관계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구취를 가진 사람도 낙담할 필요는 없다. 원인을 알면 쉽게 치료되는 게 입냄새다. 한의학적 관찰에서 많은 입냄새의 원인은 후비루, 역류성 식도염, 비염, 축농증, 목이물감, 매핵기, 설태, 치태, 충치, 편도염, 인후두염 등 다양하다. 원인에 맞는 처방을 하면 대부분 3개월 이내에 구취는 해소된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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