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입 냄새, WHAT 구취
-김대복 박사의 종횡무진 냄새 문화 탐험-
현대인의 절반은 입 냄새에 예민하다. 구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줘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입 냄새는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예외가 없다. 대전대 한의대 김대복 겸임교수의 입 냄새 문화 산책을 시리즈로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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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허파 입냄새, 폐 질환 구취
인간의 장부 냄새는 호흡을 통해 입으로 배출된다. 호흡기관인 허파(폐)는 들숨 때 산소를 흡입하고, 날숨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또 체액도 흡수해 배출하고, 흡입 약물의 전달통로가 되기도 한다.
약 500~600g 정도인 폐의 안쪽은 허파문이 있고, 폐 속에는 기관지 이하의 호흡기가 있다. 생명유지 활동을 하는 폐에서는 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 구취 중 하나가 폐가 이산화탄소 배출 과정에서 뿜는 냄새다.
폐에서 발원된 구취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폐의 질환과 감염이고, 또 하나는 혈액의 영향이다. 폐의 질환은 폐렴, 폐농양, 폐혈관염, 폐종양, 폐암, 폐결핵, 천식, 낭포성섬유증 등 다양하다. 폐에 염증이나 감염이 생기면 숨을 내쉴 때 냄새가 배여 나온다.
폐농양, 폐종양, 기관지확장증 등처럼 폐나 기관지에 농이 있으면 부패로 인한 썩은 듯한 냄새가 지속적으로 난다. 기관지염이나 천식은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를 동반한 신 맛이 난다. 폐를 비롯하여 간, 이자 등에 영향을 미치는 낭포성 섬유증도 신맛이 풍긴다.
폐는 혈액을 타고 온 다른 장부의 냄새도 배출한다. 폐는 숨을 통해 들어온 산소를 혈액 속에 넣고, 피 속의 이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내보낸다. 당뇨병의 과일향, 위장 질환의 썩은 계란 냄새, 간 질환의 암모니아향 등이다. 또 음주와 흡연, 음식물 냄새의 배출에도 폐가 위, 입과 함께 역할을 한다.
한의학에서는 폐의 질환을 풍한, 열(火) 등으로 접근한다. 풍한이 폐에 들면 폐비(肺痺)가 생기고, 기침을 하며 기가 위로 올라간다. 동의보감에서는 상초의 열을 기침과 폐위(肺痿)의 원인으로 보았다. 폐위는 탁한 가래나 타액 속에 피고름이 섞인 것이다. 또 구강건조와 기침, 가슴통증, 입 마름, 기침, 가슴 통증이 폐옹(肺癰)으로 악화됨을 설명한다.
폐에서 생기는 냄새를 없애려면 폐 질환과 혈액에 용해된 다른 질환의 원인부터 다스려야 한다. 가령, 폐위가 폐옹으로 악화될 때는 자완산이 효과적이다. 또 상당수 폐질환은 기의 상역과 관계 있다. 찬 음식과 찬 옷을 피하는 게 좋다. 기의 상역에는 가자피, 수렴하는 데는 백작약, 신 것으로 보하는 데는 오미자, 매운 것으로 사하는 데는 상백피를 쓴다.
동의보감에서는 폐 허에는 아교주와 마두령, 행인 등의 약재로 지은 보폐산을 추천한다. 폐 실에는 황금, 치자, 지각, 박하, 연교, 행인, 상백피, 대황(酒蒸) 등을 달인인삼사폐탕을 처방하고 있다. 향약집성방은 폐에 좋은 약초로 도라지를 제시한다. 폐의 기를 잘 돌게 하고, 열로 인해 찬 숨을 삭이는 데 도움이 되는 도라지는 인후통, 인후염, 이질복통, 가래에 효과적이다.
글쓴이 김대복
대전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으로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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