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실내환경-침묵의 살인물질 '라돈'

학교 실내 환경- 우리 아이들은 어떤 공기를 마시고 있는가?<2>
이현이 | ddalki2046@naver.com | 입력 2017-11-02 09: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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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가시자마자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이 온 듯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느라 문을 꽁꽁 닫고 있다가, 이제는 추워서 문을 닫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환기하는 횟수는 줄어들고 실내 오염은 더해져 간다. 잠시의 환기로 얻을 수 있는 것 들이 많이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 학교는 주로 단층으로 이뤄져 라돈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

 


‘학교실내환경-우리아이들은 어떤 공기를 마시고 있는가?’ 2탄에서는 1급 발암물질인 라돈에 대해서 알아볼 예정이다. 라돈에 대한 적절한 저감 장치가 없다면 일단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환기’이다. 환기는 실내오염물질 배출에 기본적인 사항이다. 하지만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환기시키는 것마저도 쉽지 않을 터. 더구나 환기만으로 인체에 무해할 정도로의 라돈 수치를 달성하기엔 무리가 있다.


늦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라돈의 발생원인과 영향, 대책에 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적절한 예방과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거기에 건축주를 포함한 건축인들의 능동적인 전략과 실행 의지, 그리고 정부의 관심만 더해지면 얼마든지 저감하고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 라돈의 생성 경로.
라돈이란 무엇인가?
‘일명 침묵의 살인물질’이라 불리는 라돈(Rn). 라돈은 질량지수 222번의 자연환경에서 발생하는 천연 방사성 기체이다. 주로 화강암에서 방출되는 라돈은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되면서 라듐을 거쳐 생성되며 불활성 기체로서 화학적으로는 안전하나 물리적으로는 매우 불안정하다.

 


라돈은 주로 화강암속에서 발생되는데 우리나라는 지면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뤄지고 있어 라돈에 노출될 경우의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지구상에서 1평방 센티미터(1cm²)의 토양당 1초에 평균 2개의 라돈 원자가 매일 방출된다.
대기로 빠져 나오는 라돈의 양은 토양의 투과성(permeability)과 지표면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깊이에서 형성되었는가에 따라 다른데, 10미터 내에서 형성된 라돈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


인간이 노출되는 방사선의 4분의 3이 자연 방사선이며 그중 50% 정도가 라돈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방사성 피폭은 전체 원자력 산업에서 기인하는 것보다 1,000배 이상 높다. 라듐의 방사성 붕괴로 생성된 라돈은 계속적인 붕괴과정을 거쳐 비방사성 물질인 lead(206Pb)에 이르러 안정화된다.


이 붕괴과정 동안 알파입자, 배타입자, 감마선의 전리 방사선(ionizing radiation)이 방출된다. 라돈 붕괴물질은 가스 상태인 라돈과는 달리 고체 입자(solid particles)이고 다른 물질에 쉽게 달라붙는다. 라돈의 반감기(half-life)는 3.8일이지만, 그 질량이 무의미한 수준이 되기까지는 한 달 정도 걸리며 이는 토양에서 건물내로 유입되어 축적되는데 충분한 시간이다.


라돈은 토양이나 콘크리트, 석고보드, 석면슬레이트 등 건축자재 중에 존재하는데 기체이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으며 맛을 보거나 냄새로 유무를 파악할 수도 없다. 이처럼,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바로 지금 이순간에도 엄청난 농도의 라돈이 방출되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돈은 특히 겨울철에 더 노출되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그 이유가 겨울철은 환기 횟수가 줄어드는가 하면, 난방으로 실내공기와 토양의 기압 차이로 인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 라돈의 건물내 유입 경로
라돈의 유입 경로
라돈은 공기보다 9배정도 무거워 지표 가까이 존재하지만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흩날리기도 한다. 건물의 미세한 균열이나 지하실 바닥 등을 통해 유입되며, 건축자재, 관의 갈라진 틈, 벽돌과 벽돌 사이, 우수 배관로, 지하수, 건물에 직접 노출된 토양, 바닥과 벽의 이음매, 건물 하부의 갈라진 틈의 경로로 유입되기도 한다.

 


토양에서 발생해 유입되는 경우가 90%에 달하며, 자재의 경우 4%, 지하수를 통한 오염은 1%정도이다.


노후된 단독주택일수록 위험하며, 고층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건물 형태에 따라 지하가 고층에 비해 더 높을 수도 있고 더 낮게 측정되기도 한다. 그 원인은 음압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고 유입되기 때문이며 그렇기 때문에 압을 이용해 차단하는 기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건축 자재 및 가구 등에서 발생하는 라돈의 경우는 시공시 품질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환기를 통해 저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화강암으로 이뤄져있어 위험률이 높으며, 그중 화강암이 넓게 분포한 지역이나 산악지역, 라듐 함량이 높은 지역은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위험지역 및 건축물 등에 대한 관리체계가 부족하며 지질학상 화강암이 많은 국내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특별히 겨울철은 실내 환기의 횟수가 줄어들고 기압 차이로 인해 라돈 측정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 라돈은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다.
라돈의 위험성
라돈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의 촘촘한 라돈 관리체계가 절실하다. 지난 2012년 서울도시철도공사 설비직원과 역무원이 폐암으로 숨진 사건이 있었다. 3년 후인 2015년, 역학조사를 통해 라돈이 발병원인으로 밝혀졌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써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 2위이다. 폐조직을 손상시키는 라돈 노출로 인해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가 다수 있다. 실제로 라돈 노출과 폐암 발생간의 연관성에 관해 학계에서 증명한 바 있다. 폐암 뿐 아니라, 라돈에 오염된 지하수를 통해 위암이나 피부암 등도 발생 우려가 있다.


라돈의 안전기준치는 140Bq/m3로 잡고 있으며, WHO는 100Bq/m3, 우리나라의 경우 다중이용시설은 148Bq/m3, 신축은 200Bq/m3로 규제하고 있다.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학생들은 늘 라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교실의 특성상 많은 인원이 제한된 공간에 머물며 제대로 된 환기 시스템이나 라돈 저감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유해물질은 항상 어린이와 노약자가 취약하다.


라돈 수치에 따른 인체에 해가 되는 수치는 ‘0’이다. 아주 극소량만 검출되도 인체에 폐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라돈의 특성상 ‘0’이라는 환경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제거보다 수치의 완화 혹은 저감의 표현이 적합하다. 라돈을 잘 이해하고 대처 방안을 마련하면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 발생률 2위에 달한다.

   자료출처=EPA 

△ 라돈에 의한 연간 사망자수 자료출처=EPA
라돈 저감 방법
전문가들이 말하는 라돈 저감 방법의 우선순위는 ‘환기’이다. 잦은 환기가 라돈 수치 저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방출량에 따라 그 효과는 만족할 만큼 될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날이 추워지면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횟수는 줄어들고, 게다가 학교에서는 누군가 책임을 지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만한 형편이 안된다. 학교측에서는 난방의 이유로 창문 열기를 권하지 않기도 한다. 난방비 절약을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난방은 계속되고 환기는 안되는 교실에서 학생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수밖에 없다. 방출되는 라돈은 켜켜이 쌓여가고 실내 공기질을 악화시키게 된다. 단순히 교실 바닥에만 쌓인다면 큰 문제가 될쏘냐. 그것이 호흡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몸속으로 들어가니 문제인 것이다.


비단 라돈 문제만은 아니다. 미세먼지를 비롯해 토양과 자재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많은 유해물질을 고스란히 학생들은 산소 호흡을 통해 몸에 축적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이나 다중이용시설은 환경부 유해물질 관리기준에 따라 관리된다. 그러나 권고사항일 뿐 별도의 법적 기준이 없다. 라돈 노출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국민들의 라돈 위험성 인식이 부족하고 심각성을 알리는 교육도 거의 전무한 상태다.

[환경미디어 이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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