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149개국에서 약 2억5200만㏊의 훼손된 생태계가 복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기록된 세계 생태계 복원 노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지만, 2030년 국제목표를 달성하려면 담수와 해양·연안 생태계를 중심으로 복원 속도를 더욱 높이고 관련 재원도 현재보다 네 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는 유엔의 평가가 나왔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국은 최근 ‘자연의 귀환-사람과 지구를 위한 생태계 복원 확대(Nature’s comeback–Scaling ecosystem restoration for people and planet)’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유엔 생태계 복원 10년(2021~2030)의 중간 시점에서 전 세계 복원 성과를 종합 평가한 첫 보고서다. 각국은 약 10억㏊의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는 2030년까지 훼손된 육상·담수·해양·연안 생태계의 최소 30%를 효과적인 복원 상태에 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복원 중인 2억5200만㏊ 가운데 약 2억3200만㏊는 육상 생태계다. 담수 생태계는 1100만㏊, 해양·연안 생태계는 570만㏊로 집계됐다. 나머지 약 320만㏊는 특정 생태계 유형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약 1억9220만㏊로 가장 많은 복원 면적을 차지했다. 이어 아프리카 3630만㏊, 유럽 910만㏊, 북·중미 580만㏊, 남미 540만㏊, 오세아니아 320만㏊ 순이었다.
다만 유엔은 이 수치를 지역별 성과 순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복원사업 규모뿐 아니라 지역 면적과 각국의 모니터링·보고 역량 차이가 함께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육상과 수생 생태계 사이의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 생태계는 2030년 목표의 거의 절반 수준까지 복원사업이 진행돼 비교적 진전이 빠른 반면 담수 생태계는 목표의 약 5%, 해양·연안 생태계는 약 23% 수준에 머물렀다. 담수 생태계는 훼손 속도가 가장 빠른 생태계 가운데 하나지만 복원사업은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
중국은 1억2740만㏊로 단일 국가 가운데 가장 넓은 육상 생태계 복원 면적을 보고했으며 몽골과 카자흐스탄에서도 대규모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습지 복원·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고한 CBD 당사국 비율도 2022년 8%에서 최근 54%까지 높아졌다. 다만 담수와 해양 분야는 보고자료 자체가 부족해 실제 복원 면적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복원사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나타내고 있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복원플래그십 사업 등을 통해 이미 110만개 이상의 녹색 일자리가 만들어졌으며 120만명 이상이 관련 교육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으로 생태계 복원 투자가 확대될 경우 2030년까지 최대 3200만개의 추가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그러나 가장 큰 과제는 재원이다.
현재 추적 가능한 전 세계 생태계 복원 재원은 연간 약 640억달러 수준이지만, 2030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를 약 2960억달러까지 늘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보다 4배 이상 확대해야 하는 규모다.
분야별로는 농림복합경영에 연간 870억달러, 복원형 재조림 520억달러, 이탄지 복원 440억달러, 해초지 복원 28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복원의 기후·생물다양성 효과도 크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우선 복원지역의 15%만 복원해도 산업혁명 이후 배출된 CO₂ 상당량에 해당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하고, 향후 예상되는 종 멸종의 약 60%를 피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유엔은 다만 단순히 복원 면적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복원이 실제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기능을 되살리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CBD 아스트리드 쇼메이커 사무총장은 “한 손으로 자연을 복원하면서 다른 손으로 자연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며 생태계 훼손의 근본 원인을 줄이고 복원 성과를 장기간 추적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유엔 생태계 복원 10년의 후반부에는 개별 복원사업을 늘리는 단계에서 벗어나 생태계 회복과 지역사회 생계, 장기적인 경제적 가치를 함께 유지하는 복원 경제(restoration economy)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토지와 자원에 대한 안정적인 권리, 원주민과 지역사회의 실질적인 참여, 장기간의 사후관리 없이는 복원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UNEP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우리는 기록된 역사상 가장 큰 자연복원 운동 가운데 하나를 목격하고 있다”면서도 “2030년까지 필요한 규모와 속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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