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보다 ‘예술가’가 더 어울리는 화가

“외로움 다독이고 위로해주는 그림 그리고 싶어”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8-07 1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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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돼 마음을 빼앗기고, 감동을 받는 그런 그림이 있다. 그림 속 가득 차있는 침묵과 고독이 나의 외로움을 대변해주거나 혹은 다독여주는 것 같아서 깊은 위로를 받게 되는 그림.

김갑진 화가는 사람의 마음을 깊게 진동시키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예술의 역할은 ‘치유’

“사람은 누구나 외롭죠. 저 역시 외로움을 많이 타고, 우울증을 겪기도 하거든요. 아마 누구나 다 그럴거예요. 그럴 때 나만큼 아픈 사람을 보면서 서로 공감하고, 위로해 줄 때 내 아픔이 치유되거든요. 슬픔은 슬픔으로 위로받고 치유돼요.”

그는 예술의 역할을 ‘치유’로 정의했다. 고독하고 우울한 사람이 그림을 통해 위안 받고, 상처를 치유 받는 것. 기쁨을 2배로 해줄 수 있는 만큼 슬픔은 반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그림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 치유 받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 그러다보니 작품을 통해 돈을 벌거나 유명해지는 것이 아닌 그림 자체를 삶으로 받아들이게 됐고, 작품을 산다는 사람이 있어도 쉽게 팔지 못하게 됐다.

오히려 작품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며 김 화가의 마음을 울리는 사람에게는 그림을 그냥 내어준다.

그는 “일반 가정집에 걸리기에는 제 그림이 좀 부담스럽죠. 저는 박물관처럼 많은 사람이 보고 감동받을 수 있는 곳에 걸리고, 그 역할을 해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작품 완성하는 과정이 하나의 수행과정

김 화가는 줄곧 까마귀를 소재로 그림을 그려왔다. 고대 신화 속 까마귀는 숭배의 대상이었다. 특히 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인 삼족오는 벽화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길조(吉鳥)의 상징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기 시작해 흉조(凶鳥)로 변해버린 까마귀를 계속해서 화폭에 담게 된 이유도 까마귀
가 갖고 있는 사색의 의미 때문이다.

또 흑과 백의 조형적인 요소를 담고자 했다. 그의 그림은 주로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로 이뤄져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람의 감성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색이 회색인데, 흰색과 검은색의 대비로 마음이 편하고 안정되게 가라앉는 역할을 해준다고 한다.

그는 “현대예술이 대부분이 화려하고, 들떠있는 것이 많다면 그것과 균형을 이뤄주는 어두운 그림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최근의 그림은 지금까지 그렸던 까마귀가 등장하는 그림과는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들이 본질적으로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지금의 그림은 정적인 분위기인 반면 까마귀가 등장하는 그림은 동적이고 강렬한 그림이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또 그는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유독 많은 시간을 들인다. 세필로 하나하나 시간과 정성을 들여 그림을 그리는 것이 하나의 수행이자 자기성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데 6개월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그는 “작은 선이 겹치고 겹쳐서 작품이 되기까지가 저의 수행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죠”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스스로 자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캔버스 하나도 구입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는 등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생활한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후원자가 나타났다.

그는 “전시회를 한 번 열 때마다 많은 돈이 들어요. 지금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죠. 전시회가 끝난 후에도 남는 돈은 없지만 전시회를 꾸준히 열 수 있도록 후원이 이뤄져요. 고마운 일이죠”라고전한다.

그는 스스로를 화가이기보다 예술가로 불리기 원한다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욕심을 초월하고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정화하고 성찰하는 그는 이미 예술가였다. 그의 바람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통해 위로와 감동을 받기를 기대해본다.

약 력
개인전 7회
- 2011 존재(存在)와 사색(思索) I I 서울·인사아트센터
- 2010 존재(存在)와 사색(思索) I 서울/KASF-세텍 무역전시
컨벤션센터
- 2009 오유지향(烏有之鄕) 서울/A&S 갤러리
- 2007 신화(神話)-까마귀 서울/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
- 2006 현(玄), 황(黃)-제부도 순천/문화예술회관
- 2004 벽(碧), 암(岩)-소나무 필리핀/국립현대미술관
- 2004 울음-나무, 산, 바위 안산/단원미술관
- 단체전 및 초대전 2011 블루 러브 보다전 서울·인사아트
프라자 갤러리 외 6회
- 전업작가,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청색회, 한국자연동인회,
중원미술가협회, 누리무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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