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두꺼비의 SOS “알 낳을 곳이 없어요”

▶개발과 기후변화로 양서류 위기 심화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3-12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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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상동 소생물서식공원. 아직 겨울이라 물이 얼어있다.
3월 6일은 경칩이다. 경칩에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이다. 개구리뿐만 아니라 양서류에 속하는 도롱뇽과 두꺼비 등도 비슷한 시기에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양서류는 본격적인 봄의 시작을 알리는 생물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양서류는 봄의 신호뿐만 아니라 다른 신호도 보내고 있다. 바로 환경변화라는 신호다. 그 작은 몸으로 인간들에게 던지는 신호는 무엇일까.

양서류는 어릴 때는 아가미로 호흡하며 물속에서 살다가, 성장하면 폐와 피부를 통해 호흡하면서 육상에서 산다. 물과 육상 두 곳에서 산다는 의미로 양서류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두꺼비, 개구리, 도롱뇽 등이 있다. 양서류는 종류에 따라 주된 서식지가 산, 평지, 산과 평지의 중간지역으로 나뉘어 산다. 문제는 개발이 지속되면서 양서류 서식지가 심각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 평지에 사는 양서류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고, 최근에서 산지 주변까지 개발이 확대 되면서 피해는 극심해 지고 있다.


두꺼비 이야기

두꺼비는 토종 양서류 중 가장 덩치가 큰 종이다. 두꺼비는 산림지대에서 생활하지만 산란은 산지와 평지의 경계지점인 습지에서 산란을 한다. 하지만 두꺼비가 주로 산란하는 산지 주변 다랑이 논이 용도변경을 통해 밭으로 변하고 있다. 또한 개발이 진행되어 전원주택이 들어서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환경 변화로 두꺼비 산란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2009년부터 두꺼비 산란지 변화를 조사하고 있는 ‘한국의 양서파충류’ 김현태 선생님에 따르면 “두꺼비 개체

수를 조사하던 10곳의 산란지 중 최근 5년간 9곳이 산란지로서 역할을 마감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예산 상가리 지역이 대표적이다. 2009년 당시 이곳은 두꺼비 28쌍 이상이 번식한 산란지였다. 하지만 2010년 산란지 주변에 개발이 시작되면서 산란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고, 2011년 이후 산란이 불가능한 곳이 되었다. 근처 예산 가루실 저수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09년 당시 30쌍 이상 산란하던 곳이었으나, 2010년엔 4쌍 밖에 찾을 수 없었고, 2011년부터는 모래톱과 산란지역이 사라지면서 두꺼비가 보이지 않았다. 이밖에도 서산 팔봉산 주변, 청주 원흥이방죽 주변 등 두꺼비가 산란하던 곳이 사라지거나 줄어들었고, 그나마 남은 알도 상하는 경우가 자주 관찰 되고 있다.


산란지에 이어 서식지도 안전하지 않다. 두꺼비가 서식하는 산지 주변이 개발로 인해 콘크리트 도로포장율이 증가하고 있다. 이동하는 차량이 증가하면서 로드킬에 의한 사망률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로드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산란지 주변 도로에서는 도로 양 옆으로 망을 치고 산란지로 이동할 때와 산란 후에 포획하여 옮겨 준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도로 주변에 생물 산란지가 있을 경우 포획 후 주변 습지나 산지로 이동을 도와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로드킬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신경아 청주 두꺼비생태문화원 국장은 “두꺼비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 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천천히 운전하거나 우회하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지자체들이 도로

옆에 그물을 설치하거나 생태통로를 많이 만드는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산개구리 이야기
산개구리는 양서류 중에서 가장 일찍 산란한다. 산개구리는 주로 야산 주변 농수로나 웅덩이에 산란을 하기 때문에 알덩이 수로 개체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계곡 주변에서 겨울잠을 잔 후 1~2월에 산란을 시작하는 산개구리는 겨울철 기후변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예상된다.


2012년 산개구리는 2월 6일 첫 산란을 시작해 3월 초에는 대부분 산란을 끝냈다. 2016년에는 약1주일 빨라진 1월 29일 최초 산란을 시작했다. 2017년에는 그 보다 20일 빨라진 1월 9일 산란을 시작해 2월 중순이후에 대부분 산란을 마쳤다. 산개구리 산란과정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두 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 산란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개체수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전국 산개구리 산란 시작일을 비교해 보면 시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으며 제주도와 중부지방의 산란시작일 차이가 적어짐을 알 수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1~2월 평균기온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최고최저 기온 차이가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평균기온 상승과 예측하기 어려운 변덕스러운 날씨는 기후변화의 가장 큰 특징이

다. 산개구리는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산란일이 빨라지고 있고, 산란 이후 갑자기 강추위가 찾아와 알덩이가 얼어버리는 등 기후변화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기후변화와 산개구리 산란에 직접적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어렵겠으나 충분히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서식지 파괴도 크다. 김현태 선생님이 관찰하고 있는 가야산 남연군묘 주변도 큰 변화를 격고 있다. 관찰을 시작한 2006년 당시에는 어마어마한 산개구리 산란지가 있었다. 2010년 이후 변해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 방문 했을 때는 논이 밭으로 변해있는 것을 확인했다. 논이 있을 당시 산개구리가 내려와 겨울잠을 잤고, 기온이 높아지면 산란을 하였지만 이제는 산개구리 수도 감소했고 산란지가 완전히 사라진 곳도 있다. 또한 산개구리는 사람이 먹기 위한 포획으로 영향을 받기도 한다.

도롱뇽과 맹꽁이 이야기
도롱뇽과 맹꽁이는 강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우리나라 겨울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도롱뇽이 알을 낳기에 좋지 않은 조건이었다. 특히 도롱뇽은 서울 백사실계곡, 안산, 남산 등 서울에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어 직접 찾아 나섰다. 기자가 찾아간 누상동 소생물서식공간에는 도롱뇽과 산개구리류가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아직 추운 날씨에 물이 얼어있어 도롱뇽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서식지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이 지역 일대에는 탐방객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계곡으로 들어 갈 수 있을 법했다. 서울환경연합 활동가에 의하면 실제로 물이 녹아 흐르면 주변 개들이 계곡물을 마시기도 하고 탐방객이 계곡에 손을 담그는 등 도롱뇽 서식지를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이에 환경연합은 지나다니는 길목에 팬스와 보호 표지판을 세우고 탐방객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일을 진행했다. 동물도 산란기에는 예민해지고 특히 도롱뇽은 물과 밖을 이동하기 때문에 인근 주변을 전체적으로 보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맹꽁이는 장마철에 내린 비에 새롭게 형성된 웅덩이에 대부분 산란한다. 그래서 장마철 강수량이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장마철임에도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 올챙이가 다 성장하기 전에 말라 죽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장마철 강수량 감소는 기후변화의 영향이라 볼 수 있다.

양서류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라
양서류 감소는 생태계 전체의 위기다. 앞서 말했듯이 양서류는 물과 육상을 오가며 서식하기 때문에 먹이사슬의 허리역할을 감당한다. 대부분 양서류는 많은 수의 알을 낳아서 대부분 포식자의 먹이가 되고 일부가 살아남아 종을 이어가는 전략으로 살아간다. 그런데 산란지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알 산란이 줄어들어 양서류 보전에 위기가 닥쳤다. 또한 양서류는 곤충의 수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양서류의 위기는 생태계 전체의 위기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식이 아직 사회 전반으로 퍼지지는 못한 듯하다. 앞서 말했듯 양서류 대부분이 워낙 많은 수의 알을 낳고 성장하다보니 아직까지도 산에 가면 흔히 보이는 것이 개구리, 두꺼비, 도롱뇽이기 때문이다. 개구리를 죽이기 위해서 갑자기 뜨거운 물에 넣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물에 넣어 서서히 끓이면 개구리는 환경 변화를 조금씩 느끼다 어느 순간 죽게 된다는 말이 있다.

아직 우리 눈에는 개구리가 많이 보인다. 하지만 산란지 파괴는 심각하고 개체수는 감소하고 있다. 대부분 논이 밭으로 용도변경을 하고, 전원 주택 설립 등 개발은 평지를 넘어 산지까지 확대되고 있다. 현재 법률상 사유지인 땅을 개발하는 데는 어떠한 제한도 받지 않는 상황이다. 로드킬에 대한 해법도 없고, 여전히 일부에서는 개구리를 보양식으로 먹는다.
양서류들은 온 몸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작은 신호를 놓친다면 서서히 끓는 물속에 개구리가 죽어가듯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져 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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