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어업의 국제규격과 MSC인증

지속가능어업과 MSC-⑩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7-30 14:59:53
  • 글자크기
  • -
  • +
  • 인쇄

지속가능어업과 MSC-⑩

언젠가부터 세계에서 통용된다는 것을 설명할 때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누군가 이야기하면 왠지 나도 뒤처지지 않게 거기에 포함되어야 될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국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사실 스탠더드는 아주 중립적인 용어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측정하거나 구분할 때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데, 그게 스탠더드이다. 표준, 기준, 규격 이 세 가지 단어가 영어로 번역하면 모두 스탠더드(Standard)가 된다. 그런데 이 단어들 간에 미묘한 신분차이가 있어서 한국어로 번역할 때 어떤 것이 적절할지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된다.


왜냐하면 국제표준이라고 번역하면 반드시 지켜야하는 공식적인 법규같이 딱딱하게 느껴지고, 국제기준이라고 번역하면 왠지 부드럽기는 하나 약하게 느껴져 굳이 꼭 안 지켜도 될 것은 지침이나 안내같이 느껴진다. 어쨌든 셋 다 같은 의미인 국제표준, 규격, 기준은 법처럼 반드시 지켜야하고 어겼을 때는 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대신 잘 준수했을 때는 시장에서 혜택을 받고 준수하지 않았을 때는 외면을 받는 방법으로 상벌이 적용된다. 본 칼럼에서는 다소 중립적 느낌의 국제규격이라는 단어를 쓰도록 하겠다.

이번에 소개할 것은 어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요구하는 국제규격이다. 수산자원의 보존과 해양환경파괴가 심각해지자 국제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규격을 만들었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FAO의 책임 있는 어업을 위한 행동규범 (The UN FAO Code of Conduct for Responsible Fishing) 」을 들 수 있다. 1995년에 지속가능하고 환경과 조화를 이룬 어획 활동을 장려하려는 국제적인 노력을 위한 기본 틀로서 제정되었는데 전 세계 어업의 보존, 관리 및 개발을 위한 원칙과 기준을 제공한다.

두 번째로 「FAO의 해면에서 어획되는 수산물에 적용되는 에코라벨링 지침(The UN FAO Guidelines for the Ecolabelling of Fish and Fishery Products from Marine Capture Fisheries)」을 들 수 있는데 다음의 내용을 포함되어 있다.

· 과학적 데이터와 증거를 이용한 객관적인 제3자 어업평가가 이루어져야 함
· 내부 이해관계자 협의 및 이의 절차를 거친 투명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
· 세 가지 요소에 기초한 인증규격이어야 함 - 대상 종, 해양생태계, 그리고 어업관리 관행의 지속가능성

사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는 시실 규격이나 표준이라고 하기 보다는 어업을 할 때 지켜야할 참고사항 정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침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 전 세계에 규격을 보급하고, ISEAL(the International Social and Environmental Accreditation and Labelling Alliance) 또는 GSSI(The Global Sustainable Seafood Initiative)와 같은 국제규격 연합체에 등록되어 공신력을 인정받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받으면 국제규격이 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지속가능어업에 대한 국제규격으로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는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 해양관리협의회) 인증 역시 FAO의 행동규범을 따라 요구사항이 제정되었고, ISEAL와 GSSI에 등록되어 주기적으로 인증제도에 대한 신뢰성에 대해 감사를 받는다. 감사에는 MSC의 거버넌스, 공급망 이력추적성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인증지역 해양생태계 영향성, 수산자원에 대한 데이터 수집 방법, 어업의 관리수준 등도 포함된다.

MSC는 규격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의 NGO 및 학계, 정부, 산업계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요구사항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개선 과정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관심 있는 사람들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 컨설팅이 개최한다. 여기서 수집된 내용은 전문성 있는 검토와 분석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전문가를 초청하여 구성한 기술자문위원회(TAB : Technical Advisory Board)로 보내진다. TAB는 표준에 대한 문제점과 시사점을 도출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권고한다.

이처럼 국제규격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이해관계자와 매우 민감하게 상호작용을 해야한다. 특히 이해관계자들도 규격개발 및 개선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다. 참여도가 높은 국가나 전문가의 의견이 규격의 내용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방식이 국제표준과 이질감 없이 잘 호환되게 하려면 국내 전문가들이 규격을 개발할 때 참여를 많이 하면 된다.

하지만 국제규격을 개발하는 기구의 기술자문위원회 명단을 살펴보면 한국 전문가가 매우 드물다. 이러한 실정은 MSC도 마찬가지이다 런던본부의 규격개발팀에 물어보았더니 여러 번 초청을 시도하였으나 반응이나 답신이 없었다고 이야기 했다.

국제표준이나 규격은 해외 선진국의 고차원적인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설령 해외에서 먼저 만들어졌다고 해도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우리가 요구해야할 것이 있다면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반영되도록 해야한다. 말그대로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어업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는 아직 초기단계이다. 해조류 최초의 국제 규격인 ASC-MSC seaweed standard도 작년 11월에 발행되었다. 시간을 내는 것이 빠듯하겠지만 국제규격 개발에 한국의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국내 어업 전문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필요하다.

 

서종석 부경대 겸임교수 / MSC 한국대표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