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시장 잠식, 산업계 중소기업 죽어간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업종 환경분야 영역 곁눈질
영세산업의 중소기업과 맞불 전쟁 가속화 ②
6개 업종, 동반성장위에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신청…대기업 골목상권 공세 반발
플랫폼 대기업들이 인조대리석·가정용세탁업(셀프빨래방)·대리운전업·해외이사서비스업·배선기구 제조업(멀티탭)·퀵서비스업 등 6개 업종에 진출하며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해나가자 소상공인들이 잇따라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적합업종 동반성장위의 권고에 의해 대기업의 진출이 금지·제한되는 업종이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7년 ‘배민상회’ 서비스를 통해 앱 입점업체 대상 식자재납품 시장에 진출한 상태이다. 쿠팡은 올해 6월 ‘쿠팡이츠’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국마트협회는 ‘쿠팡 시장침탈저지 전국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쿠팡 대기업 플랫폼의 골목시장 진출 저지를 선언한 상태다.
과거에도 대기업 진입 다수, 생수업 등 영세업자는 하도급으로 전락
대기업들의 영세시장진입 사례를 보면, 카카오의 경우 2010년 스마트폰용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사업을 시작해 약 10년 만에 시가총액 약 39조원 수준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혁신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핵심 사업 영역인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과 각종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카카오톡 메신저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M&A로 사세를 확장했다. 신규 사업 영역은 택시, 자동차수리, 미용실, 네일숍, 주차장, 대리운전 등 사용자의 실제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3번이나 불려나가 문어발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등에 질타를 받은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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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는 샘물=생수 시장은 대기업화 됐다. |
과거에는 더욱 극명한 사례도 있다. 생수사업의 경우 최근에는 중소기업의 생수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렵다. 현재 생수제조공장은 전국 약 50개 후반 정도 되는 가운데 거의 대부분의 생수는 대기업의 OEM생산이다. 그나마, 산수, 크리스탈생수의 경우가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정도이다.
산수라는 브랜드는 쿠팡에서 OEM 절반, 자체브랜드로 절반 생산되고 있다. 크리스탈 생수의 경우 자제브랜드로 생산하고 있지만 브랜드는 유명무실한 상태가 됐다. 이처럼 생수공장은 롯데와, 쿠팡, 진로, 풀무원, 스파클, 동원, 제주삼다수 등이 있으며 롯데와 쿠팡이 주도하고 있다. 백산수는 전량 수입이다.
중소업체들이 대기업에 OEM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물류비 때문이다. 자체브랜드로 판매할 경우 지역에 따른 물류비용이 원가에 20~30%에 달해 자체브랜드로는 악순환이 이어져 대기업과의 OEM을 구축할 수밖에 없었다. 관련업계에서는 ‘1사 1브랜드 생산’이란 말이 자주 언급되었지만 실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수기업계 대기업으로 재편…가전 프레임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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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정수기시장은 코웨이와 청호가 양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코웨이는 10년 전만해도 대기업군에 속했다. 코웨이는 과거 웅진에서 현재는 넷마블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코웨이는 국내시장에도 일정부분 운영하고 있지만 과거 50%를 점유하던 때보다는 낮아져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출에 비중을 실었다. 현재 말레이시아 수출시장을 개척해 선전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경우 최근 가수 임영웅씨를 광고인물로 내세워 시장상황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체제에서는 조금 벗어났다. 과거 정수기시장에서 동약매직은 사모펀드에 매각 후 사모펀드를 SK가 인수하면서 SK도 정수기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수처리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수처리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에는 중소업체가 많았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기술경쟁력과 자금으로 협력업체로 되거나, 대기업에 인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국내 물시장의 포화와 국제시장 진입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대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진입에 열을 올렸다. 최근 수처리 제품과 소재 관련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업계, 재활용시장 대기업으로 재편되나?
과거 폐기물 재활용업이나 처리업계(소각업체 포함)는 개인이나 중소업체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영역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혐오사업이라는 질타와 사업승계를 원하지 않는 2~3세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기업의 인수합병이 쉬워졌다. 국내 폐플라스틱 재활용업계는 SK·보광·동서 등 대기업이 폐플라스틱, 고철 등 재활용 업체를 잇달아 인수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폐기물 사업장 인수를 희망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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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별 대기중인 폐기물들 |
SK건설은 지난해 국내 최대 폐기물 처리 기업인 EMC홀딩스를 1조원에 인수하며 친환경 사업에 진출했고, 추가로 지역 소규모 폐플라스틱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보광산업은 인천과 화성 부지에 재활용 장비를 대규모로 증설했다.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인선이엔티, 폐기물 소각업체 코엔텍 등은 동서가 인수했다. 이 외에도 대기업 다수가 현재 소규모 재활용 업체 인수합병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모펀드(PEF)도 폐기물 처리·재활용업계에 참여하고 있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는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소유하고 있다. IMM은 2017년 JP모건으로부터 폐기물 업체를 4000억 원에 인수한 후 자본 재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최소 8000억 원으로 올려놨다.
전국 11곳의 폐기물 소각 업체를 거느린 EMK가 진행하는 경주산업단지 매립장 개발 공사가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매물로 나올 경우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점쳐지며 대기업이 인수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관망하고 있다. EMK를 사들이면 단숨에 폐기물 처리 업계 1위를 넘볼 수 있어, 인수 후보자들은 지난해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
이에 폐플라스틱 재활용업 중소업체들은 과거 많은 규제와 손가락질 당하며 일궈온 재활용업계를 대기업에게 잠식당하며 중소업체들의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PEF 운용사, 폐기물관련업체 인수…황금알 낳는 거위이기 때문
과거 국내 폐기물처리 시장은 약 100여 개의 개인이나 중소사업자 중심의 소각 업체로 구성됐었다. 2017년 환경부는 소각 시설 규제를 강화했다. 과도한 물류비용으로 폐기물 특성상 그 지역에서 처리가 유리했다. 아울러 님비현상으로 새로운 시설설치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폐기물업체들은 막대한 시설 투자를 조달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찾았다. PEF 운용사들은 자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돈이 된다고 판단, 시장에 먼저 뛰어 들었다. 초기 설비투자가 많이 들지만 낮은 인건비와 위험도, 그리고 인프라 투자처럼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려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후 대기업 중에서 SK에코플랜트, 태영그룹, IS동서 등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결과적으로 수익이 오르자 신규 진입이 어려운 환경산업 특성상 인수합병을 통해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ESG경영의 대두와 탄소중립 선포 등 환경의 변화도 큰 작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폐기물 업체 몸값도 오르고 있는 상황으로, 매도자가 우위에 서 있는 상황이다. 폐기물 분야 M&A는 앞으로도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중소기업영역 시장 잠식, 독일까? 득일까?
위의 사례 외에도 대기업의 중소업체시장 진입은 많이 있다. 식자재유통을 비롯해, 모바일 대리운전 시장을 넘어 전통적인 콜센터(전화대리) 시장, 최근 대기업의 무리한 골목상권 진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전문가는 “이러한 대기업의 중소기업영역의 대기업 진입에 대해 정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싫어할 만한 일이 없다. 이유는 대기업이 진입하며 관련업계의 관리가 수월할 뿐만 아니라 규모가 커지다 보면 관련 산업계에도 발전을 거듭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진입하면, 관련부분 발전과 폐기물의 경우 과거에 비해 훨씬 깨끗하고 체계있게 변화할것이란 기대감에 국민들도 큰 무리없이 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경제 전문가들은 “기존 영세업체와 소상공인들이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를 방어하기 위한 차원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신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미국이나 유럽에선 ESG를 강조하며 재활용을 명확한 주력 투자 분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대기업의 ESG 경영 확산의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ESG 경영에 따른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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