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넌 어디서 왔니? MSC 이력추적제와 에코라벨

지속가능어업과 MSC- ⑪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8-06 13:04:22
  • 글자크기
  • -
  • +
  • 인쇄

지속가능어업과 MSC- ⑪

오랜만에 칼칼한 오징어국이 먹고 싶어서 마트에 들렀다. 신선코너의 오징어는 여전히 쬐그맣고 비싸다. 원양산이라고 붙여 놓았는데 이번에는 어느 바다에서 어떤 방식으로 잡혀온 것일까?


소비자가 뭐 이런 내용까지 궁금해 하겠냐고 하겠지만 요즘 식품사고나 불법유통 등의 이유로 원산지를 따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궁금함과 걱정을 해결해 주기 위해 정부에서는 수산물 이력추적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어업 및 생산단계에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가공 및 유통단계에만 부분 적용되고 있다. 사실 생산단계가 이력추적의 시작인데 일손이 부족하고 현장이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아직 한국 수산업에서는 어디서 얼마나 잡혔고, 얼마나 팔렸는지 등을 나타내는 기록에 대한 신뢰성은 여전히 물음표이고 미스테리이다.

보통 이력추적제를 이야기 할 때 ‘바다에서 식탁까지’ 라고 표현한다. 다소 서정적으로 느껴지는 문구이지만 만약 식탁에서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는 바다까지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공무적인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 학교 급식에 나온 간고등어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생각해보자. 학부모들의 뜨거운 분노 아래 역학 조사가 실시될 것이다. 이때 이력추적제가 진가를 발휘한다. 학교 식당의 위생관리기준과 준수기록, 가공공장의 전 공정과정이 철저히 조사 될 것이다. 만약 여기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다음 단계인 어업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진전이 없다. 밀거래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어업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된 내역이 있어야하는 것이 원칙인데 판매 내역 말고는 아무 기록이 없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잡았는지 어부들의 말에만 의존해야 하는 처지이다.

지속가능어업 국제기준을 만드는 MSC 해양관리협의회에서는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CoC(Chain of Custody)인증을 만들었다. 전 세계 어획량의 12%가 MSC 인증어업에서 나오고 있고, 대부분이 시장에서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력추적시스템에 대한 신뢰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종제품에 에코라벨을 부착하려면 MSC 인증 어장으로부터 수산물을 공급받는 가공, 유통, 수출, 수입, 판매업체에 이르기까지 전체 공급체인에 CoC 인증을 통한 이력추적성을 보장해야한다. CoC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원칙을 준수해야하는데 먼저 인증받은 원료 및 인증제품은 섞이거나 대체되지 않게 식별 및 구분관리 해야한다. 또한 반드시 기록이 유지해서 이력추적이 가능하게 해야하고, 이를 위한 효과적인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약 40,000개 기업이 MSC CoC 인증을 통해 이력추적시스템을 검증하고 있다.  

▲ MSC CoC 인증을 받고 에코라벨을 부착한 한성기업의 크래미


MSC에서는 이러한 어업과 기업의 노력을 에코라벨 인증 수산물 구매 장려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알리고 있다. 또한 세계 주요 대형마트와 호텔 체인들도 MSC 에코라벨 수산물 구매선언 등을 통해 동참하고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 수산물 소비문화 확산을 에코라벨 부착에 참여하고 있다. 에코라벨 부착하게 되면 해당 제품 판매수익금의 0.3~0.5% 정도를 기부금으로 납부하게 되는데, 이 기부금이 MSC 운영비의 중요한 재원이 된다. 기부금은 MSC 인증규격 개발과 에코라벨 수산물 구매 캠페인 외에도 개발도상국의 어업개선프로그램을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 MSC의 에코라벨,

현재 한국어 버전을 개발중이다 

이와 같이 소비자가 MSC 에코라벨이 부착된 수산물을 인식하고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지속가능한 수산물 시장이 형성되고 이력추적성이 확보된다. 2017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4,768개의 MSC 에코라벨 수산물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고 730,860톤의 판매량과 56억 달러(약 6조 3,560억 원)의 판매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MSC 에코라벨에 대한 유럽 및 북미 소비자 인식을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소비자를 중심으로 급상승하고 있다. 에코라벨은 소비자 인식을 위해 각 국가의 언어적 특성에 맞게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한국어 에코라벨도 올해 MSC에 공식 등록될 예정이다.

지속가능한 어업과 책임 있는 수산물 유통을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비자의 관심과 선택이 있어야지 이루어진다. 오징어도 물고기도 갈수록 작아진다. 이제 우리가 먹는 수산물이 어느 바다에서 어떤 방식으로 잡혀왔는지에 대해 궁금함을 가질 때가 되었다.

 

서종석 부경대 겸임교수 / MSC 한국대표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